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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10-27 12:06
ㆍIP: 118.xxx.186
슈킹 (62회)

 "그러면 그렇게 알고 있을게요. 부장님만 믿어요. 부장님, 가게에 한번 놀러

오실래요?"

금세 그녀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선영 씨가 한 잔 산다면 갈 수도 있지."

 "대출도 해주시는데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저희 형편이 그 정도가 안 되어서

죄송해요."

 쾌활했던 목소리가 갑자기 풀이 죽었다.

 "농담이에요. 설마 우리가 아가씨들에게 술 얻어먹으러 가겠어요. 벼룩의 간을

빼먹지. 안 그래 강 실장?"

 "아니, 이렇게 귀엽고 예쁜 벼룩을 본 적이 있어요?"

 선영이 손으로 머리카락을 뒤로 젖히며 말하는 바람에 모두 한바탕 웃었다.

그녀는 메모지에 가게 전화번호를 적어 동수에게 주었다.

 "실장님, 시영이가 실장님이 마음에 든대요. 실장님은요?"

 "예, 뭐라고요?"

 불시에 그녀의 물음에 당황한 현우가 무의식적으로 시영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선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잘 됐네. 나는 선영 씨, 강 실장은 시영 씨로 파트너도 결정되었으니 조만간에

한번 놀러 갈게요. 그리고 한 사람 더 갈거니까 괜찮은 아가씨로 책임져야 해요."

 "부장님,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실장님도 오실 거죠? 그렇죠? 꼭 오셔야 해요."

 그녀는 시영의 사주를 받아 승낙을 받아내려는 듯 현우에게 애원 반 강요 반이었다.

 "봐서요."

 애매모호한 대답으로 그가 씩 웃었다.

 "시영아, 실장님도 오신대."

 마치 결정이 난 것처럼 그녀는 기뻐서 시영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그때 상담전화가

울렸다. 통화가 길어지려는 기미를 보이자 그녀가 문을 가리키며 선영에게 나가자는

시늉을 했다. 시영은 마지못해 일어나는 선영의 손을 끌며 현우를 향해 눈인사를

하였다. 그는 한 손으로 수화기를 막고 다른 손으로 흔들어 주었다. 동수가 친절하게도

그녀들을 사무실 밖까지 배웅하고 돌아왔다.

 명의대여자를 만나러 갔던 동인의 얼굴이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왜 이렇게 늦었어, 갔던 일이 잘된 것 같은데?"

 "아줌마 한 사람을 만나러 갔는데 자기 친구도 함께 하면 안되냐고 하기에 괜찮다고

했지. 그래서 두 사람을 한꺼번에 만났어. 두 번 수고할 것을 한 번에 마쳤으니 좋을

수밖에. 두 사람 다 이 근처에 살더라고."

 "이제 두 사람만 더 구하면 돈 찾는 것은 다 끝난 거야? 나이는 어느 정도야? 수수료는

얼마 준다고 했어?"

 동수가 궁금하여 못 참겠다는 듯 연속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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