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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은경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은경
ㆍ작성일 2014-03-29 11:27
ㆍIP: 183.xxx.232
지도자의 햇볕교육, 막내를 변화 시키다.

지도자의 햇볕교육, 막내를 변화 시키다.                 조아/이은경,

 

부모가 자식의 성격을 제대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늦게 깨달았습니다.

큰아이와 작은 아이의 성격을 엄마인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큰아이는 얌전하고

말이 없이 조용한 성품이라, 내성적인 아이라고 생각을 했고, 상대적으로 밝은 성격으로

까불고, 언제나 명랑한 막내는 외향적 성격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큰 아이가 운동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남편과 제가 극구 반대를 했지만, 막내가

축구를 하겠다고 할 땐 별다른 반대가 없이 동의했습니다.

성격이 외향적이라 운동이 체질에 맞을 거라고 판단을 한 까닭입니다.

 

그런데 막상 운동을 시킨 후 살펴보니 우리의 생각이 빗나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운동하면 잘 적응하리라 생각했던 막내가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맘도 여리고 자신감이 없이 움츠리는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였던 것입니다.

소위 흔히 말하는 방안 투수라고나 할까요,

오히려 내성적인 아이라고 걱정을 했던 큰아이가 친구도 많이 사귀고 인기도 있는 밝고

쾌활한 아이였습니다. 집안에서 보였던 행동을 밖에서는 반대로 하는 셈입니다.

 

막내가 초등학교 입학 할 즈음에 시작된 아토피로 인하여 무척 고생했습니다.

짓무르고, 붓고, 심한 가려움은 옆에서 보는 식구들의 간장을 녹였습니다.

막내의 고통을 지켜본 우리 부부는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 들어주게 되었고, 부모에

대한 의지나 응석이 알게 모르게 아이의 성장에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취미 삼아 클럽에서 시작한 축구를 초등학교 6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매달리게 되었고

이때부터 막내가 내성적 성격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선 후배적 규율과 단체 활동의 통제성에 더하여 감독과 지도자의 엄격함이 아이를

주눅이 들게 하였고 의기소침하여 자신 있는 행동을 보이지 못하고 초중학교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마음도 편치 않았습니다.

아마도 집안에서 사랑을 받고 뭐든 들어주는 환경에서, 단체생활의 엄격함에 쉬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내성적 태도를 보이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아이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자신의 활동을 자랑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밖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던 아이입니다. 자신감을 찾은 듯 성격도 밝아지고 의욕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이의 이런 변화에 부모인 우리는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뭔가 될 것 같다는 희망입니다.

 

이런 변화의 배경을 살펴보았습니다.

지도자의 자상한 사랑의 배려, 이것 때문입니다. 지도자는 아버지 같은 엄격한 사랑을 주시는 분이 계시고, 또 어머니 같은 자상한 사랑을 베푸는 분도 계십니다.

흔히 아버지의 사랑은 마음속에 품으시고 겉으로 들어내지 않습니다. 이뿐 자식 매하나

더, 이런 엄격함 속에 내재된 사랑이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막내의 초등학교 시절과 중학교 시절의 감독은 다 아버지 같은 분이셨습니다.

응석받이 방안 투수인 아들은 이런 엄격함에 기가 죽은 듯합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막내가 달라진 건 감독님의 자상한 어머니와 같은 배려입니다.

어떤 것도 다 들어주실 것 같은 친밀감, 자상한 관심과 배려, 감독님 이라 하면 막연히 어렵고 두렵기 만 하던 존재인데, 어린 시절 아토피에 고생하던 자신을 사랑으로 감싸던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된 듯합니다.

물론 잘못에 대해선 엄하게 질책을 하시지만 따뜻하게 다독이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교육적으로 어느 것이 좋다고 섣부른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반듯하게 자랄 것이란 믿음은 있습니다.

 

막내는 고등학교 생활이 너무나도 좋다고 합니다. 학교공부부터 축구부 활동까지, 최상의

환경에서 공부와 축구를 하는 셈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 자신이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 점입니다.

자신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이처럼 몸도 마음도 성숙해 가는 아이를 보며 생각해 봅니다.

-사랑과 칭찬- 사실 아이가 얼마나 칭찬을 받을 만큼 잘하겠습니까?

하지만 질책보다는 칭찬이 소심한 아이에겐 약이 된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지도자의 햇볕교육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옷을 벗게 하는 것은 바람이 아니고 따뜻한

햇볕이라는 옛이야기, 아이를 따라 엄마인 저도 긍정적으로 미래를 품어봅니다.

갈 길은 멀지만, 꿈을 갖고 열심히 하면 뜻을 이룰 것이라는 무지개를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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