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경렬
ㆍ작성일	2016-10-18 06:01

ㆍIP: 116.xxx.148

앞집 아저씨
앞집 아저씨

앞집 아저씨는 성큼성큼 땅만 보고 걸어 다녔다.
마주칠 때 절을 해도 쳐다보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얌전한 아저씨라고 좋게 봐주었다.
그런 아저씨가 술을 푸다 눈이 맞아 술집 아낙을 안에 들여 밥줄 따라 예까지 데려 왔다.
술 마시면 제 술상도 워럭 당겨 월떡 엎어놓고
아낙을 마구 두들겨 패고, 고래고래 질러대며 와장창 살림 부수고
여느 때, 끔찍이 여기던 그 아낙의 "으악"소리 담을 넘었다.
아낙은 울밑으로 달려 나와 호박넝쿨 속에 숨어들어 할딱거렸다.
나 어린 언년이 놀란 눈 꿈뻑꿈뻑, 새 가슴 콩닥콩닥.
얌전하던 아저씨는 어디로 가고 얼빠진 미치광이 나대는 모습뿐.
술 깨면 얌전해져 깨부순 살림살이 도로 사라, 돈 뭉치 받는 맛에 피 멍든 아낙
얼굴이 환하게 웃는다. 아낙은 부끄럽다, 이웃과도 담 쌓았다.
빗장을 걸어두고 헐어진 흙담을 넘어 우리 집만 오고갔다.
맞고 사는 불쌍한 년, 오갈 데가 없다더니
이어지는 술 벼락에 한 밑천 잡았는지 흐느끼던 어느 날, 아낙은 보따리를 쌌다.
울 엄마께 절하고 뒤도 보지 않고 떠났다.
그 후로 언년인 그 아저씨가 무서웠다.
괜스레 술 먹은 사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이리저리 피해 갔다.
점잖아서 마냥 어려웠던 내 아버지는, 술 드시면 인자하게 웃는 모습 보기 좋은데,
앞집 아저씨의 너무 다른 모습보며 엄청 놀란 언년이,
술을 많이 마시면 보기흉한 모습으로 정신 나간 괴물이 되는 것이라고 새겨졌다.
파뿌리가 되어, 그것이 틀렸음을 알면서도 언년인 아직도 술을 못 한다.
멀쩡하던 사람이 마음 고삐 풀리고, 허튼소리 지껄이며 비틀대는 흉한 모습 정말 싫었다.
어쩔 수없이 어울려도 살그머니 빠져 나온다.

*워럭 / 매우 급히 잡아당기거나 대드는 모양. 급히 얼싸 안는 모양.
*월떡 / 훌쩍. 갑자기.
*여느 / 보통
*언년 / 어린 여자애를 귀엽게 부른말
*마냥 / 보통의 정도를 넘어 몹시

김경렬 2016-10-18 06:17	산문 시를, 순 우리말로 써 보고 싶어서 시작을 했습니다. 문자가 자꾸 튀어나와서, 쉽게 표현 하고자 신경을 썼습니다. 사실 저는 술맛도 알고 마실줄도 아는데,소주와 맥주(200cc) 한잔이면 더 이상 마시지를 않습니다. 어릴때 너무 놀래서 무의식에 트라우마로 각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가려고 시작했는데 힘이들어 이정도로 끝냅니다.

이석희

2016-10-18 07:15

김경렬 작가님!
자라면서 더러 보았던 광경들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지나갑니다.
처음 만난 듯한 새로운 모습들의 표현이 힘이 든 듯하였어도
잃었던 보석을 찾은 것처럼 소중한 느낌이 듭니다.
정말 소중한 것을 찾았습니다.
건강하세요.


김경렬	이석희 작가님! 제일 먼저 오셔서 힘을 실어 주십니다. 한자나 외래어를 빼고 말하자니 힘이 듭니다. 표현감이나 상황 전개가 약화 되고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10/19 19:29

백낙은

2016-10-18 20:37

김경렬 작가님.
옛날 우리가 어릴 때 이웃집에서 자주 보고 들었던
주정뱅이 아저씨 이야기를 리얼하게 잘 묘사해 주셨네요.
우리 아버님은 약주는 좋아하셨지만 절대로 이상한 행동은 하지 않으셨지요.
약주를 드신 날이면 더 호인이 되시기 때문에 아버지가 더 좋았답니다.
앞집 아저씨 고생좀 하시겠네요. 그러게 있을 때 잘해야 하는 법이지요.
작가님 파이팅입니다. 늘 건필하소서. 샬롬입니다.


김경렬	위원장님! 안녕 하세요? 제 아버님도 술드시면 평소 근엄하셨던 모습이 사라지고 인자하게 웃으셔서 덩달아기분이 좋았던것 같습니다.감사합니다. 감기 조심 하시고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10/19 19:45

김려숙

2016-10-19 01:50

술이 들어가면 인사불성이 되는 앞집 아저씨
평소 호인인 사람이 그러한 추태를 보이면
가슴 아파져요
이웃사촌의 앞집 아저씨의 술 주사
그런 일은 없으면 생각해 봅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


김경렬	김려숙 작가님! 오랫 만입니다. 안녕 하시지요.풍성한 가을 입니다. 좋은글 많이 지피시고 늘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0/19 19:51

주응규

2016-10-19 17:12

김경렬 작가님 옆집 아저씨 누구나 공감할법한 좋은 글 배독합니다
건안건필을 기도합니다


김경렬	감사합니다. 요즘 수필 서재가 작가님 덕분에 에너지가 넘치는것 같습니다. 저도 분발 하겠습니다.	10/19 19:53

정찬열

2016-10-20 15:20

김경렬작가님!
술의 힘을 빌려 순진함이 폭발하는 모습
우리주위에 가끔 있는 일이 있으셨군요
마음을 흔드는 산문시 심 잘배독하고 갑니다.^^

백내장 수술은 원만히 잘되셨는지 궁금하네요
늘 편안 하시고 건안 하시길 빕니다.


김경렬	네, 수술은 잘끝냈습니다. 다만 불편해서 문제입니다. 망막 수술은 안압이 오르면 심한 통증에 시달린다고해서 긴장했는데 다행이 잘 지나가는것 같습니다. 안압이 오를까봐서 앉아서 잠을 자고 머리감기와 세안도 중환자용품으로대체하고 있답니다.불편한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10/20 21:34

김상화

2016-10-22 17:45

술이 사람을 이상하게 만드나 봅니다
주벽이 있는 사람은 술을 과하게 마셨다 하면
자기도 모르게 행동이 거칠어지나 봅니다
어릴 때 흔히 보았던 일입니다만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지요
김경렬 작가님
재미있게 빚어낸 글 잘 읽고 갑니다
가을이 무르익었습니다
산을 단풍들어 아름답게 변했고요
늘 건강과 행복 함께하시고 향필하시기 바랍니다


김경렬	어서오세요 김상화 작가님! 어릴때 너무 놀래서 무의식 속에, 술은 취하면 않된다는 트라우마가 되어서 한잔이상을 못한답니다. 늘 멋진 산행으로 즐겁개 하시는 작가님, 이제는 어느 산행을 하시는지 궁금해서 기다려 집니다. 선선해지는 날씨 감기드지 마시고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10/23 05:29

장계숙

2016-10-30 08:05

예전엔 이웃에 그런 사람들이 꼭 있었습니다.
세월이 고달파서 그랬던건 아닌가? 생각도 해보지만
역시 그 사람의 인성이나 마음가짐이 문제였겠지요.
저도 술 한잔 못 하는 바보랍니다.
직장에서 회식을 하면 늘 술이 따라오죠.
술을 피해다니는 그 시간이 몹시도 괴로워 결심했었죠.
휴가를 2박3일 내고
무슨 일이 있어도 술을 정복하리라 다짐하고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한잔 마셨죠.
잠시후 심장과 귓속에서 천둥소리가 나더니
몸을 가눌수 없는 지경이 되어
호흡도 가빠지고 앞이 흐려지더군요.
마침 직장이 병원을 다닐때라 익숙한 번호로
응급실에 전화해서 바로 실려갔습니다.ㅎㅎ~
그때 알았답니다.
내 몸엔 알콜 분해인자가 없다는 군요.
잘 못 하다가 죽을수도 있다고~
그러니 술을 마시는 것도 아무나 허락된 건
아닌가 봅니다.
술에대한 추억을 읽으며 제 추억이 떠올라
괜한 댓글이 길어졌습니다.
늘 즐거운 글 배독하며 행복하답니다.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다녀갑니다.


김경렬	장계숙 시인님! 어서 오셔요. 외진곳에 방문해주시니 고맙고 감사합니다. 시간내주시고 추억담도 들려주시니 더 좋습니다. 그러나 큰일 날뻔 했습니다. 저는 술맛도 잘알고 마실줄도 아는데 딱 한 잔이면 끝입니다. 아무리 권해도 않먹습니다. 어릴때 놀란 트라우마가 제겐 좋은점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10/31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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