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윤경
ㆍ작성일	2019-02-17 13:28

ㆍIP: 124.xxx.63

외로운 죽음

하루는 급하게 집으로 연락이 왔다. 이때 남편은 교민회의 간부로 일하고 계셨기 때문에 교민들 간에 일이 생기면 집으로 연락이 온다. 우리 교민중에 누군가 돌아 가셨다는 연락이였다. 남편은 거칠게 한숨을 쉬시고는 사진기를 들고 급하게 나가셨다.
누가 돌아 가셨는지 몹시나 궁굼하고 걱정이었다. 여기 이란에서 혼자 생활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가족도 없이 외롭게 살고 계시는 분들이 한두 사람이 아니니 누가 누구인지 잘알 수가 없었다. 남자분들도 많지만 여자분들도 많은 편이다. 여기서 혼자 살기란 몹시 힘이 든다. 그래서 서로 뜻이 같으면 어울려서 함께 살고 계시는 분들도 많지만 이렇게 외롭게 혼자 생활하고 계시는 분들은 하나같이 불행하고 몇 차례씩인가 죄절과 고통 속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살아 오신 분들이다.
외국에서 여자 혼자 힘으로 어떻게 살 수있을까 하는 것이 나의 궁금증 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디에서 어떻게 일 들을 하시는지도 알고 싶기도 했다 . 다들 열심히 일해서 한국으로 생활비도 보내고 가족들을 부양 하는 분들이 많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일본 회사들이 많았다.
일본 사업체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일본 회사에 일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았다. 물론 여자분들도 다 일본 회사에서 일하시고 계셨고 , 또 일본 회사로 인해서 장사를 하는 한국인도 많았다. 여기서 손 쉽게 돈을 벌 수있는 일이란 장사를 하는 것이다. 거의가 다 일본 회사을 상대로 해서 돈을 벌고 있었고 , 혼자 살고 계시는 분들은 대 다수가 장사를 해서 돈을 벌고 계셨다.
남편은 하룻 밤을 넘기고 그 이튼날에야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집에 들어 오셨다. 얼굴이 하얗게 굳어 있었고 , 또 눈도 벌겋게 충혈되어 있는 것이 아마도 몹시 우셨는 것 같았다.
나는 남편을 보자 마자 " 여보 어떻게 된 일이예요 " 라고 물었다. 남편은 " 지금 너무나 피곤하고 힘이 없으니 나중에 이야기 해 " 하면서 목욕실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정말 궁굼했다. 할 수 없이 욕실 까지 따라 들어 가면서 물어 보고 극성을 부렸지만 결과는 없었다. 평소에도 말씀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내가 참아야 했고 , 남편이 한숨 자고 일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내용인즉 너무나 고통스러운 투쟁의 연속 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돌아 가신 아저씨는 혼자 생활 하시다가 이런 변을 당하신 것이다. 월남에서 생활 하시다가 전쟁이 끝이 나자 이란으로 들어 오셨다는 것이다. 아저씨도 혼자 장사를 하시면서 생계를 유지 하셨고 , 혼자 생활 하시다 보면 술을 많이 드시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돌아 가시기 전까지 술을 드시고 주무셨다는 주위 분들의 말씀이였다.
가족 분들은 다 한국에 계셨고 혼자서 이국땅에 서 살아 가실려니 얼마나 외롭고 고달픈 생활을 하셨겠는가. 이렇게 살면서 한국에 귀국하는 것이 꿈이었고, 무던히도 노력을 많이 하셨다는 것이다. 그렇게도 한국에 나가시고 싶었는데도 갈 수가 없었는 것이 " 돈 " 때문이라고 하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 아저씨의 꿈이 이루어 지기도 전에 조국의 품이 아닌 이국 땅에서 돌아 가신 것이 다. 비행기표만 살 수 있는 돈이 마련되면 한국에 귀국 한다고 입버릇 처럼 말씀 하셨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이였다
여기서는 별로 재미나는 놀이가 없기 때문에 세 사람만 모여 앉았다 하면 고스톱이니, 육백이니, 하고 화투놀이가 아주 붐이 일고 있었다. 아니 붐이라기 보다는 아주 심하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장사하는 사람들은 돈단위가 아주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룻밤에 거지가 되고 , 부자가 되는 예가 허다 하다니 말이다. 돌아 가신 분도 혼자 몸이고 또 화투에 재미도 느끼셨는 모양이었다.
여기에는 남자들이 즐길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술집도, 여자집도 , 다방도, 어디에도 없다. 여기 남자들이 갈 곳은 오직 자기 집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는 곳곳에 , 남자들이 즐길 장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여기 이란에 계시는 남자분들은 일이 끝 나면 집밖에 갈때가 없다. 정말 따분한 매일 매일 일 것이다. 고작 즐길 수 있는 것이란 고스톱치는 것이 제일 즐거운 시간일 것이다. 나 자신도 요즘에야 이런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 예전에는 화투놀이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도둑놈 심보 들이라고 욕도 했지만 지금은 후회하고 있는 마음이니 만큼 여기 살고 있는 남자분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는 아무리 바람을 피우고 싶어도 피울 수가 없다는 것을 꼭 말씀 드리고 싶다. 중동에 남편을 보내고 한국에 계시는 부인들이 계신다면 마음 놓고 자신들이 맡은 일에만 충실해 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부탁 드리고 싶다. 돌아가신 아저씨도 고스톱을 치시면서 , 그리고 술도 드시고 집에 늦게야 들어 오셔서 주무셨는데 언제 돌아 가셨는지도 확실 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 했듯이 여기서는 두 집이 같이 살고있는 것은 보통 있는 일이다. 여기 아저씨도 두 집이 같이 생활하고 계셨기 때문에 쉽게 발견할 수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돌아가신 아저씨가 한국을 떠나 오신지가 20년이 되셨다니 그동안의 고통은 일일이 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토록 한국을 그리워 하셨다는데 결국 돌아 가셨다고 주위에 많은 분들이 하나 같이 안타까워 하셨다는 말씀이셨다.남편은 말씀 도중에 눈물을 글썽이시면서 돌아 가셨는 현장을 보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돌아 가시기 전 날밤에 화투놀이를 하셨는데 돈이 많이 나가니 화가 나서 술만 계속 잡수셨고 , 식사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족이 옆에 있었다면 그냥 그렇게 주무시게 했을까....? 방으로 들어가 보니 방 전체가 어지러져 있었고, 얼마나 괴로워 하셨는지 방바닥이 손틉자국으로 다 굵혀 있었고, 얼굴은 오만상으로 일그러진 모습이고 , 얼마나 괴로움을 참을려고 애썼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는 남편의 얼굴이 너무나 슬펴 보였다 .
~ 아 ~ 얼마나 부질 없는 인생살인가 . 옆에 가족만 있었다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었겠는가, 아무리 어려운 현실 속이지만 이렇게 나이가 드신 분이 혼자 생할 하셨다니 그리고 이렇게 허허 벌판위에 혼자 내 팽겨쳐 있었는지 , 왜 이런 죽음이 있어야 하는지, 너무나 안타까운 심정 이었다. 그렇게 가시고 싶어 하시던 고국땅에 죽어서 한 줌의 흙이 되어 조국의 품으로 안기시다니 우리 교민들 모두의 가슴을 울렸다. 한편 또 한국에서는 몇 십년만에 오시는 분이 한 줌의 흙으로 가셨으니 가족들의 충격이 어떠 했겠는가, 이런 죽음을 보고 인생은 허무 하다고들 하는 모양이다.
나는 아저씨가 하늘 나라에서라도 좋은 곳으로 가셔서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빌고 또 빌었다 . 아마도 아저씨는 돌아 가신 것이 더 행복 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간 들기도 했다 . 그렇게 그리워 하시던 아주머니품으로 가셨으니 말이다.

☆ 계속 이어 집니다.

♥ 빗나간 사랑 이야기

[출처] ♥ 외로운 죽음|작성자 뜬 구름 인생

정찬열 2019-02-17 20:41	박윤경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란에도 우리 교민들이 많이 사시는 군요 석유의 매장량이많아 부를 누리는 곳으로만 생각했고 전쟁과 폭동이 많고 이슬람 문화권이기에 살기가 힘든곳 으로만 생각했는데 생가이외의 반전이군요 그곳에 교민이 돈을 벌기위해 여자분들도 많다는걸 이글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이국에서의 쓸쓸한 죽음 특별한 취미생활이 없어 화투놀이가 심하고 결국 외로움을 술로 달랜다면 그또한 고통과 괴로움아닌가요 이국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하신 그분의 영전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작가님께서도 가족이 건안 하시고 행복한나날 이되시길 빕니다.

병 이름을 알면서.

살기 좋은 이란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