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경렬
ㆍ작성일	2015-06-23 09:51

ㆍIP: 61.xxx.81

복 받은게야
복 받은게야

김 경 렬

관청에 근무하는 이 주사는 나와 같이 총무과에 근무하는 옆자리의 동료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챤이며 눈이 반짝이는 똘똘한 아들 용이와 밝고 명랑한 부인과 세 식구가 다복하게 살고 있다. 출근만하면 아들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 도 그럴 것이, 결혼 후 십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었던 이 주사였기에 아들에 대한 정이 남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부는 예의바르고 착했으며 동네 어른들을 공경하는 마음도 남달랐다. 동네 에서는 모범부부라고 자주 칭송을 들었다. 다만, 아이가 없는 것이 옥에 티라고들 하였다. 이 주사는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서로 내용을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이웃 간에 인심이 좋아 자그만 것도 서로 나누며 정답게 살고있다. 특히 어른들이 많이 살고 계셔서 편안하고 조용한 마을 이다.

은행잎이 샛노랗게 물드는 가을 어느 날 이었다. 갑자기 온 동네가 가을바람을 타고 물결처럼 술렁거리기 시작하였다.
“아니! 뻐꾸기도 아닌 것이 어찌 그런 짓을.....”
“아기가 없는 집 인줄 알고 한 짓이야”
“혹시 아비가 바람피워 낳은 것 아니야”
평화롭던 마을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아이가 없는 이 주사의 집 울밑에다 아기를 놓고간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수소문을 해도 새벽이라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다. 이 주사 부인이 조간신문을 가지러 나왔다가 아기소리를 듣고 발견하게 되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아버지께 상의하러 오곤 하였는데 어김없이 부부가 아기를 안고 찾아왔다. 아버지는 부부에게 ‘옛 부터 업둥이는 복을 안겨다 준다는 말이 있으니 며칠 기다려봐서 찾아오는 이가 없으면 입적을 생각해 보도록’ 권하셨다. 아기는 예쁘고 피부도 희고 눈망울이 똘망똘망 하면서 유난히 반짝거렸다. 우여곡절 끝에 아기는 이 주사의 아들로 입적을 하였고 마을의 귀염둥이로 예쁘고 똘똘하게 잘 자랐다. 아버지는 그 아이가 비범한 기운이 있다고 하셨다.

아기는 부부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자란덕분에 말문이 열리면서 부부의 기도 끝에,
“하나님! 예쁜 아가 만들어 주세요”
라고 기도를 하여 부부를 깜짝 놀라게 했단다. 부부가 아이를 극진히 위하고 사랑으로 키우는 모습에 이웃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부부가 혼인한지 십 구년이 되었다. 아이는 벌써 국민 학교에 입학을 하였다. 그런데 조용하던 동네에 별안간 기적이 일어났다. 뚱뚱하다고 느꼈던 그 부인이 병원에서 딸을 낳았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온 동네가 경사스런 분위기로 한바탕 술렁거렸다.
“그 아기가 복덩이야, 아기를 잘 길러서 복 받은 게야”
“사람은 착하게 살면 끝을 본 다 잔여”
마을은 덕담이 넘쳐흐르고 축복으로 훈기가 가득했다. 모두들 내 일 인양 기뻐하며 축하를 해 주었다.
부부는 뒤늦게 임신을 알았으나 조심스러워 밝힐 수가 없었다고 미안해했다.

이 주사는 오늘도 아들용이 자랑으로 정신이 없다. 용이 녀석이 아기 때부터 ‘예쁜 아가 달라’는 기도를 시도 때도 없이 하더니 이렇게 딸이 태여 났다며 행복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동료들도 자기의 기쁨처럼 함께 즐거워하며 너도나도 축하의 악수를 해주었다. 가끔은 일도 않고 아들 자랑만 하는 것 같지만 그는 업무중 모르는 것은 공부를 해 가면서 성실하게 일도 열심히 잘했다. 야근도 자청하고 당직근무도 대직을 해주는등, 봉사와 희생적인 모범생 이었다. 이 주사의 모든 행동과 마음가짐이 모범되고 표양이 되는 그의 모습은 모두를 감동 시켰다. 이로 인해 드디어 모범 공무원 표창을 타게 되었다.

시골 관청에서 내무부 장관 상은 상당한 영광이다. 모든 동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이 주사는 곧 승진도 하게 된다. 이번에는 겹의겹 경사라고 축하의 봇물이 직장에서 터졌다. 그날 저녁 과장님의 축하회식으로 동료들이 식당에 모였다. 이 주사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하더니,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입을 꽉 다물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이모든 경사는 제 아들용이 덕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와아! 함성이 터지며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식당을 뒤 흔들었다. 가슴으로 낳은 아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는 이 주사의 두눈에서 감격의 눈물을 흐르고 있었다. 동료들은 외쳤다. 건배!
존경합니다! 존경합니다! 존경 합니다! 화이팅!

백낙은 2015-06-23 11:31	`김경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경렬 작가님.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글이군요. 이 주사 가정에 하늘이 보내신 복덩이는 용이였군요. 이런 경우엔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소중하리라 여겨집니다. 저도 거기 참석했는 분들과 함께 건배를 외쳐 봅니다. 이 주사님의 가정이 더욱 화기애애한 행복한 가정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샬롬입니다.

박정근 2015-06-26 09:54	`김경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경렬 작가님 오랜 게으름의 끝에 찾아온 작가님의 서재에서 가슴 따뜻하고 흐믓한 글에 행복하게 머물러 봅니다.입양의 가장 행복한 예를 보눈것 같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모든 행복의 열쇠임을 다시한번 깨우치게 됩니다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실천하며 살고있을 그분과 그분 부모님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감사히 다녀갑니다 작가님 평안하세요~~^^

김경렬 2015-06-23 18:59	백낙은 작가님! 역시 수필 분과 위원장님께서 일등으로 찾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졸작에 감탄을 해 주셔서 부끄럽지만 고맙고 감사합니다. 제가 68년도에 고향을 떠났으므로 그 아이는 55세가 되었겠네요. 키워주신 부모의 은공을 잊지않길 바랄 뿐입니다. 건강 하시고 늘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김경렬 2015-06-26 10:59	박정근 작가님! 바쁘신 중에도 잊지않고 방문하시고 덕담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비도 오기 시작하니 나쁜 기운을 모두 씻어 내는 효자 비 가 될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즐건 향필 하시기 바랍니다.

정찬열

2015-06-27 18:29

김경렬 작가님
근면과 성실 효덕으로 만들어진 한편으
드라마 같군요 너무 감동으로 배독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갈망하던 단비가 내린 장마가
남쪽으로 물러가며 찌부듯한 날씨에
늘 건안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김경렬	정 작가님! 졸작을 함께해 주시고 감동 하셨다니 대단히 감사합니다. 등이 꺼져서 급히 한편 올렸는데~~ 작가님 건강 하시고 글향 가득 하시기 바랍니다.	6/27 20:37

이정희 2015-06-28 22:34	이제야 수필방에 들러봅니다. 밝은 아침, 밝은 이야기에 가슴이 흐뭇해 져요. 그야말로 하느님의 선물인 아기 였네요. 가슴으로 낳은 아이.. 쉽지만은 않았을 그 사랑이 행복을 가져다 준 이야기가 감동입니다. 주말밤 편안하고 좋은 시간 되셔요 ~~

김경렬 2015-06-29 05:13	바쁜중에 귀한 시간 감사합니다. 어제 조율로 통화 하며 거사를 마무리 하였답니다. 편안히 일하시고 건강 유지 잘 하시기를~~ 감사합니다.

설연화

2015-06-29 10:23

쉬이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더군다나 요즘엔 버려진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베이비 박스라는 것까지 설치가 되겠습니까. 물건도 아닌데.... 거리에 버려서 죽어가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그 생명을 건져보자라는 의미에서 설치가 되었지만, 그 또한 장단점이 있어서, 오히려 영아는 그곳에 버리면 된다는 의식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요즘 기사를 읽을 때마다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데...
모처럼 여유를 즐기느라 수필서재에 들어왔다가 좋은글에 흠뻑 미소를 지어봅니다.
가슴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김경렬	행사때 뵙고 반가웠습니다. 오늘은 제가 설작가님 방문으로 횡재를 한 듯 기분이 좋습니다. 덕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즐거운 하루가 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6/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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