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공지사항
|
ㆍ2024 짧은 詩(시) 짓기 |
04/19 |
ㆍ2024년 봄행사 (신인문 |
02/27 |
ㆍ2024년 대한문인협회 |
01/23 |
ㆍ2023년 순우리말 시 짓 |
07/10 |
ㆍ2023년 대한문인협회 |
05/22 |
ㆍ2023 짧은 詩(시) 짓기 |
05/04 |
|
|
|
|
|
|
|
|
|
|
|
|
|
|
|
|
|
|
상
담 안 내
건의사항이나 문의는 e-mail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
일 주 소
poemmusic-net@hanmail.net
문의전화
: 1899-1341
평일AM
10:00 ~ PM 05:00
토요일,
일요일은 휴일입니다.
|
|
|
|
정회원 회비 납부 계좌번호
470737-04-001235
(국민은행)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 회비만 입금 가능
정회원
연회비: 10만원
입회비 無(무)
(자세한
내용은 상단의 일반회원/정회원 구분을 참고해주세요)
시음사 출판사 및 기타 관련
국민은행 470-21-0281-214
예금주 김락호
|
|
|
|
|
 장선희 소설가 문학서재
|
|
| ㆍ작성자 |
장선희
|
| ㆍ작성일 |
2020-03-12 17:37 |
|
|
소설/ 먼저 가신 어머니 날 부르신다- 8.
소설/ 먼저 가신 어머니 날 부르신다- 후편8
5. 선영의 다섯 번째 꿈 여행
어머니 아버지는 선영이가 가끔 친정집을 가면 애틋한 딸로 반겨주신다. 어린 나이부터 살림살이를 도맡아 시켰던 것이 항상 안쓰러웠던 부모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선영은 12월로 들어서면서 김장을 끝내고 조금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전화가 왔다.
“선영아, 김장은 했냐?, 배추 농사를 지었으면 줬을 텐데, 배춧값이 만만치 않았겠구나.”
“엄마, 어제 김장했어요, 아니에요, 그냥 스무 포기 정도 하니까 얼마 안 들었어요, 요즘 좀 한가해졌는데 김치 좀 갖다 드릴까요?, 달랑 무김치도 큰 통으로 두 통 했는데요.”
“아이구 아니다, 동네서 배추랑 무랑 얻어서 벌써 했지, 한가하니까 은제 다녀가그라, 고구마도 가져갈 겸 한번 와야지.”
“엄마, 그렇지 않아도 갈려고 했는데 내일 당장 갈게요, 드시고 싶은 거 있음 얘기하세요.”
“아무것도 필요 읎다, 먹구 싶은 것두 없구, 얼굴만 보면 되는 게지, 그냥 오그라.”
“엄마, 알겠어요, 낼 일찍 갈게요.”
선영은 고향에 간다고 생각을 하니 왠지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다. 우선 세탁기를 돌리고 집 안 청소에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하여 하루를 어찌 보냈는지 순식간에 저녁때가 되어버렸다. 아들과 딸이 직장에서 퇴근 시간이 되어 들어오고 있었다.
어제는 김장했는데 아이들이 제각기 회식이 있다 해서 보쌈은 오늘 먹기로 했었다. 김장하고 남긴 배춧속 무채 양념을 진달래 꽃무늬 접시에 담았다. 보쌈에 쓸 절인 배추 반포기를 씻었다.
겉절이 김치는 알 배추를 손으로 ‘쭉쭉’ 찢어서 굴을 넣어 버무렸다. 향긋한 바다 내음의 싱싱함은 침이 넘어간다. 된장, 생강, 월계수 세 잎을 넣고 돼지고기 목 삼겹살을 사다가 삶는 동안 구수한 냄새가 온통 거실에 퍼지고 있었다. 아이들의 환호성에 금방 밥상에 둘러앉았다.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너희 출근 안 하지?, 내일 누가 엄마랑 외할머니한테 같이 갈래?.”
“엄마, 요즘 누가 엄마랑 같이 다녀요, 주말엔 약속 있어서 안 되고,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아이고오, 알았다, 그래 혼자 다녀오마, 엄마도 혼자 갔다 오는 게 편해.”
아들과 딸의 이런 대답을 뻔히 알면서도 물어보는 선영의 마음엔 왠지 서운하기도 하고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바라기보다 포기하는 게 빠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바꿨는데도 막상 그렇지는 않다. 내일 친정에 가지고 갈 소고기 돼지고기 두 근씩 사고 닭고기도 사서 냉장고에 넣었다.
드디어 고향으로 가는 날, 해가 뜨자마자 김장김치랑 총각무 김치도 차 트렁크에 각 한 통씩 실었다. 전날 밤에 사두었던 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내어 다른 비닐봉지에 꼼꼼하게 담았다. 홀로 떠나는 고향길이지만 부모님께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운전대를 잡고 가는 고향 길은 언제나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강바람이 느껴지는 물줄기를 따라 달리는 고속도로가 한산했다. 아마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시간 탓일 것이다.
그렇게 상쾌한 바람을 타고 떠나온 고향 근처쯤 이르렀을 때 창문을 활짝 열었다. 어렸을적 느꼈던 그 향기와는 다르지만 역시 신선한 고향 바람 자체가 몸과 마음 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다. 수십 년을 드나들던 고향의 들길인데도 바라볼 때마다 새삼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두어 시간 걸려 도착하고 있었다.
드디어 저만치 어머니의 다정한 모습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왠지 모를 울컥함에 눈물은 아무 때나 나오려 하는 습관이 되어버렸나 보다. 모녀의 만남은 당신의 시린 손보다 차 안에 있었던 딸의 손부터 잡아주셨다. 찬 바람에 서성이던 어머니의 손은 너무 차가웠다.
“아이구, 춥지는 않았니?, 왜 여태 안 오나 기다렸단다.”
“엄마아, 저는 차 안에서 히터를 틀고 있었으니 안 추워요, 엄마 손 꽁꽁 얼었잖아요, 마중은 왜 나오시고…!, 얼른 들어가요오, 아이고 추워라, 엄마 보니 이제 배고파요, 히히히.”
대문을 열자마자 고구마 굽는 냄새에 아직도 늦지 않은 아침인데도 갑자기 허기가 몰려오는 것 같았다. 아버지가 안방에서 화롯불에 석쇠를 놓고 고구마를 굽다가 얼른 나오셨다.
“우리 딸 벌써 왔구나!, 많이 춥지? 군불 뜨끈하게 때놨으니 안방이 설설 끓을 것이다, 여보, 얼른 밥 차려요, 군고구마는 아침밥 먹고 간식으로 먹읍시다!”
선영이는 아버지의 정겨운 목소리에 추위도 싹 달아나는 것 같았다. 벌써 안방에는 식지 않은 12첩 반상이 근사하고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다. 어머니 아버지가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 밥상 색깔로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선영이가 갖고 온 짐보따리는 아버지가 분주하게 모두 마루로 옮겨 놓으셨다. 화롯불에 고기 굽는 냄새가 대문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차림 한가운데는 형형색색의 줄 맞춰 담긴 계란말이가 꽃처럼 활짝 피어있는 것 같았다. 한 달 전에 사드렸던 달걀이 이제야 상에 올려졌다는 것도 아버지의 말실수로 알게 되었다. 선영의 색안경 속 붉어진 눈시울의 눈물이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어머니가 선영이를 건넌방으로 조용히 불러 앉혔다. 아버지는 모른 척 안방으로 건너가셨다. 어머니는 마주 앉아 딸의 무릎을 문지르며 다정하게 눈을 들여다보신다.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은 체온을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웬일인가 싶어 놀란 토끼처럼 바라보는 딸에게 오늘은 더 간절하게 말을 꺼내셨다.
“선영아! 너 이제 집에 들어와서 엄마 아부지랑 같이 살아보자, 엄마가 지금까지 보태준 것도 없구, 지금껏 너희는 집 장만도 못 했잖니? 나중에 이 집 너 줄게, 그렇게 하자, 응?”
“엄마, 저희는 괜찮아요, 애 아빠는 직장 안정되고 제가 하고 있는 미용 사업도 안정되었고요, 이젠 단골손님으로 마음 편하게 일하니까 좋아요, 아이들도 서울서 학교 다녀야 하고요, 조금만 더 있으면 곧 아파트 장만도 할 거예요.”
“그래?, 그럼 잘 됐구나, 언제든 맘 바뀌면 내려오거라, 네가 그토록 고향에서 살고 싶어 하는 걸 아니까, 엄마는 너랑 같이 살고 싶단다, 늘 네가 맘에 걸리니 말이다.”
“엄마, 알았어요, 엄마 말씀만 들어도 너무 행복해 죽겠어요오.”
선영은 집에 가는 내내 발걸음이 더 무거웠다. 어머니가 부탁하시던 말이 오늘따라 의미가 다르게 들렸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들들에게만 재산 상속을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실까…?, 왜 그러실까….’
가끔 어쩌다 친정에 들르면 아들 며느리에 대한 서운함을 넌지시 얘기하기도 하셨다. 고부간의 갈등에 며느리 눈치가 만만치 않은 것 같았다. 마음고생이 있다는 눈치를 챌 때마다 걱정을 하고 있었다. 딸한테 이런 말을 하실 정도면 무슨 일이 있는 건 틀림없다.
요즘 들어 부쩍 같이 살자는 소리를 자꾸 하시니 딸로서는 좋다는 생각보다 ‘어머니 마음이 왜 달라지셨을까’ 라는 사실에 더 걱정되는 것이다. 어머니가 그렇게 사랑하시는 아들이 아닌 셋째 딸하고 살고 싶다고 하시니…!.
“…!”
-후편 계속-
|
20
|
|
공지사항 
소설.수필 메뉴
이달의 작가(예정)
김상화
`장선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장선희 
정찬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