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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은경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은경
ㆍ작성일 2015-01-21 17:53
ㆍIP: 211.xxx.28
아들의 눈물, 엄마의 아픔 - 뒷이야기,

사람의 예감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먼저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아들의 눈물은 잠시 스쳐 가는 성장의 과정이라고
애써 좋게 생각을 다잡으려 했습니다. 자신의 눈물로 인한 엄마의 아픔을 미안해하고,
엄마를 다독이는 아들을 보며 자신에게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고 다짐도 했습니다.
하지만 의령에서 한참 훈련을 하고 있을 아들이 자꾸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통화로 나눴던 대화, 주고받았던 문자, 모든 것이 막연한 불안으로 맘에 걸렸습니다.
신경이 온통 의령에 가있는 아들에게로 쏠린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의정부fc와 게임이 있다는 오늘,
게임 도중 부상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저를 초조하게 했나 봅니다.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엄마 나 게임 뛰다 다쳤어요,-
제 막연한 불안감이 이런 사태를 예견한듯하여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어딜? 어떻게? 어쩌다? 많이?, 병원은 갔다 왔고?-
아들이 대답할 겨를도 없이 걱정이 앞서서 궁금한 것을 연속으로 물었습니다.
고질처럼 늘 속 썩이던 발목 부상이 또,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마음에 정신이 아찔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제발 큰 부상이 아니기를 바라며 훈련이 끝나고 아들이 오기만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내 마음이 편치 않았던 까닭을 알 것 같았습니다.

계획했던 일정을 당겨 서울에 도착했단 연락을 받고 부상상태를 애타게 물었습니다.
-부기는 어떤지? 통증은 얼마나 심한지?- 몇 번을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습니다. -괜찮아요,- 아마도 엄마를 안심시키려는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쓰였지만,
오늘은 학교에서 자고 내일이나 집에 가란다고 하니 불안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아침이 되어 집에 온 아이의 발목을 보니, 약간 부기는 있지만 외견상 큰 부상은 아닌 듯하여
다소 마음이 놓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운동선수는 사소한 부상도 소홀히 하다가는 뜻하지 않은 큰일을
당하기도 한다니, 토요일 오전 진료를 놓치지 않으려고 바로 가까운 병원을 찾았습니다.

엑스레이도 찍고, 초음파 검사도 했습니다. 진단결과는 청천벽력과도 같았습니다.
-인대가 끊어졌고, 뼛조각도 보인다는,-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깁스만 6주 정도 해야 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우리 부부는 한숨부터 나왔습니다.
이번 대회는 물론, 몇 달을 쉬어야 한다니,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선수에게 부상은 치명적입니다. 병원 신세는 말할 것도 없고, 재활치료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빼앗겨야 하니,
실망은 컸지만 아들 앞이라 내색할 수 없어 좋게 얘기했습니다.
-차라리 잘 되었다. 이번 기회에 고질이었던 발목도 확실히 고치고 한 박자 쉬어가자,-
맘 편히 가지라는 말로 아들을 달래는 것 외에 해줄 게 없는 현실이 답답했습니다.

수술해야 한다니, 시행착오를 없애기 위해 여러 병원을 수소문했습니다.
예전에도 단순 성장통을 부풀려 수술하라던 병원이 생각나서입니다.
(과잉진료로 선수의 장래를 멍들게 하는 일부 스포츠 전문 병원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이 분야에선 가장 권위가 있으신 이경태 선생님을 찾아가고 싶었지만 워낙 환자가 밀려있어,
아는 언니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이 언니는 제겐 친언니보다 더 알뜰한 언니이기도 하고, 경험도 많아
제가 평소 많이 의지하는 언니이기도 합니다.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예약이 잡혔다고, -
병원을 찾았습니다. 혹시 수술하지 않아도 되면 좋을 텐데 하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인대 늘어진 것도 그렇지만, 뼛조각은 제거가 불가피하다고 하셨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시려는 듯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도 하셨습니다.
수술 후 예후도 좋아 선수 생활에 지장도 없다 하시며,
이동국 선수도 똑같은 증상으로 수술했다고 하시며 우리를 안심시켰습니다.
아예 수술 날짜까지 잡아놓고 오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최고의 명의시니 수술은 잘 될 것이고, 이참에 한 박자 쉬어가자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초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하고, 한 번도 쉬지 못하고 열심히 뛰어 온 아들입니다.
자동차도 일정 기간 뛰고 나면 정비를 합니다. 사람이라고 다르겠습니까,

그동안 운동하느라 못했던 것을 해보라 권장할 생각입니다.
먹고 싶다는 것도 먹이고, 하고 싶은 것도 해 보라고 하겠습니다.
수술 후 재활의 어려움도 잘 극복하게 하고 다시 열심히 뛸 수 있는 충전의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어려움을 충전의 기회로 활용하도록 아들을 격려하려 합니다.
아들아 힘내자, 화이팅!


*수술과 재활 과정은 다음 글에서 다뤄보려 합니다. 격려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름아이콘 이민아
2015-01-26 12:32
회원사진 		 이은경 작가님! 엄마의 마음으로 이은경 작가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마음에 담아봅니다.
 이은경 작가님이 아드님의 수술과 재활 과정이 한 조각의 햇살로도 고움을 비추듯이, 하양 겨울이 주는 바람속에서도 포근함이 피어나듯이, 정말 축복의 결과가 피어나리라 응원해드릴게요.
 이은경 작가님의 아드님을 향한 사랑이, 간절함이 꼭 아드님의 꿈을 열매맺히는 보물이 되리라 믿어요.
 저는 작가님을 축복하며, 작가님의 서재에 새겨진 제목들을 하나 하나씩 읽어보며 기쁨을 누리는 시간을 만들어 보려해요.
 작가님! 작가님의 삶과 가정에 들꽃의 향기가 스며들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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