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윤경
ㆍ작성일	2019-03-14 20:05

ㆍIP: 124.xxx.63

부모와 자식,

♥ 부모와 자식

나는 나 자신의 성격이 별로 좋은 편이 아니다 라고 항상 생각 하곤 한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자신도 잘 모르겠다.
소극적이고 이기적인 면이 있는 것 같아서, 아니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깝게 지내는 사람도 또 사이가 나쁜 사람도 없지만 항상 자신의 성격에 불만이 많다. 그냥 그렇게 굴곡 없이 살아 가는 아주 평범한 아이들의 엄마이긴 하지만 자신에게 언제나 불만이다.
지금은 미국에 가셨지만 5층 건물에 살 때에 2층에 살았던 아주머니께서는 나를 친동생 만큼이나 친절하게 잘 대해 주셨다 . 아주머니 말씀이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외롭고, 쓸쓸할 때, 그리고 부모님이 그리울 때는 언제나 처럼 5층부터 1층까지 하루에 수 십 번씩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아주머니의 말씀을 가끔 떠올리면서 지금 이 순간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나 자신도 외롭던지 아니면 사람들이 그리워질 때라는 사실이다. 여기서도 집들이 서로 가깝게 있으면 이웃 사촌이 생기기 마련이다. 오늘도 남편은 직장에 ,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나면 할일 없이 잠을 청하기도 하고 잠을 자지 않으면 평소에 가깝게 지내고 있는 아주머니집으로 자주 가서 놀기도 하고 또 아주머니가 우리집으로 오기도 하면서 서로 가깝게 지낸다.나는 모처럼 가깝게 살고 있는 아주머니 집으로 가고 있었다 , 마침 손님이 와 계셨고. 서로 안면도 있고 해서 인사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여기서는 길 가다가도 같은 민족을 만나게 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이 보통 이다 . 손님으로 오신 아저씨 아주머니께서는 오래 전부터 여기서 장사를 하면서 살아 오신 분들이다. 가끔 물건도 사러 가기도 해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하니까 ,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반가워 했다 .
이제 여기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미국으로 곧 들어 간다는 말씀이다. 나는 다른 사람의 입으로 통해서 곧 떠나 가신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본인들 입에서 떠난다는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섭섭한 마음이었다.
아주머니도 눈물을 글썽이면서 이란땅을 막상 떠날려니 정말 아쉽다고 말씀 하셨다 .15년이 넘도록 이란에서 살았으니 살 만큼도 살았는데 왜 이렇게 섭섭하고 허전한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분들은 이란에 한국인 교회가 생길 때부터 계셨던 분들이다.
아저씨는 집사이시고 , 아주머니께서도 신앙이 깊으신 분이다 , 교회에 궂은 일은 도맡아서 하는 분들이라고 이야기를 들어서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여기서 오래 오래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면서 쓸쓸한 표정을 지어시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란에서 살아 갈려면 정상적인 직업, 그리고 여권과, 거주증명서, 등 신분이 확고하게 갖추어져야 만이 마음 편하게 잘 살 수가 있다. 이런 복잡하고 정상적인 서류가 미비하면 여기서의 생활이 너무나 불편하다. 물론 아이들이 없다면 또 별 문제다. 여기 저기 숨어 다니면서 어럽게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 아이들이 자라서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모든 구비조건 즉 외국에서 살 수있는 조건이 다 갖추어져 있어야 만이 학교에도 보낼 수 있고 외국인 학교에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 계신 이 분들도 이런 분명한 서류들이 없기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당 하다가 끝내는 여기서 떠나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 제일 시급한 문제가 아이들 교육이라는 말씀이였다 . 학교 문제로 인해서 몇 년 동안 너무나 피곤한 삶을 살아 왔다는 말씀이다 . 거주증명서가 없으면 학교에서도 받아주지 않고 집으로 돌려 보내니 부모들의 마음이 어떠 하겠는가 , 공부도 못하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의 그 눈물겨운 현실을 누가 누구에게 원망을 할 수 있겠는가. 아저씨 내외분께도 아들 형제를두고 있는데 얼굴도 잘 생겼지만 학교성적도 1, 2 등을 다투는 실력 있는 아들들이 학교에 갔다가 울면서 돌아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니였다는 것이다. 학교에 못 가는 것을 가슴 아파 하면서도 부모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 볼 때 우리부부는 가슴이 아니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이였다고 말 하면서 아주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하는 모습이 제삼자인 나 자신도 눈물이 나와서 코를 훌쩍이고 있었다 . 이란이 아무리 살기 좋다고는 하나 이렇게 힘들고 괴로움이 있는데 어떻게 이란에 더 머물 수 있겠는가 , 자식들을 희생시켜 가면서 까지는 여기에 더 있을 수가 없다는 말씀이셨다. 여기가 제2의 고향이라 말하는 아저씨 아주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고 안타까운 마음이였다.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며 아니 어린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한국인 학교에서는 책임을 지고 어린이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 한국인 학교에서 이런 것도 책임을 못지고 어린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야 한다면 부모들이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겠는가. 여기서 숨어서 살아가는 것도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인데 아이들에게 까지 이런 고통을 안겨 준다는 것이 부모들의 가슴에 피 눈물이 맺힐 것이다. 그래서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여권을 정식으로 만들어서 아이들 먼저 보내기로 결정을 하고는 미국에있는 학교로 알아보고, 이 두 아이들을 받아 주겠느냐고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 학비와 기숙사비를 먼저 보내면 학교에서 구비서류를 보내 주겠다고 해서 . 미국돈 만불만 보내면 되는 것을 2만불을 보냈더니 즉시 미국으로 들어올 수있는 서류와 그리고 학교에 들어올 때 필요한 것과 비자받을 수 있는 모든 서류를 구비해서 보내 왔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하는 말이 이란에서는 미국 비자를 받을 수가 없고 다른 제 3국으로 나와서 미국비자를 받아 들어 오면 됀다고 말 했다는 것이다 .
한국에서도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란에서 미국대사관 인질사건으로 인해서 미국대사관이 없어진지 오래다. 그러니 미국에 대해서 알아 볼 일이 있으면, 다른 제3국으로 나가서 알아 보아야 하는 실정이다. 또 이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해도 미국비자를 받기란 하늘에 별 따기 보다 더 어렵다는 말 들이였다 .
물론 유학생 비자도 받으려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른다. 이때만 해도 부모와 같이 나가서 유학생 비자도 못받고 들어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분들이 두 아들을 미국으로 보낼 때까지의 고통은 이루 말로는 다 할 수 없었고, 또 이 분들은 쉽게 이란을 빠저 나갈 수도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먼저 두 아들만 " 스위스" 로 유학생 비자를 받기 위해서 떠나 보내야만 했다는 것이다 . 보내기 전날 밤에 아저씨는 두 아들에게 간곡하게 말을 했다는 것이다.
" 너희들이 꼭 공부를 하여야겠다고 생각을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비자를 받아야 한다 . 쉽게 결심을 해서도 아니되고 우리는 비자를 받지 못하면 죽는다는 그런 결심을 해야 만이 너희들이 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 또 명심 해야 된다 "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
아이들이 엉엉 울면서 " 아버지 걱정 하시지 마세요. 그리고 어머니도 아무 걱정 마시고 하느님께 기도만 열심히 해 주세요. 저희들 여기서의 고통 너무나 많이 당했잖아요. 이 보다 더한 고통이 또 있겠어요 " 라고 하면서 밤이 새도록 온 식구가 같이 울었다고 말씀 하셨다. 여기서 너무나 정신적인 고통을 당 했기 때문에 이를 악 물고 두 형제는 이란땅을 떠나 갔다는 것이다. 여기서 떠날 때는 미국서 보내 준 서류가 구비되어 있었고 , 또 나이가 어리고 해서 쉽게 유학생 비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떠나 갔는데 생각처럼 쉽게 비자를 받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제 겨우 형이 16살이고 동생이 14살이니 아직 철 모르는 어린 아이들을 떠나 보냈으니 그 분들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장에라도 뒤따라 쫓아 가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나갈 수도 없는 몸이니 가슴만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마음이었다고 말 할때 나는 눈물이 나서 아주머니의 얼굴을 쳐다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아들을 떠나 보내 놓고는 그 날부터 부부가 전화기 옆에서 떠나지를 않았다고 말 하신다. 떠나 간지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으니 얼마나 불안하고 괴로운 시간들인지 ,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 하신다 . 다른 일은 안중에도 없었고 , 눈물과 고통 속에서 뜬 눈으로 일주일 밤을 보내고 나니 몸과 마음이 붕떠서 정신이 다 몽롱 해지드라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 있을때 10일이 지나서야 전화가 왔는데 비자를 받지 못했다는 것과, 돈이 부족하다는 말만 급하게 하고는 전화가 뚝 끊어졌다는 것이다. 아무리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전화기를 한참이나 들여다 보다가 통곡을 했다는 것이다 .아주머니는 두 다리를 뻗고 엉엉 소리를 내면서 한참이나 울고 나서는 그 어린 것들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런 고통을 안겨 주는가 싶기도 하고 부모를 잘못 만나서 이런 고통을 받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서 통곡과 동시에 숨이 막히면서 그대로 기절을 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남편은 놀라서 날 간호하기에 더 정신이 없었다는 말을 하면서 아저씨를 바라 보았다,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번갈아 가면서 말씀을 나누는데 옆에 아주머니도 코를 훌쩍이면서 울고 계셨고. 물론 나도 눈물을 흘리면서 열심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
그 어린 것들이 전화요금 아끼겠다고 두마디만 급하게 하고는 부모의 목소리도 듣기 전에 전화를 끊어버리는 어린 것들이 얼마나 애쳐롭던지 생각하며 할 수록 목이 매어 말을 할 수가 없었지 .., 그나마 다행인 것이 여기 살면서 영어공부를 충분히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 가서든지 자기들 의사는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지만 영어 실력이 아주 대단하다고 , 이 와중에도 아들 자랑은 잊지 않으셨다. 학교에 갈 수가 없을 때는 집에서 영어와 수학을 집중적으로 개인 선생을 불러서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계속 학교에 못가는 것도 아니고 1년에 몇 번식 불법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단속할 때에만 아이들도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때는 아이들이 잠도 자지 않고 공부에만 매 달린다는 것이다. 다른 집들처럼 정식으로 살면서 학교에 보낼 수 있었다면 이렇게 가슴 아프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 하면서 눈물이 고여있는 눈으로 우리를 한참이나 바라 보셨다 .
어떤 때는 아이들 보기가 너무 미안해서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자주 집을 비우기 까지 한다면서 정말 아이들 보기에 너무나 면목이 없었다고 말 하신다. 그래도 두 아들은 불평 불만 한 마디 없이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오손 도손 공부하는 모습을 바라볼때는 정말 피 눈물이 난다고 말하셨다.
우리 집안이 왜 이렇게 까지 힘들게 여기서 꼭 살았서야 했는지, 우리 자신이 생각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 하신다. 10년 전에는 우리도 큰소리 치면서 살았는데 이렇게 까지 될 줄 어느 누가 알았겠는가, 처음 이분들이 이란에 오실 때는 형님되시는 분이 이란 한국 대사관에 외교관으로 와 계셨기 때문에 그 연줄로 해서 이란에 들어 오셨다는 것이다 . 아저씨의 준수하고 잘 생긴 얼굴하며 그리고 대학까지 나온 학사 출신이시고 아주머니는 여기에 오시기 전까지 한국에서 무용연구소를 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키우셨다는 것이다. 두 분 다 한국에서는 이름이 있으신 분들인데 여기서 이런 고통과 수모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 왠... 말일까... 하고 생각도 해 본다 . 역시 이란이란 나라가 베일에 싸인 매력적인 곳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이란땅에만 왔다 하며는 떠날 수 없는 것이 바로 무언의 신비가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 본다.
우리한국 사람이 , 이란에서 아주머니만큼 " 창과 그리고 무용 " 을 잘 하는 분이 없다는 사실과 몸은 좀 비대해 졌지만 춤을 출때는 아직까지 모습이 유연하고 아름답다고 사람들이 말들 한다는 것이다 . 한국에서는 이름도 있고 한 가락들 하신 분들이 이런 보잘 것없는 남의 나라에 와서 수모와 괴로움을 당한다는 것이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 말로는 이분의 형님이 한국으로 들어 갈 때 함께 들어가야만 했었는데 , 저렇게 남아서 아이들 때문에 더 고통을 당한다고 말들을 하는 것 같았다. 누가 말했던가, 이런 말이 생각 나네요, " 사흘 시세만 먼저 알아도 부자가 된다는 사실을 " 우리 인간들은 한 치의 앞도 내다 볼 수가 없고 오직 눈 앞에 보이는 황금에 눈이 어두워서 판단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그때는 왕정시대였기 때문에 없는 것이 없었고 ,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던지 다 구할 수가 있었고 , 풍족하고 , 놀기 좋고 , 돈 벌기 좋고, 해외로 여행 다니기 좋고 , 그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데 왜 이런 천국을 두고 쉽게 떠날 수가 있었겠는가. 우리도 2년 까지는 왕정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이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아주머니는 계속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들이 그렇게 공부를하고 싶어 하고 학교에 마음 놓고 다녀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할 때는 쥐구멍 속이라도 들어갈 수만 있었다면 들어 갔겠다고 말 하신다. 정말 보통 아이들 하고는 다른 느낌을 주는 아이들 같았다 .
나에게도 두 아들이 있지만 공부를 이렇게 좋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무심코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니 벌써 남편이 집에 와서 기다릴 시간이었다. 나는 허급지급 일어 나면서 " 아주머니 내일 또 말씀해 주세요. 네" 하고선 얼른 또 한 마디 더 했다 . 자신도 모르게 " 아주머니 떠나시기 전에 저희 집으로 한 번 초대 할께요 . 꼭 오세요 " . 하고는 급하게 집으로 뛰어 왔다 .집으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 아니 집을 비워 놓고 어디를 그렇게 돌아 다녀 " 하고는 화가 난 남편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 왔다. 나는 곧 바로 부엌으로 들어가서 저녁 준비를 하는데 자꾸만 아저씨 아주머니 그리고 아이들 얼굴이 떠 올라서 마음이 울적해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남편에게 그 아저씨의 이야기를 조금씩 늘어 놓기 시작했다 . 남편 말이 ' 응 그 사람들 곧 여기서 떠날꺼야 " " 그래요 그 집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요 " 라고 나는 슬프게 말했다 .
" 아니 왜 당신이 슬퍼하고 그래" 어서 식사나 해요. 남의 일에 신경써지 말고 " 여보 , 있잖아 그 아저씨 아주머니 떠나시기 전에 우리 집에 한 번 초대하면 어떨까 "?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하지, 응 그냥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또 이란을 떠나시면 영원히 만나 볼 수도 없잖아요. 그리고 그 집에도 아들이 둘이고 우리집에도 아들이 둘이니까 뭔가 좀 통하는 것이 있잖아요. , 하고 예쁘지도 않는 미소로 남편을 바라 보았다 . " 그럼 당신이 알아서 해," 라고.... 허락을 받고 나니 이제야 어둡던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서 나머지 이야기도 듣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얘기 했더니 , 나 보다 도 남편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이 나는 못마땅했다.
그 이튼날 급하게 집안 일을 끝내고 , 옆집으로 달려갔다 . 그리고 아주머니와 같이 그 아주머니 집으로 급하게 갔다.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아주머니께서 주시는 커피를 마시면서 주위를 둘러 보니 대형 가방들과 여기 저기 물건들이 너절하게 놓여져 있었다. 지저분하게 늘어져 있는 방을 보면서 아주머니는 곧 집을 비워 주어야 한다면서 씁쓸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왕년에 무용과 창을 전공했다는 그런 인테리의 모습은 흔적도 없고 , 하잘 것없는 보통의 그저 그런 40대의 여인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주머니에게 조심스럽게 부탁을 드렸다.
" 아주머니 오늘 하루만 더 우셔야 되겠어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요,
"아주머니 어제 아이들에 대해서 하시던 그 다음 남은 이야기를 해 주세요. 정말 듣고 샆어요." 라고 나는 눈을 동그랗게 굴리면서 아주머니를 바라 보았다 .
" 그래 " 하시면서 방으로 들어 가시드니 편지뭉치 한 묶음을 들고 나오셨다. " 아니 왠 편지들이예요? " 이야기를 할려면 이 엽서들과 편지들이 있어야 돼요. " 하시면서 의자에 앉으시는 모습이 내 눈에는 정말 애처럽고 가슴이 뭉클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
이 엽서는 아이들이 비자 받으러고 나가서 생활했는 것 .그리고 그때 그때의 감정을 적어 보냈던 엽서 들이라는 것이다 . 이 엽서들과 편지들를 읽어면서 같이간 아주머니와 나는 서로 다투어 가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이 지면에다가 엽서들의 뒷면에 적혀 있는 글을 몇 장만 적어 보기로 했다 .
* 첫 번째의 엽서에서 .
" 서독 메인강 다리 밑에 벽화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좌우간 서독에 있으면서 비자도 못받고 이 다리를 한 50번은 건너 다녔을 거예요. 정말 슬펐죠,
* 두 번째의 엽서에서
" 앞의 사진에는 역입니다. 기차는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 둘은 갈 데가 없죠. 우리들 생각에는 스위스에서 거지가 된 것같고 , 또 부모님도 못 만날 것 같고요. , 배도 고프고요, 빨래도 마르지 않아서 썩어 가고, 심심도 하고, 돈은 떨어지고 , 비자도 받을 가능성이 없고, 정말 앞이 캄캄했습니다. 생각다 못해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죠, 전화를 걸고 나니 정말 힘이 나더군요.
* 세 번째 엽서에서.
" 이 옆 유리로 만든 건물이 스위스 베른 역이고 , 우리가 들어 있는 호텔에서 가까워서 매일 여기서 지내다시피 했죠, 역에 가서 사람들이나 보고 배가 고프면 빵 먹고 또 미대사관에 갔다가 와서 피곤하면 자다가 오곤 하죠.
이 역에서 어떻게 프랑크푸륻트 까지 돈을 가지려 갔다가 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비자 받고 이 역을 떠날 때에는 정말 모든 것이 내 것처럼 보였어요. 그 누구도 부럽지 않더군요.
* 네 번째 엽서에서.
" 저는 프랑크푸륻트에서 비자를 못 받고 또 스위스에서 비자를 받을 때까지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지 않기로 했는데 , 너무나 피곤하고 돈도 떨어지고 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저의 두 형제가 호텔 요금 아끼기 위해서 밤에는 기차타고 떨면서 가던 걸 생각하면 정말 너무나 비참했죠.
* 다섯 번째 엽서에서.
" 여기가 신자 호텔입니다. 이 호텔에서 제일 싼 방에서 자면서 식사는 너무나 비싸서 강 건너에 가서 식빵과 쨈을 사 가지고 와서 먹었죠, 참 지겨웠어요.
* 여섯 번쩨 엽서에서.
" 미대사관에 가서 영사와 인터뷰한 다음 확신을 얻은 뒤에 그러니까 비자 받기 1일 전이죠 . 비자를 준다고 했는데도 그 날이 가장 많이 떨리더군요, 전화 걸 때는 여비서들이 또 욕을 할까 봐 떨리고 정말 너무 너무 아슬 아슬 했어요. 그러니까 테헤란에서 떠나온지 25일째 되는 날이죠. 조금만 더 시간이 걸렸으면 저희들은 국제 정신 병자가 됐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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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몇 장의 엽서에도 그때의 심정이 잘 나타나고 있었다.
그들이 비자받을 때 까지의 정신적인 고통이 아주 심했던 것이 역력히 나타나고 있었고 , 이 글들은 사진 뒷장이나 엽서에다 간단하게 그때의 심적 고통을 적어서 보낸 것을 몇 자 적어 보았다. 이 순간에 복사판이 있었다면 " 사진, 그리고 엽서까지 실어 보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 안타깝고 나 자신이 조금만 더 머리가 잘 돌아 갔다면 아니 글 쓰는 재주가 있었다면 모든 사람들의 심경을 울려 주는 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두 아들을 보내 놓고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아마도 이 눈물들을 다 받아 놓았다면 큰 목욕탕에 있는 욕조한 통은 흘렸을 것이다라고 말씀하면서 잔잔한 웃음을 웃으실 때는 정말 한국의 전형적인 여인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이 비자를 받을 때까지 고생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던 그 모습을 영원토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아이들을 위해서 여기 이란땅에 있는 모든 것을 떨쳐 버리고 떠나 가지만 여기서의 생활이 불안하고 괴로웠지만 가장 진한 삶을 살았고,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아이들도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 우리 부부도 여기서 떠나갈 수 있는 여권만 나오면 떠나는 일만 남았다고 씁쓸하게 그리고 잔잔한 웃음으로 말하는 두분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고 마음이 아팠다 .
이야기가 얼마나 길었는지 해질 녁에야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회사에서 오신 남편에게 오늘 있었던 모든 사실을 얘기 했드니 한참 듣고 있던 남편도 마음이 짠 하고 이상하다면서 서로가 다 살아 가는 사고 방식이 다르겠지만 자식키우는 방식은 다 똑같은 마음이다라고 말 하는 남편의 얼굴에도 슬픔이 보였다 .
" 사람들이 참 솔직하고 좋았어요." 그럼 소문만 듣고는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해서는 곤란하지, .....
그 아저씨 내외분은 계속 장사를 하셨기 때문에 별로 소문이 좋지는 않았지만 막상 가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진실성이 있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도 하신 분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
여보 ! 그 분들 떠나시기 전에 식사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 " 당신이 알아서 해요," 라고 남편에게 허락을 받고 나니 너무 좋았다 .
그 다음 날 시간를 내어서 저녁 대접을 해 드렸다. 식사를 하시고 가시면서 너무나 고마와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부부는 흐뭇했다.
아주머니는 자기가 써시던 물주전자를 선물로 주셨다 , 나는 소중하게 받아서 잘 간직하고 급할 때는 물도 끓인다.
어디로 가시든지 두 분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마음으로 빌어 본다 . 아이들도 잘 자라서 정말 훌륭한 한국의 일꾼들이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 하면서 이 분들의 행복을 또 한번 빌었다 .
이렇게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신 분들은 조국을 찾기 보다는 제 3국를 찾아서 떠나들 가신다.
이분들도 소문에는 이집트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미국비자를 받을 수 있으면 미국으로 들어 가신다는 말씀이셨다.
불쌍한 떠돌이 인생들이다. 한 마디로 말 한다면 "뜬 구름 인생들 " 이다.

★ 계속 이어 집니다
♥ 여자들의 행복.

[출처] ♥ 부모와 자식|작성자 뜬 구름 인생

김경렬 2019-03-15 05:02	눈물겨운 사연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어른들 보다 고생하는 형제들이 더 대단합니다. 부디 성공해서 큰인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정찬열 2019-03-15 17:04	박윤경 작가님~! 뭐라고 도움되는 위로에 말씀을 드려야할지 줄곧 고국에서만 살아온 사람으로는 이해가 않가는 부분도 있지만 분명한건 집떠나면 고생이듯이 조국을 떠나면 조국의 그리움이 때로는 서러움이크시겠지요 모든일 이뜻대로 잘풀려 조국에 이바지 할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믿고 기원 드립니다.^*^

박윤경 2019-03-17 18:30	부족하고 두서없는 제 글을 읽어 주시고 댓글 달아 주심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너무 아무 것도 몰라서 댓글도 달줄 모르면서 몇자 적어 봅니다, 두 분깨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행복 하세요,

류동열 2019-03-17 22:28	반갑습니다.박윤경 작가님, 참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한 자리에 터를 잡고 뿌리를 내려 이웃 사촌과 찌짐이 꿉어 막걸리 한 잔 나누는 소박함이 아닐까예 멀리 이국에서의 나는 늘상 혼자임이 물씬 묻어나는 외로움의 넘 슬픔니다 나는 아니 겠지예, 나는 아니 겠지예 라고 하지만 나 역시 혼자임을 ...... 작가님 꽃밤 되세요

김상훈 2019-03-18 03:16	마음이 찡해 옵니다. 형제분들이 참 대단하십니다. 어떻든 저는 작가님께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아프기 없기, 입니다. 그래야 오래 오래 글을 쓰실 수 있고 멋진 수필집도 낼 수 있으니까요. 서재 할동에 대해서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릴께요. 1. 어쨌든 장문의 글이기에 방문하시는 문우님들을 생각해서라도 글은 일주일에 한두 편 정도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매일 올리면 방문하기가 버겁습니다. 대부분 시인으로도 활동하시는 분들이라 수많은 글과 댓글을 접합니다. 2. 댓글 다는 방법 왼쪽에 보면 작가님들 성함과 사진이 보이고 사진 바로 밑에 세 가지 표시가 되어있지요. 상대방의 글에 댓글을 달 땐 맨 오른쪽 [ㄴ]표시에 마우스를 살짝 갖다대면 쪽글이라고 뜹니다. 그걸 누르면 메모지가 뜨고 거기에 입력(댓글)을 하신 후 저장(혹은 실행)을 누르면 댓글이 달립니다. 3. 이번 행사 때 이사장님께서도 직접 언급한 부분입니다. (또 기존의 문우님들의 생각과도 동일한) 내 글만 올리고 타인의 글을 안 보는 것은 일단 기본 예의가 아니며 읽은 후에는 반드시 짧은 인사글이라도 남겨두시는 것이 소통의 근간이니 앞으로 차근차근 하시기 바랍니다. 4. 아직 잘 모르실 수밖에 없으니 당연히 이해가 됩니다. 조금만 세심하게 관찰하고 자주 타인의 서재 방문을 하시다보면 아하, 이렇게 하는구나~~ 저절로 알게 됩니다.^^ 5. 혹시 뭐가 막힌다 싶으면 언제든지 저에게 물어보십시오. 편안해지실 때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만나뵈서 참 반가웠습니다. 잠깐 스치듯이 지나가면서 인사드렸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나 할까요.^^ 수필분과 회원이시기에 모른 척할 수가 없었습니다.

홍콩에서의 사건.

말 하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