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윤경
ㆍ작성일	2019-03-31 17:06

ㆍIP: 14.xxx.57

홍콩에서의 사건.

♡ 홍콩에서의 사건

우리 세 식구는 한국에서 그리고 남편은 이란에서 하루속히 이란이 안정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을 무렵에 남편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제 월급도 정상적으로 나오고 일도 시작 했다는 말이였다. 우리 세 식구는 한국에서 2년 정도의 생활을 청산하고 간단한 준비와 함께 다시 남편의 초청으로 두 아들을 데리고 이란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 갔는지..........
누군가에게 엽 구리를 쿡 찔리는 느낌에 깜짝 놀라 어둠 속에서 눈을 떴다. " 애가 이제 자는 모양이지 "! 네 그렇게 울고 보채더니 잠이 들었나 봐요. 나는 몸을 일으키면서 제가 언제 잠이 들어 있었던 모양이죠, 그런데 여기가 어디 쯤이예요.? " 응 곤하게 자는 걸 깨워서 미안한데." 지금 곧 홍콩에 도착이라고 방송이 나오고 있네요. 그래요,! 벌써 홍콩이예요, 저가 잠간 잠이 들었나봐요. 세살된 아들을 등에 업고 몇 시간이나 시달리고 나니 무척이나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비행기에 탐승 하면서 부터 아이가 울기 시작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스튜디이스가 급하게 와서 달래고 장난감, 먹을 것 온갖 정성을 다 했지만 계속 울고 보채는 아들을 감당 할 수가 없었다. 특히 여러 나라 사람들이 타고 있는 비행기속의 좁은 공간에서 큰 소리로 울어 대니 자신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그냥 자신도 모르게 다양 하게 않아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고개만 숙일 뿐이였다.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했다.
아마도 비행기가 뜰 때 엔진 폭음 소리에 놀라서 울어 대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등에 업고 잠이라도 재울려고 죄석 옆 통로를 왔다 갔다 한 두시간을 헤메고 나니 온 몸에 식은땀이 나면서, 다리가 후덜 후덜 거리고 주위에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미안 하기도 하고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때 어떤 분이 우리 앞으로 오시면서 " 이 멀미 약을 조금 먹여 보세요." 라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많은 분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려 있다는 것이 너무나 미안하고, 쑥 스럽고, 불안한 마음이였다. 나는 얼른 고개를 끄떡이면서 고맙습니다 라고 반복했다. 애처롭게 열심히 울어대는 우리 아기도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하지만 아기에게 어떻게 약을 먹일수가 .....
나는 약을 주신 분을 바라 보면서 한참을 망설었지만 " 그래 " 할 수 없지 하고는 주신 멀미약을 조금 먹여 보았다, 정말 신기 하게도 그때서야 조용 해지면서 겨우 잠을 자는 동시에 나도 같이 깊은 잠에 빠졌던 모양이다.
아주머니 고마워요. 나는 긴 한숨을 쉬고는 옆에서 곤히 잠 들어 있는 아들을 바라 보았다. 온 얼굴에 눈물이 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보송보송한 얼굴이 정말로 예쁘기만 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온 피부로 느끼면서 순간이지만 깊은 상념에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옆 자리에 계시는 아주머니도 우리와 같이 이란으로 가는 분이시다. 남편과, 아저씨가 같은 회사에 근무 하고 서로 잘 알고 도우면서 지낸다는 말씀이셨다. 우리보다 연세도 지긋 하시고 나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다. 우리는 대구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서류을 준비 할려면 자주 서울에 올라 가야만 했다. 비행기 탈 때까지의 서류 준비물이 너무 복잡한 편이었다. 그러니 이란에 계시는 남편들이 서로 연락을 하고 상의 해서 혼자 여행하는 것 보다 두 집이 같이 동행 하며 서로 의지도 되고, 힘이 되도록 다리를 놓아 주신 것이다.
처음 이란에 올 때는 큰 아이 하나였고 아무 생각 없이 다른 나라에 간답시고 좋아서 얼마나 으시 대면서 이것 저것 물건 사려 다니기 바빴고 허영에 들떠서 그 무엇도 깊게 생각 할 이유 조차도 없이 무작정 왔었다고 말 하고 싶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은아들이 함께 여행길에 올랐다. 우리일행은 그래도 무사히 홍콩까지 잘 도착했다. 홍콩에서 하루밤을 자고 다음 날 아침 8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홍콩 시내에 정해져 있는 호텔로 찾아 들어왔다. 방을 정해서 잠간 쉬고 있는 동안에 작은 아이가 뛰어 놀다가 방 한가운데에 놓여있는 응접세트 위에 유리가 덮혀있는 코너에 넘어져서 눈인지 눈덩인지 분간 할 여유도 없이 눈 쪽에서 피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앗,,,,,,,,, 너무나 갑작스런 충격에 눈 앞이 캄캄해 오고 있었다. " 엄마야 " 하고 나도 모르게 외치는 동시에 눈물이 쏟아지면서 어떻게 하여야 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내 눈으로 확인도 하기 전에 엄청난 걱정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아이에게로 달려갔다. " 이를 어쩌지" 정말 큰일 났구나. 정말 큰 일이 생겼으면 어떡하지 ! 계속 입 속으로 무엇을 중얼 거리면서 손과 발이 움직여 주지를 않았고 허공에 몸 전체가 붕 떠 있는 것 처럼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나와 큰 아이는 너무 놀라서 울음 소리 조차 꺼억 꺼억 목 속으로 기어 들어 가는 것 같았다. 둘이가 정신나간 사람 처럼 울면서 피를 닦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도 남편의 얼굴이 흐르는 눈물 속에서 아롱 거리고 있었다.
이럴 때 남편이 옆에 계셨다면.......,
어쩔줄 몰라 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 미웠다. 하여간 병원에 가야 하는데, 무섭고 겁이 났다. 이럴 때에 영어라도 유창하게 할 수 있다며 아니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 이런 생각도 순간 이였고 언어도 문제지만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다리가 떨려서 한 발자국도 호텔 방안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큰 아이와 나는 작은아이 이름만 부르면서 같이 울기만 할 뿐이었다. 겨우 피가 조금씩 멈추기 시작하자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눈이 아니고 눈덩이와 , 눈썹사이에 꽤 많이 깊게 3에서 4cm 정도가 움푹 파이면서 찢어져 있었다. 만일 여기가 한국 이였다면 벌써 병원에 갔다 왔을 시간이다. 확인하고 또 다시 확인했지만 틀림 없이 눈이 아니고 눈 바로 위에 눈 등 이었다. 아...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생각만 해도 온 몸에 소름이 끼치면서, 정신이 앗질 했다. 얼마나 놀랐는지 이런 큰 놀라움이 평생에 한 번이기를 간절히 마음 속으로 빌어도 본다.
2년 가까이 이란에서 살았지만 영어로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란 말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영어는 한 마디도 할 필요가 없었다. 겨우 영어 단어 몇개의 실력으로 여행을 한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 .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는 엄청 긴 시간이였다. 영어를 못 해서 병원에 갈 수 없기 때문도 있겠지만 . 이 난국을 어떻게 처리 해야 할지 아무리 머리를 짜고 방법을 찾아봐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입술만 바짝 바짝 타 들어 가는 것 같았다. 어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하고 마음 뿐이였다.
이제 피도 조금씩 흘러 나왔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때 마침 옆방 아주머니께서 우리들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급하게 들어 오셨다.
" 무슨 일이야 " 하고 아이를 보시고는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이런 일이 하고는 황급하게 성냥을 찾으셨다. 그리고는 성냥 끝 알맹이에 있는 " 황 " 을 떼어서 피가 흐르고 있는 곳에다가 뿌리면서 살짝 살짝 발라 주었다. 계속 그렇게 반복을 하고 나니 피가 서서히 멈추는 것이었다. 정말 신기했다.
병원에 갈려고 몇번이나 호텔 문을 나섰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너무 늦은 밤이라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이제 피도 멈추고 아이도 울다가 지쳤는지 잠이 들어 있었다.
같이 오신 아주머니가 너무 고마웠다. 안절 부절 , 당황 스러워하고 있는 나를 제쳐 두고 급하게 응급 치료을 하시는 아주머니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아주머니도 가시고, 눈 등이 퉁퉁 부어서 색색 거리며 자고 있는 아들 모습을 한 참이나 바라 보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 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참 살다 보니 인생의 굽이 굽이 심중에 박히는 애절함과 피 눈물 나는 육신의 고달픔도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무심코 창밖을 바라 보니, 시간이 얼마니 지났는지
호텔 창밖이 희끄무레 하게 밝아 오고 있었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겁이 나고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무어라고 변명을 하여야 할지 자신에게 묻고 또 묻고 무한 반복하고 있는 자신이 제 정신이 아니었다. 계속된 정신적인 고통으로 신경이 이상 상태에 놓여 있는 듯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또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아이 눈 등에 부기라도 좀 빠져야 할텐데 ......
최선을 다 하지 못한 엄마가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이 상황에서 어떤 답변이 필요 할 것인가.! 엄마의 무능함 때문에 우리 작은 아들 눈 등에는 40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눈 등에 길게 흉터가 남아있다. 홍콩에서의 길고 긴 하룻밤의 여정을 보내고 우리 일행은 다시 이란가는 비행기에 올라 탔다. 방콕을 거쳐서 인도 공항에서 6시간을 기다린 다음 테헤란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를 타고 이란으로 들어 오기 시작했다. 이란땅이 가까워 질 수록 불안한 마음을 안정 시킬 수가 없었다. 아들의 얼굴만 쳐다 봐도 마음이 아팠다. 눈덩이 부어서 아예 한 쪽 눈은 보이지도 않았다 . 이런 모습으로 남편을 만난다는 것이 정말로 부담 스럽고 가슴이 아팠다. 이런 일만 없었다면 남편 품으로 돌아 온다는 것 , 하나 만으로도 행복한 순간 이였을 것이다. 혁명이 일어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조국의 품으로, 그리고 제 3 국의 나라로 떠나들 갔었다. 지금 우리식구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 남편만 남기고 한국으로 들어 갔다가 2년 만에 다시 이란땅으로 오는 길 이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지루하고 긴 시간 이라고 야단 들이였지만, 나는 너무 빠르게 이란 공항에 도착 하는 것이 정말 싫었다. 하루만 늦게 이란 땅에 도착 했더라도 아들 얼굴의 부기는 빠져을텐데........ 하면서,
이런 저런 복잡한 마음에 어떻게 비행기에서 내려 왔는지 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다. 대기하고 있던 공항 버스에 몸을 태우고 나니 그때서야 바람부는 날의 바다처럼 요동 치며서 작은 떨림으로 가슴이 설레이는 것 같았다. 남편의 모습은 어떻게 변 했을까 ? 하는 생각도 잠깐이었다. 겨울철로 접어 들때니까 날씨가 몹시도 추웠다. 세관을 통과해서 공항 대합실로 나오면서 그 많은 승객들 사이를 가르 지르면서 연신 남편 얼굴을 찾기 시작했다. 어디에 있을까, 왜 보이지 않지. 하는 생각만이 머리에 가득했다. 아무리 눈을 크게 굴리면서 여기 저기 살펴 보아도 그리운 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음도 설레이고 한편으로는 겁도 나고 보고 싶기도 한 남편이 생각과는 달리 공항 대합실에도, 그리고 공항 밖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의 시각이 새벽 1시가 넘고 있었다. 이곳은 지대가 높고 새벽인 만큼 몹시나 추었다. 아이들도 추워서 벌벌 떨고 자신도 너무 추워서 입술이 다 떨리는 것 같았다. 한 시간 정도는 이해를 하고 기다려 줄 수가 있었지만 한 시간이 두 시간이 되고 보니 정말 성질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렇게 추운 새벽에 아이 눈까지 퉁퉁 부어서 쳐다 보기조차 안쓰러운데 남편까지 공항에 나와 있지 않았다. 지금까지 불안 하고 미안 했던 마음도 설레이던 마음도 다 사라지고 없었다. 같이오신 아주머니께서도 걱정이 되는 모양인지 여기 저기 찾아 보고 전화도 걸어 보고 하셨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서야 남편이 나타 나신 것이다. 화가 나서 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 쳐다 보기도 싫었다.
두시간 반이 지나서야 허급 지급 달려 오는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나타나자 마자 하는 말이 " 아니 어떻게 된거야 비행기가 왜 이렇게 일찍 도착했지 "! 틀림없이 새벽 3시 반에 도착이라고 말했는데........ 아니 애 얼굴이 왜 하고는 놀라서 눈살을 찌푸리면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하고 있는 남편을 쳐다 보면서 " 빨리 가요, 집에 가서 말 할께요." 너무 추워서 말도 안 나와요. 라고 자신도 모르게 도로 화을 내면서 큰 소리 빵 치고는 빨리 가자고 서둘렀다. 큰 소리를 빵 치고나니 그렇게도 답답하고 미안했던 마음이 한 순간에 다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늦게 나타 나 준 남편에게 마음 속으로 " 여보야 고마워 ...,,,. "라고 중얼 거리면서, 모든 것은 어떻게 생각 하는 냐에 따라서 그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에 나는 너무 좋았다.
불안과 근심속에 깊이 빠져 있던 자신 앞에 늦게서야 나타난 남편이 바로 구세주였다.

★ 계속 이어 집니다.
♥ 이란에서 두 번째 삶

[출처] ♡ 홍콩에서의 사건|작성자 뜬 구름 인생

김상훈 2019-04-03 16:01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여하시지요? 긴 세월이 지났어도 아직 흉터가 있는 것을 보니 당시에 얼마나 큰 상처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어쩌면 그 상처 때문에라도 지워지지 않는 날이 되겠군요. 작가님 기억에 박제된 날이 되겠습니다. 그래도 그만하기 다행이라는 위안도 드립니다. 지금은 옛날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잘 읽고 갑니다.

김종덕 2019-04-04 15:26	박윤경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젊은 때에 많은 곳을 다니시며 고생을 많이 하셨겠네요. 더 노력 끝으로 지금은 많은 추억으로 남아 있겠습니다. 여행을 위항 여행과 삶을 위한 여행은 분명히 다를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김경렬 2019-04-06 07:05	세상에!! 얼마나 놀랍고 가슴 아프셨을까요. 도착하여 긴시간 떨며 아이들과 힘든 시간이셨겠네요. 지금도 상처가 남아 있다니 그때를 생각 하시면 아찔 하시겠습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지만 자식의 일은 살점이 묻어나는 고통이지요. 그동안 고생 많이하시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주꾸미 체험

부모와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