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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0-27 16:27
ㆍIP: 58.xxx.124
사랑하는 것들에 대하여
사랑하는 것들에 대하여

            권영심 ( 2021 , 10 , 27 )

나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움직이는 것들
을 싫어하고 무서워 한다 .
사람 외엔 내 주변에 어떠한 생물이 있 는 것을 원치 않고 하다 못해 동물의 왕국류의 다큐도 제대로 보지 못 한다.
혹할 정도로 예쁜 냥이나 견생들이 있긴
하지만 저만큼 떨어져 있어야 한다.
아주 작은 벌레에서 동물까지 나는 그들 의 존재 가치는 인정하지만 내 생활 반 경 안에서는 절대 사양이다.
이런 나를 동물 애착주의자들은 이해 못
할 테지만 나 역시 그들의 이해는 바라 지 않는다.
티비 채널을 돌리다 보니 돼지 두 마리 가 방 안에서 어슬렁거리는 장면이 나와서 내가 잘못 보았나 했다.
채널을 고정하고 보니 젊은 여자가 방 안에서 커다란 돼지 두 마리를 키우는
것을 방영하고 있었다.
돼지를 껴안고 뽀뽀를 하고 함께 자고
손으로 간식과 먹이를 주고 난리도
아니었다.

백 근은 더 되어보이는 돼지와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하도 신기해서 집중하고
보았다.
이불 안에서 온갖 장난을 다 하는데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좀 작은 돼지가 한 마리 더 있었고 제법
큰 냥이도 있는, 그야말로 동물의 왕국
에서 사람이 살고 있었다.
무거운 돼지에게 깔리면서도 그렇게 환
하고 즐겁게 웃는 모습은 방송을 위해서
꾸민 것이 아니었다.
정말 동물을 좋아하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내 아들은 애완 동물을 끊임없이 키우고
싶어했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그 아이는 절대로 동물을 키워선 안 되는 악질 주인이다.
이뻐만 할줄 알 뿐, 보살피고 키우는 능
력이 일도 없다.
만약에 아들이 그런 능력만 있어도 그렇
게 견생을 키우고 싶어하는데 허락했을
것이다.

내 방에만 안 들어오고 내가 손대지 않
게끔만 해주면 나도 허락하겠다.
그러나 아들이 전혀 소질이 없음을 나는
애저녁에 알았다.
어릴 때 끝 없이 사주면서 키웠던 금붕
어들과 거북이들, 병아리들 등등, 아들
은 데리고 노는 것으로 끝이었다.
그 뒷 처리는 모두 내 몫이었고 정말 징
글징글해 하면서 치웠다.
지금은 절대 못 한다.
내가 워낙 질겁하고 또 내 말이 옳은 것
을 알기에 아들은 나중에 마당 있는 집
에서 키울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애완 동물이나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
들을 몇 명 알고 있는데 정말 지극 정성
이었다.
수 백 만원을 들여 수술을 시키면서 돈 을 아까워하지 않고 견생의 아픔만 안타
까워 하면서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 것을 좋아하느냐고 나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흰 쥐들을 수 십 마리 키우는 사람도
있고 뱀, 고슴도치, 기괴한 파충류, 새,
인간들은 으악 소리가 나는 동물도
키우면서 사랑한다.
사자나 표범을 집 정원에서 키우는 사람
들이 지구 어딘가에 있다고들 하니 그
담력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나는 식물처럼 생기지도 않았으면서도
모든 식물을 좋아하는데 동물을 좋아하
는 사람들 중엔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모든 동물이 그렇게 사랑스럽고 뱀과
두더지조차도 귀여워서 어쩔줄 모르는
사람들 말이다.
동물이 너무 좋아서 수의학자가 된 사람
도 있다.
그 아픔에 너무나 공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치료하면서 회복을 보며 다시 없
는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어떻게 그렇게 동물을 사랑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도리어 내게어떻게 그렇게 식
물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주변의 식물이 아무리 말라 비틀어
져도 별다른 느낌이 없단다.
그렇구나...이미 알고 있지만 사람이란
존재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만 애정을
준다.
그래서 자식이라도 편애가 생기고 수 천
명의 후궁에 둘러 쌓인 임금이라도 총애
하는 애첩이 생기기 마련이다.
무굴의 황제는 만 명의 여인이 있는 하렘이 있으면서도 오로지 한 명의 부인
만 사랑하여 열 네 번 째의 아이를 낳다
가 죽게 했다.
지금 세상에서도 기가 막힌 일인데 그
옛날에, 더구나 황제인데 그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사랑이었다.
견생이나 냥이를 몇 마리 씩 데리고 살면서 기꺼이 집사가 되어주는 그 마음
이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한 표현이지
싶다.
돼지를 방에서 키우면서 동거하는 모습 이 너무나 이상해 보이지만 그녀는 너무
나 행복해 보인다.
좋아하고 사랑하니까.
그 대상이 무엇이라도 타인이 말할 필요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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