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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5-01 14:45
ㆍIP: 223.xxx.32
먹고 또 먹고 못 먹을 것이 없네
먹고 먹고 또 먹고 , 못먹을 것 없네  5

           권영심

제 철 음식   (2)

제 철 음식은 신토불이와도 일맥상통 합니다.   자신의 고장에서 생산된 음식 을 철에 맞게 먹을 수 있다면 그 이상 좋을 것이 없습니다.  우리의 산해진미 가 저 아프리카 토착민에게도 좋은 음식 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요.   우리가 보기 에는 너무 빈약한,조악해 보이는 먹거리 가 그들에게는 다시 없는 성찬입니다 .
그런데 요즘은 너무나 먼 거리를 달려온 음식들을 마치 천상의 명약이라도 되는 듯이 선전하고 그 선전을 보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먹던 것을 중단하고 또 먹습니 다.   잘 생각해 보십시다.   얼마나 많은 외래 식품군이 건강 증진이라는 명목을 달고 우리의 식탁에 왔는지를.
각종 베리류는 말할것도 없고 별별 괴상 한 씨앗들과 견과류들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착착 행진해 오고 있습니다.

지금 안 먹으면 금방 위험할 것 처럼,꼭
먹어야만 장수할 것 처럼 진격의 전진을 하는 이 식품군은 불과 이삼 십 년 전만 해도 한국인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것을 안먹어서 다들 일찍 죽었나요?
오메가니 셀레늄이 부족해서 심각한 병에 걸렸나요?  오히려 지금 남용되는 이 식품군으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견과류가 무엇인지 알까 요?  안다면 그대도 건강 식품에 남다른 신경을 쓰는 사람입니다.  이름도 요상 한 사차인치입니다. 산땅콩, 잉카너트, 스타시드라는 이름을 놔두고 사차인치 라는 이름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이유는 어쩐지 아주 건강에 좋을것 같다는 어감 이 들어 그렇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 기가 있습니다.  즉, 가장 소비자에게 먹 히는 이름이라는 것이지요.

오메가 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심혈관 건강 증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매일 5~6알씩 먹으면 심장 걱정은 끝!
사실여부를 떠나 요즘 참 비싼 값으로 팔리는 이 사차인치의 맛은 고소하고 담백하여 한 번 입에 대면 많이 먹히게 됩니다.  그러나 매일 많은 양을 섭취하 게 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는데  비만을 부르며 위장장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최대 열 알을 넘지않아야 된다 고 하는데 제 지인 한 사람은 이 견과에 푹 빠져 많이 먹고 있습니다.   바로 얼 마전에는 브라질너트에 빠졌었거든요.
그 이전에는 또 다른 견과류...살을 빼는 효과가 있어 안 먹을 수 없다는데 볼 때 마다 어쩐지 몸피가 자꾸 커지는 듯한 느낌은 우짤까요?   이 모든 식품군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잘만 먹으면 어떤 사람에게는 탁월한 효과가 있기도 하지요.   신토불이만 고집하는 것도 요즘 세상에서는 말도 안되고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이미 세계의 식품군은 수 만 키로를 달 리는 여행 중입니다.   그런 외국의 온갖 식품류에 밀려 우리 고유의 생산물은 하루가 다르게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생산해 보았자 찾지도 않고 가격 경쟁이 되지 않으니 어찌 재배하고 가꾸고 싶겠 습니까?   요즘 아이들이 배와 사과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어릴 때는 사과와 배가 가장 맛있고 좋은 과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 은 망고,바나나,체리,코코넛,용과 등등 별별 외래 과일들을 찾습니다.
어차피 글로벌 시대고 전 세계의 음식들 을 한국 땅에서 못 먹을 것이 없으니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어도 좋은 것일까 요?   마냥 이렇게 전 세계의 식품을 먹 는 것이 좋기만한 것일까요?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하고 고집부리 는 것도 우스운 일이 되어 버렸으나 우 리의 농산물이 점점 갈 곳을 잃어 간다 는 것은 어쩌면 미래에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오늘 오월의 첫 날.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린 날의 오월 에 무슨 과일을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납 니다.   온갖 과일들이 마트의 매대마다, 길 거리의 과일 가게마다 넘치는데 오월 의 과일은 무엇인지 정말 모르겠네요.
하나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인도사과를 참 잘 먹었다는 것입니다.
인도사과란 품종이 있었는데  사과 빛깔 이 노랗고 푸석하면서도 몹시 달았습니 다.   어느 과일보다도 좋아하고 잘 먹었 는데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또 아주 커다랗고 달디단 황도 복숭아가 있었습니다.  씻지않고 껍질을 살살 벗기면 벌써 단물이 흘러 내리고 과육은 입 안에서 녹았지요.  또 기억나는 과일 ...  어른 손보다도 커다란 개구리 참외 는 여름에 흔들면 안이 출렁거렸습니다.
요즘 같았으면 상했다고 버렸겠지요.
지금의 매대에 있는 과일들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지만 예전의 과일들은 많이 달랐습니다.   상하면 상한대로 싸게 팔았고, 집 가장이 그런 과일을 사 와도 으례 그러려니 했습니다.  생물은 익고 시간이 지나면 상하고,그 모양이 일그러 지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았지요.
그런 것이 당연하던 그 시절이 ...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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