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은경
ㆍ작성일	2017-06-04 17:08

ㆍIP: 118.xxx.100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의 마음,

글을 쓰지 않은지가 꽤 오래된 것 같아서 막상 쓰려니 글을 처음 쓰던 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글을 쓰게 된 동기가 막내아들의 운동이었는데, 막내가 대학에 입학하며 운동을 접으니 뭔가 할 일이

끝난 듯 글을 쓰게 되지 않았다는 것이 변명 아닌 변명이기도 합니다.

운동을 시키며 느낀 엄마의 마음을 기록하던 것이 과거의 제 글이라면 이젠 시야를 넓혀 세상 사물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잘 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제 글의 소재를 제공하던 아들은 이제 운동을 접고 지도자의 길을 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대학 기숙사에 머물며 경기 지도학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운동 할 때는 제가 곁에서 모든 수발을 하였기에 느낀 것도 많고 글의 소재도 많았지만, 이제는 엄마

품을 떠나 2주에 한 번 얼굴을 보게 됩니다. 아들의 일상을 막연히 잘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 보고

있습니다. 아마 막내에 대해서는 글을 쓸 소재가 당분간은 없을 듯도 합니다.

막내가 운동할 때는 안쓰러운 마음에 온통 신경이 막내에게 있었다면, 이제는 큰 아이가 엄마를

신경 쓰게 한답니다. 막내야 기숙사에 머물며 공부를 하니 특별히 엄마가 신경 쓸 일이 없지만,

군대 간다고 훌쩍 집을 떠나 입대한 큰 아이의 일상이 엄마의 마음을 졸이게 하기도 합니다.

휴전선 일대에 무인 비행기가 날아왔다는 뉴스를 보고도 엄마의 마음은 덜컹 내려앉아 별일 없다는

전화를 받고도 불안한 생각이 엄마의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막내가 진학하며 이제 걱정은 덜었구나

했는데, 엄마의 위치는 늘 걱정을 안고 살게 되어있나 봅니다.

막내와는 달리 큰 아이는 엄마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런 아이입니다.

입대하는 날도 본인이 별일 아니라는 듯한 행동에 논산까지 따라가면서도 입대를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엄마들이 아들을 입대시킬 때 운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슬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막상 아이를 입대시키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들의 빈자리를 보며 울컥 서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늘 함께하던 아들이 옆에 없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아들의 옷가지가 집에 전해졌습니다. 입고 간 사복을 벗어 집으로 부친 것입니다.

포장을 뜯으며 말 못 할 서러움이 가슴을 미어지게 했습니다. 큰 아이가 입던 옷을 들고 한참을 넋을

잃은 듯 망연자실했습니다. 아들의 체취가 가득 밴 옷을 들고 아들이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텅 비게

했습니다. 가슴이 뚫린 듯 허전하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들이 첫 휴가도 다녀갔고, 아들을 찾아 전방 부대까지 면회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생활 환경이 엄마의 걱정을 한결 덜기는 했지만 그래도 뭔가 불안한 생각이 들어 뭐가 이리

불안하지 생각해 보면 큰 아이에 대한 막연한 걱정입니다. 이왕 간 군대이니 전방 초소에 지원 하겠

다는 가슴 철렁한 아들의 말에 놀라 절대 그러지 말라고 신신당부로 말리기도 했습니다.

북한과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져 혹시 전쟁이라도 나면? 예전에는 하지 않던 걱정을 하게 되는 것도

다 큰 아이 때문입니다. 아무 일 없이 군 생활을 잘 마쳐야 할 터인데,

아들은 그러는 엄마를 걱정하지 말라고 늘 다독입니다.

약간 살이 빠지기는 했지만, 탄탄해진 몸매를 보며 엄마는 든든합니다.

내 아들이 벌써 군인이 되었구나! 아들의 일상을 늘 걱정하지만, 엄마는 보람을 느낍니다.

얼마 있으면 휴가를 나온다고 합니다. 건강한 모습의 아들을 기다리는 엄마는 그래도 행복합니다.

베레모를 쓴 멋진 아들, 엄마는 자랑스럽습니다.

아들 입대하던 날

엄마들 운다지만 담담히 웃었다.

넷이 갔다 셋이 오며 빈자리 하나

텅 빈 가슴

마음은 아들 따라 군에 두고 왔다.

백낙은

2017-06-04 20:46

이은경 작가님.
오랫만에 뵈니 더욱 반갑습니다.
"아들 입대하던 날"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가슴이 짠~합니다.
"엄마들 운다지만 담담히 웃었다.
넷이 갔다 셋이 오며 빈자리 하나
텅 빈 가슴
마음은 아들 따라 군에 두고 왔다."
멋진 표현력에 감탄입니다.
어머니 마음이 왜 안그러겠습니까!
그러나 작가님. 그것 또한 지나가는 것이랍니다.
아마 더 씩씩하고 건장한 청년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그날을 바라보며 오히려 기뻐하세요. 평안을 빕니다.


이은경	반갑게 맞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랫만에 서재에 들리니 약간 서먹하기도 하네요, 하던 일에서 갑자기 해방 된 듯 잘 쉬었습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서재에 불을 끄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신 위원장님의 환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6/5 05:10

김경렬

2017-06-05 03:21

작가님 오랫만입니다.
그동안 벌써 큰아들이 입대를 하셨네요.
어미 마음이야 그렇답니다.
데려다줄땐 초연한데
돌아설때는 울컥한 것 사실입니다.
그러나 곧, 든든한 모습에서 위안을 받게 되지요.
어미새의 걱정은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답니다.
건강하게 군복무를 잘 하도록 기도해 드릴께요.


이은경	언제나 언니같이 따뜻하게보살펴 주심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경렬 작가님, 새로운 소재를 찾아 서재에 불을 밝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행사 때 뵈어요, 김경렬 작가님,	6/5 05:09

이석희

2017-06-05 10:10

이은경 작가님~~~
아비인 저도 가누기 힘이 들만큼 힘이 들었는데 엄마의 심경이야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든 자리는 표가 없어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고 합니다. 그게 가족일 경우에는 더 하겠지요. 그래도 나올 기약이라도 있으니 나보다 더 힘이 드는 사람보다는 좀 낫다 생각하시고 용기 잃지 말고 기다리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남의 말이라고 쉽게 한다 하실테지만 달리 묘책도 없거든요. 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말고는요. 소용 없는 말로 아픔을 더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모처럼 함께 눈물 흘린 이 아침이었습니다. 아들의 건강을 빌어 드리겠습니다.


이은경	이석희 작가님, 따뜻한 격려의 말씀 가슴에 담습니다. 남의 말이라고 쉽게 하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장자이시고 선배로서 따뜻한 배려라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묘책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좋은 생각만 하며 아들이 무사히 의무를 마치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작가님,	6/8 21:20

정찬열

2017-06-06 20:13

이은경 작가님~!
모든 부모님들의 심경은 다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큰아들과 막내아들은 천성을 타고난것 이구요
설령 지금 잠시는 빈자리가 되어도 삶의 질을 더져가는
기간이 군생활 의지와 인내를 담금질 하는 곳이 곧
군대 이니깐요 엄마의 마음이야 항상 장년이 되어도
조심하라는 말 을 달고사는 부모마음 공감하는
멋진글 순간에 읽고갑니다.
씩씩한 대한의 남아로 무탈하게 잘 마치라고 빌겠습니다.


이은경	정찬열 작가님 찾아 주시고 따뜻한 댓글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작가님께서는 해병대 출신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답니다. 제 아들도 해병대에 가고 싶어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말씀대로 강한 아들이 되어서 돌아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찬열 작가님,	6/8 21:24

김종덕

2017-06-06 23:05

이은경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어머니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튼튼하고 남자 다우니까 군대에 갔고 또 나름의 자신감으로 어려운 일을 찾아 하겠지요. 그 용기를 칭찬하십시오. 군대 못 간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요즈음은 군대 갈려면 7-8수는 해야 갑니다. 그만큼 탁월하지 않으면 군대에 가지도 못합니다. 군대는 살아가는데 큰 정점이 됩니다. 군대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얼마나 비열해지고, 얼마나 사람다워지고,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가 되기도합니다. 청년은 어려움을 겪어보아서 사람위에 사람있고 사람 밑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배우고 알아야 보다 큰 일을 할 수 있고 계획을 짤 수 있읍니다. 앞날을 위한 트레이닝입니다. 이것을 겪지 않으면 많은 허송 세월을 보낼 수 있읍니다. 부모님께서 보시더라도 더욱 남자답고 강해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강해지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을 감사히 지켜보셔야 아드님은 강해집니다. 나중에 자제분이 길을 못찾고 해메는 것보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스스로이 길을 찾아 갈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결혼의 조건 중에 하나가 군대를 갔다왔느냐 아니냐가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크게 스스로 크기 위해서 과정을 밟는 것입니다. 절대 우지 마시고 지켜보시며 격려해 주십시오. 얼마나 든든하겠읍니까. 이 사회는 강하지 않은 청년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람을 만드는 것은 부모의 힘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듭니다. 어디 가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사회에 대한 과외수업입니다. 크게 강하게 생각하십시오. 저도 군대 다녀오지 않은 학생들은 무언가 모자란다는 생각을 하며 다그칩니다. 사람되라고요.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이은경	김종덕 작가님, 장문의 댓글로 좋은 조언을 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말씀대로 요즘은 군대 가기도 쉽지않다는 걸 실감 했습니다. 학교를 휴학하고 상당 기간 기다려야 했습니다. 강한 아들이 되어 다시 돌아 온다는 기대가 있으니 편하게 기다리겠습니다. 작가님의 따뜻한 말씀 너무 감사드립니다.	6/8 21:28

주응규

2017-06-08 12:44

이은경 작가님 서재에 모처럼 들려 좋은 글 배독합니다
우리 둘째 아들도 군생활이 이제 6개월에 접어 들어섰습니다
대한의 남아로 돌아올거니 너무 걱정마십시오
항상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십시오.


이은경	주응규 작가님께서 좋은 말씀을 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아드님도 입대 하셨다니, 심정을 이해 하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주응규 작가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6/8 21:31

황양국 2017-08-10 11:48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좋은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오필선 2017-08-21 11:42	이은경 작가님, 군 생활을 하는 아들같은 친구들과 35년째 같은 생활을 반복하고있습니다 아들도 군을 제대하고 복학해서 학업중입니다 부모에 마음은 모두가 하나인듯 합니다 귀하디 귀한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는 맘 살뜰하게 군 복무하는 아들들에 부모가 되겠습니다

박재도 2017-12-15 10:34	먼 이국에서 작가님의 글을 잘 감상했습니다. 저 1970년 군에 입대할 당시 저의 어머니 모습입니다. ( 본향 (本鄕)에 계실 어머니) 저의 서재 11번 글에서 발취) "군 입영통지서를 받고 떠나던 날 당신께서는 이른 새벽부터 분주하게 음식을 장만하여 자식이 좋아하던 음식을 가득 차린 상 앞에서 손수 수저를 손에 쥐여 주면서 “배고플라 든든하게 묵고 가야지", 하시고는 부엌으로 나가셨습니다. 당신도 함께 드시자고 하였더니 숭늉 데워오겠다며 한참 만에 들어오신 당신의 눈가에는 눈물이 흥건히 고여 있었습니다. 대문에 기대고 서서 하얀 머릿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 ‘몸 건강하게 잘 갔다 오라고 하시던 당신의 모습을 뒤로한 채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을 향해 달렸습니다. 항해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오니 당신께서 돌아가셨다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무너지는 안 따가운 소식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 떠나던 날 손을 흔들어 주시던 당신의 모습을 그리며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왔건만 진정 당신께서는 ‘당신의 영정과 하얀 고무신’만 철부지 못난 자식을 맞이하여주었습니다. 막내아들 군에 보낸 뒤 한마디 말씀도 없이 떠난 당신을 목 놓아 불러 봅니다만 "내 강생이 왔나?" 하시던 당신의 음성은 ‘엄마! 엄마!’ 이 자식의 애절한 통곡에도 허공에 메아리칠 뿐입니다". 이은경 작가님의 훌륭한 글에 저의 어머니가 생각나 올렸습니다. 작가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베트남에서

뜨개질,

생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