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은경
ㆍ작성일	2016-01-23 15:40

ㆍIP: 211.xxx.28

화려한 외출

언제 컸는지 모르게 훌쩍 커버린 두 아들, 아이들이 커지고 나서는
식구가 여럿이 아닌데도 가족이 한 식탁에 모여앉아 밥 한번 같이 먹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모처럼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 같이 바깥바람을 한번 쐐보는 게 어떻겠냐고 바람을 넣어 봤습니다.
손안에 자식이라는 말이 있듯, 자식들도 성장하고 나면 부모들과 어울리는 걸 달가워 하지 않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두 아들 모두가 좋다고 내 말에 동의해 주었습니다.
약속이 잡히고, 흡사 남편과 데이트라도 하는 설렘으로 우리 셋은 신나게 -고고-

어디로 갈까는 금세 정해졌습니다. 그리 멀지 않는 노원역 근처 번화가로 가기로,
노원의 변화 가는 도심은 아니지만 젊음이 넘치는 생기있고 매력 있는 젊은이들의 해방구로
자리 잡은 곳입니다. 흔한 기회가 아니니 오늘만큼은 두 아들을 위해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쓰리라고 편하게 맘을 먹고, 기분 좋게 추억을 만드는 일에만 몰두하자고 작정했습니다.

우리는 우선 쇼핑을 하기로 했습니다.
친정아버지와 어머니를 닮은 탓인지 나는 꾸미기를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집 안에 있을 때면 하다못해 손톱이라도 장식을 하고 있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할 정도로,
그런 나지만, 자식 기르느라 남편 시중드느라 나에 대해 투자를 할 여력이 없었는데
든든한 아들 둘을 좌우에 거느리고 하는 쇼핑이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한 뱃속의 자식이라도,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형제간의 다름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아이도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 남편과 저는 웃을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이리도 유전자라는 게 무서운지 큰애는 영락없는 남편의 붕어빵이라고 할 정도로
남편하고 너무도 닮았고, 작은애는 제 판박이라 할 만큼 저와 닮았습니다.
이런 다름이 자식을 여럿 낳아 기르는 행복인지도 모릅니다. 다 같으면 기를 맛이 덜하겠지요,

큰아들은 값이 비싸거나 맘에 든다 해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반면에 작은아들은 맘에 들거나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고 갖고
싶어 합니다. 오늘만큼은 기꺼이 모든 걸 희생하겠노라 하였기에 막내가 신이 났습니다.
저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좋아하는 무언가를 해 주는 엄마의 행복입니다.

즐거운 쇼핑을 끝내고 다음 차례는 입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맛있는 식당을 찾는 것입니다.
두리번거리다 들어간 곳은 닭갈빗집, 매콤한 닭갈비에 곁들여 술 한 잔씩을 하기로 했습니다.
평소에도 집에서 치킨을 시켜놓고 맥주 한 잔을 나누곤 했는데, 모처럼의 외출에 술 한잔이
없을 수가 없지요, 주량도 큰 애는 아빠를 닮아 센 편이지만 막내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저를 닮았다면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할 듯싶습니다.
닭갈비집 쥔장이 막내를 보더니, 민증을 까라고 했습니다.
"저는 안 마셔요, 사이다로 하나 주세요" 그렇다고 모처럼의 외출에 녀석만 뺄 수는 없지요,
"너는 물컵 비우고 한 잔 받아"
우리 가족을 위해 건배!
그러고 보니 정작 전 씨 집안의 대장이 빠졌습니다.
한번 집안에 들어오면 외출을 싫어하는 남편, 이럴 때만이라도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키, 180cm 중반이 훌쩍 넘는 두 아들이 어느새 든든한 나의 울타리가 되어
단 몇 시간이지만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고운 추억을 쌓은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큰아들 녀석이 입대하려고 대기 중 이니 이런 기회가 앞으로 흔치 않을 것
입니다. 막내도 진학하면 우리 곁을 떠날 것이고, 아마도 또래끼리의 만남이 더 행복하겠지요,
군대 가기 전, 셋이 아닌 넷이서 함께 멋진 외출 자리를 만들어 보자,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엄마 마음대로 정해도 늘 흔쾌히 들어 주던 착한 아들들이지만,
시간이 잘 맞아 주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 엄마가 또 한 번 행복하고 싶습니다.

정찬열 2016-01-23 17:02	이은경 작가님 ! 든든한 두알틈에 감동받는 외출을 하셨군요 더군다나 딸애들보다 아들들은 좀체로 가족과 함께하려 하지않은데 아들들의 효심 깊은 든든한 아들의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작가님의 "화려한 외출" 즐감으로 배독했습니다. ^^ 앞으로도 더큰행복과 가정의 화려한 외출이 계속되기를 기원 합니다.^^

백낙은 2016-01-24 09:37	이은경 작가님. 안녕하세요. 화려한 외출! 잘 보았습니다. 사진은 아주 젊어 보이는데 벌써 그렇게 큰 두 아들을 두셨네요. 두 아들과 함께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셨으니 얼마나 즐거우셨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이 있었군요. 대장님이 빠진 것 말입니다. 아마 남편께서 세 모자가 즐거운 시간 가지라고 양보하신 것일 겁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권하여 같이 나가셨더라면 더 즐거웠을 터인데 아쉽네요. 남편이 외출을 싫어 하신다고 해도 자꾸 권하면 싫은척 하면서 따라나서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그렇거든요.ㅎㅎㅎ 큰 아들 군대 가기전에 네 가족이 함께하는 멋진 외출 하시기를 바랍니다. "멋진 외출"이란 글 기대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이은경 2016-01-24 12:40	《Re》정찬열 님 , 정찬열 작가님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행히 우리 아들들은 아직은 가족이 우선입니다. 더 세월이 흐르고 각자 제 가족이 생기면 달라 지겠지요, 그때는 아마 많이 서운할 것 같습니다. 날씨가 매우 춥습니다. 건강에 유의 하시고 휴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은경 2016-01-24 12:47	《Re》백낙은 님 , 오랫만에 글을 올렸습니다. 변함없이 반겨 주시는 작가님의 따뜻한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가능하면 매달 글을 쓰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주변을 보면, 제 연배에서는 아이들을 일찍 키운것 같습니다. 작가님 말씀데로 다음 외출에는 남편이 꼭 같이 가도록 하겠습니다. 종일 일하고 쉬는 시간이나마 쉬고 싶다는 남편이지만 잘 설득하겠습니다. 따뜻한 작가님의 댓글에 한결 힘이 솟는 느낌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지켜봐 주시는 든든한 후원자로 기대하겠습니다.

김경렬 2016-01-24 21:32	이은경 작가님! 반갑습니다. 장고 끝에 행복한 나들이를 하셨네요. "화려한 외출" 을 배독하며 돈독한 가족애를 느껴서 더불어 훈훈한 가슴이 되었습니다. 자주 뵙기를 기대하며 미소 가득 안고 나갑니다. 늘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이은경 2016-01-25 11:49	《Re》김경렬 님 , 김경렬 작가님, 이곳에서 뵈오니 더욱 반갑습니다. 마음이 한가롭지 못해 글쓰기가 소홀했습니다. 열심히 하라고 야단 맞았습니다. 더욱 노력 하겠습니다. 매운 한파에 몸조심 하십시요 작가님,

백낙은 2016-02-08 12:06	이은경 작가님. 안녕하세요. 설 명절이라 인사차 들렸습니다. 남자들은 앉아서 먹기만 하면 되는데 여자들은 명절에 더 고달프시죠? 그래도 사랑으로 하시면 행복하답니다. 지난 날 작가님이 올려 주신 글로 많이 즐겁고 행복했는데 올해도 좋은 작품 향필 하셔서 우리를 더욱 기쁘게 해 주시고 우리 서재를 빛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은안 하소서.

질그릇,

언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