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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5-09 18:05
ㆍIP: 223.xxx.134
먹고 또 먹고 못 먹을 것이 없네
먹고 먹고 또 먹고,못먹을 것이 없네  12

        권영심

기근을 이겨내게한 음식들   (6)

고구마 빼떼기라고 들어본 적이 있나 요?   다른 곳에서는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어릴 때 많이 먹기도 했 고 팔기도 했는데 지금의 고구마말랭이 와는 많이 다릅니다.  고구마를 썰어서 살짝 쪄서 말리는데, 완전히 마른 것을 입 안에서 녹여 먹었지요.  가난한 집에 서는 말린 것을 물을 많이 넣고 삶아 죽 처럼 먹었다고 하는데 먹기 쉬운 맛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통영에서 는 빼떼기죽이 있는데 여러가지 콩도 많이 넣고 설탕을 넣어 맛있는 죽을 만든다고 하네요.

그러나 원래는 상하기 직전인 고구마를 버리지 못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고구마는 상온에서 자라며 수확한 후에 도 추우면 바로 썩어 버립니다.  그러나 척박한 곳에서 잘 자라고 손길이 별로 미치지 않아도 되기에 우리나라의 구황 작물의 구실을 했습니다.  쌀이 모자라 는 곳에서는 고구마밥도 지어 먹었고, 고구마 자체로서의 식량 구실도 만만찮 았습니다.   지금은 그런 군고구마를 볼 수 없는데, 우리 어렸을 때의 군고메는 크고 속이 꿀처럼 달디 달았습니다.   겨울밤의 사랑받는 간식꺼리 였지요.   지금은 거의 먹는 사람이 없는데 고구마 잎사귀도 가난한 사람들의 반찬꺼리 였습니다.  요즘도 줄기는 나물을 하거 나 김치도 담아 먹지만 잎은 거의 다 버립니다.   그러나 예전 어머니들은 고구마잎을 거두어 손질해서 삶아 반찬 을 하거나 절임으로 해서 먹었습니다.

이렇게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고구마는 조선의 귀한 구황작물 이었습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고구마를 감저라고 부 르기도 하는데 단물이 나오는 식물이라 는 뜻이지요.  그래서 감자와 비슷하게 도 보는데 많이 다릅니다.  감자는 전 세계의 기근에서 인류를 구한 식물입니 다.   우리나라는 강원도의 중요 작물이 기에 지금도 강원도 사람들을 감자바위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어릴 때 감자를 너무 많이 먹어 감자라면 고개를 내젓는 사람도 있으나,이 감자야말로 세계를 뒤 흔든 대기근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신의 작물입니다.

우리나라엔 언제 들어 왔을까요?
굉장히 역사가 짧은데 1825년 경에 청 나라 사람들이 조선의 산삼을 캐기 위해 숨어 들어오면서 식량으로 가지고 들어 온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들이 버린 것이, 그냥 험한 산골의 곳 곳에 뿌리를 내렸고 화전민들이 발견해 서 먹기 시작했겠지요.   어떤 땅이라도 감자는 잘 자랐고 어떤 식물보다도 수확 량이 많았습니다.  강원도가 감자로 유명해진 것은, 독일인 매그린이 1920 년경 강원도 회양군 난곡면에서 감자 품종을 개발해서, 난곡 1호~난곡5호라 는 이름을 붙여 심게 했기 때문입니다.
산세가 험해 쌀을 재배하기 힘들었던 강원도에서 감자는 화전민들의 중요한 식량이 되어 주었고 점차 강원도 전역 으로 퍼졌습니다.

감자음식이 발달할수 밖에요.
메밀과 함께 감자는 강원도의 주요 작물 로 정착하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구마는 생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감자 는 생으로 먹는 사람이 드물고 고구마는 음식으로 만들 방법이 제한되어 있으나 감자는 음식으로의 변신이 무궁무진 합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식재료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감자 음식을 몇 가지나 먹어 보았나요?  모든 식재료에 어떤 모양으로도 어울리 는 감자는, 인류의 배고픔을 해결해준 신의 선물이었지요.  감자를 이야기할 려면 세계의 대기근을 잠시 이야기해야 할듯 합니다.  다음 시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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