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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0-09 16:54
ㆍIP: 58.xxx.124
귀신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시대에 따라 귀신도 변한다  9

          권영심 ( 2021 , 10 , 9 )

지금 인간을 위협하는 ,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핵전쟁일 것이지만 실제로 핵의
위험에 우리들은 그다지 두려움이 없는
무신경으로 일관하고 있다.
몇 년 전 일본의 후쿠시마가 쓰나미로 인한 핵의 유출로 지금까지도 유령의
도시가 되었으나 그저 그렇거니 한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으리라고 믿는다.
그것이 인간이지만 워낙 재해에 단련되
어온 일본인들은 심연 깊은 곳의 사념이
두려움과 공포와 체념을 가지고 태어난
다.
그래서 그들은 꼭대기에서 전원 옥쇄하
라고 명령하면 그 자리에서 죽을 수 있는 유일한 종족들이다.
타고난 사념이 그렇게 물들어 있어 다른
나라의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짓을 해도
별다른 느낌이 없다.
그래서, 괜찮다고 말하면서 공해에 오염
수를 태연하게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인도에 인구보다 신이 많다지만 일본도
귀신이 많기로는 인도 못지 않다.
인도의 많은 신들, 악신조차도 그들은
결국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신으로 표현
하고 그들에게 진심으로 공양한다.
신을 선하게 만들고 선함으로 지향하기
에 인도인들의 대부분은 그런 본심이다.
그러나 일본이란 나라는 전혀 다르다.
그들은 살육을 많이 저지른 군인들을
신으로 받드는 나라이고 죽음은 너무나
친근하다.
귀신이나 요괴, 유령을 가지고 마을과
도시를 홍보하고 관광화시켜 돈을 버는
나라가 일본이기도 하다.
일본의 가문마다 섬기는 신이 있고 가게
마다 기도를 바치는 신이 있다.
집안의 한 곳에 반드시 제단을 만들어
무언가를 모시고 공양을 올린다.
귀신과 인간을 동일시 여기는 , 아마 인간계의 유일한 종족이지 싶다.
물론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집 안에 뭔
가를 모시고 음식도 올리고 하지만
일본인 만큼 귀신들의 잔혹한 부분을 사 랑하는 사람들은 없다.
출판되는 만화의 거의 대부분은 유령,
요괴, 마수 , 마귀, 마신 등이 등장한다.

그것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상세한
그림으로, 인간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 는 모든 잔혹한 방법으로 죽고 죽이며
인육을 먹고 인육을 찢어 제물로 삼는
모습으로 말이다.
어른들이 많이 본다지만 아동들이 볼 수도 있는 만화의 내용이 그렇게 적나라 할수가 없다.
너무나 잔혹한 내용을, 너무나 세밀한
터치로 그려내는 만화는 정말 외면하고
싶은 내용들이 많다.
속이 메슥거려지며 토가 나올 것 같은
내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내는
그들...
그런 만화의 컷을 그려내는 작가들의
사념이 절대 온전할 리가 없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무서운사념의 늪에 빠지면,그것도 인간을 찢어 발기는 생각 과 공상을 실현하는 일들을 계속하면
어떻게 될까?
날이면 날마다 피와 살이 튀고, 요괴가
인간을 먹고 칼과 창으로 찌르고...
아무리 맑은 영도 그 고통을 견디지 못
하고 피빛 사념에 물들기 마련이다.
인간들의 사념은 때로 악귀보다 무서운
것으로 채워져서 귀신도 맥을 못 춘다.

특히 종교라는 이름으로 광신에 이르면
그 무엇도 이기지 못 하는 무적이 되고
만다.
세상에 수많은 신이 있고 기독교에도
하느님의 이름 아래 엄청난 신들이 존재하고 있다.
바로 성인 성녀들이다.
성인 성녀들은 결코 신이 아니다.
삶과 믿음의 거룩함으로 성인의 반열에 올려 공경의 예로 받들 뿐이다.
카톨릭 신자들의 많은 기도문에, 많은
성인 성녀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이름 을 부른다고 해서 그들에게 기도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어느 성인이나 성녀에게 기도를
들어 달라고 기도한다면 그것이 바로
이단이다.
스테파노 성인을 좋아한다고 해서
스테파노 성인님, 제 기도 무엇 무엇을
이루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스테파노 성인님, 저의 이런 기도를 주
님께 전구해 주세요, 즉 나의 간절한
기도를 듣고 주님께 전해 달라고 기도해
야 한다.

성모마리아를 비롯해서 수많은 성인
성녀들은 신자들의 전구자로 존재하는
것이다.
성모마리아는 주님의 어머니로 존숭의
예를 받는 전구자인데 이 세상 수 많은
지역에서 성모마리아를 믿음의 대상으
로 삼는 곳이 많다.
성인성녀들도 마찬가지다.
카톨릭의 전례를 설명하기 위해 말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도 그렇지만 중세 시대
이전부터 신자들은 믿음을 빙자한 각종
수많은 미신들에 빠져 있었다.
아무리 기독교를 국교로 승인했어도 원
래 믿고 있던 수많은 신들의 개념을 완
전히 버리지 못 했다.
성탄절, 삼위일체, 십이사도 등등 많은
것들이 원래의 관습으로 남아있던 종교
의 모티브를 차용한 것이다.
기독교를 전파한다는 미명하에 수많은
침략 전쟁이 벌어졌고 정복된 사람들은
원래의 믿는 종교에 기독교의 전례를
섞어 독특한 신앙을 만들어 내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 법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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