HOME 대한문인협회
시인 서재		 대한문인협회
작가 서재		 대한시낭송가
협회		      등단작 응모
신인문학상 응모		 대한창작문예대학 도서출판 명인명시를
찾아서
명인명시를 찾아서 지난호보기 대한문인협회 협력사


회원등록 ｜ 비번분실

공지사항
ㆍ2024 짧은 詩(시) 짓기
 04/19
ㆍ2024년 봄행사 (신인문
 02/27
ㆍ2024년 대한문인협회
01/23
ㆍ2023년 순우리말 시 짓
 07/10
ㆍ2023년 대한문인협회
05/22
ㆍ2023 짧은 詩(시) 짓기
 05/04

잡동사니

소설.수필 메뉴
작가들의 이야기
수필 작법
소설 작법
 이달의 작가(예정)
HOT menu
대한민국 시인명부
문인이 알아야 할 10문답
연도별 등단자명단
임원진명단
연도별 문학상 수상자
연도별 특선시인선 명단
지회 알림 소식
정회원가입/변경
 협회행사사진
 행사동영상보기
 금주의시
 회원저서
이달의시인
회원언론기사모음

작가 서재

 

상 담 안 내
 건의사항이나 문의는 e-mail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 일 주 소
 poemmusic-net@hanmail.net

문의전화 : 1899-1341

평일AM 10:00 ~ PM 05:00
토요일, 일요일은 휴일입니다.
 

정회원 회비 납부 계좌번호
470737-04-001235
(국민은행)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 회비만 입금 가능

정회원 연회비: 10만원
입회비 無(무)
(자세한 내용은 상단의 일반회원/정회원 구분을 참고해주세요)

시음사 출판사 및 기타 관련
국민은행 470-21-0281-214
예금주 김락호


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11-05 15:24
ㆍIP: 121.xxx.236
슈킹 (68회)

 "저는 아무것도 없는데 저 같은 사람도 대출이 되나요?"

짧게 말할 때는 별로 못 느꼈는데 대화가 길어질수록 발음의 차이가

드러났다.

 "어느 나라에서 오셨어요? 한국말 잘하시네요."

 "베트남에서요. 아직도 한국말이 많이 서툴러요."

 그녀는 부끄러운 듯 입을 가리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 여자의 용도는 작업용이 아닌 이체통장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늠대로 외국인을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몇 가지를 물었다.

 "얼마나 대출 받으시려고요?"

 의례히 형식적인 물음이었다.

 "1차 수술을 받으려면 우선 2천만 원이 들어간대요."

 감정이 섞인 음성이어서 발음이 더욱 어눌하게 들렸다.

 "어디 아프세요?"

 이 또한 상투적인 질문이었다. 처음 본 인상대로 낯빛이 어두운 것이 중병에

걸린 것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말을 꺼내려다 머뭇거리더니 고통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는 지금 뇌종양을 앓고 있어요."

 "아니, 그러면 빨리 병원에 가야 되는 것 아녀요?"

 그녀는 수술이 시급함을 알지만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했다. 아까 본 등본에 남편과 자녀 한 명이 등재된 것이 기억난 현우가

남편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자기도 모르게 따지듯이 물었다. 그가 관심을

보이자 그녀는 마치 고향사람이라도 만난 듯 자기의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 놓았다.

 그녀는 베트남에서 스물셋에 남편을 만나 한국 사람의 끈질긴 구애에 핑크빛

미래를 꿈꾸며 결혼하여 한국에 왔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한국사회의

혹독한 다문화가정의 현실을 맛보아야만 했다.

 하나뿐인 아들은 혼혈이라는 이유로 배정 받은 학교에서 입학을 거부당했고

시가 식구들은 갈 곳 없는 그들을 내쫓아 지금은 허름한 월세방에서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함께 힘겨운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고 했다.

 뇌 속 깊이 자리 잡은 암세포는 급속도로 악화돼 5센티로 커져 이미 후각을

잃었고 몇 미터 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시력도 나빠졌다고 한다. 믿었던

남편은 사기를 당하고 변변치 못한 직장을 전전하다가 최근에는 그 일자리마저

잃었다고 했다.

 "아이는요?"

 무심코 내뱉은 그는 곧 이 물음을 후회했다.

 중학생인 아들 이야기를 꺼내자 금세 그녀의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그리고는

소리 죽여 흐느꼈다. 처음 보는 상대방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손수건으로 입을 막으며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적당한 때에 눈물이

나오는 것은 여자의 생리상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아이가 한국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어요. 저도 한국말이 서툴고 아이도

마찬가지지요.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안타깝고 원망스럽기만 해요.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아이의 급식비와 다달이

30만 원 월세를 내기도 버거운 실정이에요."

 그녀는 죽음이 두렵고 살아갈 일이 막막할 때면 교회에 가서 하나님을

부른다고 한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한때 남편을 만나 꿈꿨던 단란한

가정의 행복을 다시 갖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그래도 설마 주님이

자신을 완전히 저버리기야 하시겠냐며 쓸쓸히 웃으며 그녀는 문을 나갔다.

 현우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지독한 가난과 시댁과의 갈등, 언어문제,

문화 차이로 인한 불행이 그녀의 머리속에 암세포를 키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도시의 삭막한 겨울 거리를 눈물을 흘리고 힘없이

걸어갈 그녀를 떠올리며 마음이 아팠다.
  0
3590
윗글 슈킹 (69회)
아래글 슈킹 (67회)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79 슈킹 (77회) 2 이인철 2013-11-15
78 슈킹 (76회) 2 이인철 2013-11-14
77 슈킹 (75회) 이인철 2013-11-13
76 슈킹 (74회) 이인철 2013-11-12
75 슈킹 (73회) 이인철 2013-11-11
74 슈킹 (72회) 이인철 2013-11-10
73 슈킹 (71회) 이인철 2013-11-08
72 슈킹 (70회) 이인철 2013-11-07
71 슈킹 (69회) 이인철 2013-11-06
70 슈킹 (68회) 이인철 2013-11-05
69 슈킹 (67회) 이인철 2013-11-04
68 슈킹 (66회) 이인철 2013-11-03
67 슈킹 (65회) 이인철 2013-11-02
66 슈킹 (64회) 이인철 2013-11-01
65 슈킹 (63회) 이인철 2013-10-30
64 슈킹 (62회) 이인철 2013-10-27
63 슈킹 (61회) 이인철 2013-10-25
62 슈킹 (60회) 이인철 2013-10-23
61 슈킹 (59회) 이인철 2013-10-20
60 슈킹 (58회) 이인철 2013-10-16
12345678910,,,11

 


(사)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 대한문인협회
―――――――――――――――――――――――――――――――――――――――――

협력∥
단체∥

대한문학세계 종합문예잡지사 / 대한시낭송가협회
아트 TV 명인명시를 찾아서 / 대한창작문예대학


상담 대표 전화 : 1899-1341(평일 AM 10:00~ PM 05:00,토요일,일요일 휴일)
/민법 제32조 문화관광부소관 비영리법인설립 허가 제 127호 /
 법인고유번호 305-82-15383/문의 메일: poemmusic-net@hanmail.net 
Copyright (C) 2003.6 Korea Literary Men’s Associatio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