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윤경
ㆍ작성일	2019-06-30 15:32

ㆍIP: 14.xxx.57

오빠,

♥ 오빠.

오빠라는 두 글자가 이렇게 아름답고 정겨운 단어인지 지금까지 모르고 70이 넘도록 살아온 물 같이 구름처럼 흘러간 세월이 아주 짧고 낯설게 가버린 시간들이 왜 지금에서야 머뭇거리면서 코끝이 쨍해지고 눈물이 고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제 모처럼 오빠와 올케언니랑 같이 못을 끼고 있는 불로동에 위치한 아름답게 잘 가꾸어 놓은 공원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산책길에 나셨다. 가지각색의 예쁜 꽃들로 수 놓여져 있는 길을 따라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었다. 나는 뒤에서 금방이라도 바람이 불면 날아 갈 것 같은 오빠의 가날 푸고 조그만 체구로 힘없이 걷고 있는 뒷모습을 무심코 바라보니 눈물이 아롱 그리면서 가슴이 저미는 것 같아 걸을 수가 없었다. 무거운 짐을 지고 고달픈 삶과 모든 괴로움을 혼자 지고 가는 거북이와 같은 모습으로 나의 가슴속 깊이 아프게 와 꼽혔다.

오빠는 지금 일주일에 세 번씩이나 투석을 받는 고통스런 몸이다. 나는 오빠의 중고등 학창 시설 때만 생각이 난다. 그 때는 어린 마음에 오빠는 참 잘 생겼다고 생각 했었다. 오빠는 얼굴도 하얗고 콧날이 오뚝한데 나는 코가 납작하면서 얼굴에 주근깨가 송송 볼에 나 있었기 때문에 항상 불평 불만이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선한 눈웃음에 그때의 천진했던 고운 얼굴모습이 가는 주름들 사이로 오빠의 인품이 아직도 조금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오빠는 참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다. 오빠이기 때문에 항상 배려와 용서와 그리고 우리 동생들을 포옹으로 잘 감싸 주셨다. 지금은 괴롭고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면서 최선을 다 하는 오빠의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이런 오빠를 바라보면서 이 동생이

해 줄 수 있는 그 무엇도 없다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투석을 한지 벌써 오랜 세월이 흐르고 있었지만 오빠 몸은 살가죽과 뼈만 남아 있었다. 그래도 힘든 고통과 아픔을 잘 견디어 내고 있는 오빠가 존경스럽고 대단 했다. 여러 번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서도 형제들에게 알리지 않는 오빠의 배려에 또 가슴이 아파온다. 오빠는 투석 받는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오랜 투석으로 주사 바늘 꽂을 자리도 없다는 오빠의 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도록 아프다. 투석 할 수 있는 혈관 자리를 찾기 위해서 여기 저기 주시바늘을 꽂을 때 마다 아픔과 고통이 어떨까 하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린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오빠나 다른 형제들에게도 그렇게 애틋한 정이란 없었다고 말 하고 싶다. 물론 한국에서 오래 살지 않았는 탓도 있겠지만 얼마 전 일이였다. 부족한 동생이 글을 적기 시작하고 나서 오빠의 하는 말이 " 지금은 세파에 시달리면서 살아오고 있지만 오빠도 국어 국문학 출신이란다." 라고 말하는 오빠의 말에 나는 머리에 큰 충격을 받으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나는 오빠가 어느 대학에 그리고 무슨 학과를 나왔는지 조차 몰랐었기 때문이었다. 이래도 같은 부모님에게 태어난 형제들이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의문이 생기면서 자신이 너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오빠에게 죄송하고도 미안했다.

물론 흐르는 세월 따라 잊힌다고는 하지만 내게 주어진 기억들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사랑하는 형제들에게 미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빠는 이렇게 부족한 동생에게 온 정성을 쏟아 붙고 있는 것이 더욱 오빠에게 미안했다. 오빠는 이 동생이 글을 적고 있는 것이 엄청 좋은 모양이다. 동생이 일정한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얻은 체험과 느낌만을 가지고 사실대로 쓰고 있는 동생의 글이지만 오빠는 동생의 고백으로 생각하면서 열심히 읽어주시고 격려하고 그리고 응원해 주시면서 두툼한 금일봉도 주셨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자상하고 사랑이 많으신 오빠가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 만이라도 가슴이 벅차고 행복하다는 것을 이제야 느끼면서 오빠에게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진심으로 글로서라도 적어보고 싶었고, 말이라도 하고 싶었다. 사람은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서 죽는 고통은 누구에게나 다 겪어야 하는 " 생로병사 " 라곤 하지만 아직도 오빠는 씩씩하고 젊다는 생각에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얼마 전에 가족끼리 2박3일 동안 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었다. 투석 받고 바로 공항으로 갈 때는 우리 형제들은 하나 같이 무척 걱정들을 많이 하면서도 즐거운 온 가족들의 여행 이였고 오빠도 불편한 몸이지만 동생들에게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건강한 우리들 보다 더 잘 따라와 주는 오빠가 훌륭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건강을 살피면서 3일 만에 다시 투석을 받는 시간 직전에 병원까지 도착해서 무사히 투석도 잘 받으면서 버터 주는 오빠가 너무 고맙고 대단했다. 오빠도 병원에서 긴 시간 투석을 받으면서 새삼 가족의 의미를 생각 하고 여행기간의 행복했던 순간 이였음을 되새기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우리오빠가 정말 자랑스럽다.

오빠가 새로운 제안을 했다. 기쁜 마음으로 가족의 사랑으로 인해서 건강이 조금이라도 좋아진다면, " 캄보디아 앙크르와 " 로 3박4일 여정으로 전 가족이 다 여행을 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에 소모되는 경비는 오빠가 다 부담한다는 소식에 우리 형제는 기쁨보다는 오빠의 건강이 우선 이라는 결론이었다. 여행이란 언제든지 몸만 건강하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빠는 바람이 불면 날아갈 약한 몸이지만 여전히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열심히 일 하시는 오빠의 모습이 이 동생 눈에는 허약한 병자가 아닌 거대한 거인으로 보인다. 나는 마음속으로 열심히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오빠야가 하루속히 건강이 좋아져서 오빠야가 가고 싶은 "캄보디아 앙크르와 " 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오빠의 건강을 회복시켜주시기를 내가 믿는 거룩하신 하나님께 열심히 열심히 기도 해 본다. 오빠야 많이많이 사랑해 ~~~~

김상훈 2019-06-30 17:09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고 하지만 보이기 전에 왠지 그 모든 것들에게 먼저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오늘의 글이 바로 그와 같은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어떻든 자기가 보고 느꼈던, 그리고 뼈아프게 경험했던 것만 고착화 돼 있어서 미처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석, 말이 쉽지 당사자는 매일매일 얼마나 고통인지를 주변 사람들은 잘 모를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 오빠....... 끝까지 정성으로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정연 2019-07-01 11:30	작가님의 오라버님 건강 회복하시고, 캄보디아 가족 여행도 다녀오시길 기도 합니다. 원래 가족은 건강할 때는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아프고 힘들때 가슴깊이 와 닿는 답니다. 힘내시고 가족과도 많은 사랑 나누시길 바랍니다.

전병일 2019-07-01 14:28	작가님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오빠에 대한 애절한 사랑이 묻어남니다 빠른시일내 쾌유하시어 온가족 즐거운 여행길 열리기를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쾌유하세요

김경렬 2019-07-01 23:28	하루빨리 건강을 추스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작가님 오랫만입니다. 한참 바쁜일로 소원 했습니다.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김종덕 2019-07-02 15:27	박윤경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그렇네요. 세월이 흘러간 뒤에라야 알 수 있는 것들 앞에 자신은 참 작고 초라해짐을 느낍니다. 누구에게도 흘러갈 세원 , 그 것이 남의 것은 아니겠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정찬열 2019-07-03 22:52	그토록 힘들다는 투석을 삼일간격으로 받고계신 오빠께선 얼마나 힘든 고통이 심할까를 생가케 합니다. 부디 오빠의 쾌유를 빌고 행복한 여해이 되었으면 바램 입니다.

동해로.

주꾸미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