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7-05-14 22:17

ㆍIP: 110.xxx.187

환상적인 라면의 맛 영원히 기억의 꽃이되리 (고대산 기행 수필 제2편)

환상적인 라면의 맛 영원히 기억의 꽃이 되리
(고대산 기행 수필 제2편)

루수/김상화

고대산(832m)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산168번지 일원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산은 등산이 허용된 산 가운데 북한과 가장 가까운 산에 속한다. 또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고대산의 특징으로는 현재 앞쪽의 북한지역(강원도 평강군, 이천시 김화군)과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인 철의 삼각지라 할 수 있다. 궁예가 새 도읍지 주위에 쌓았다는 태봉국 도성 지등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 안보관광 활성화와 함께 일반인에게 개방된 고대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 이름으로 선정된(코레일 수도권북부지사) 신탄리역에 접하고 있고 남북분단의 현장과 북한지역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산이다.

올라가면서 우리는 자연의 오묘함을 새삼 깨우치게 하는 순간이다. 7부 능선까지 올라왔을 때 늘 자상하고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김현배 회장을 만났다. 또 친절이 몸에 배어있는 허명임 여사도 만났다. 이분들과 함께 어울려 잠시 쉬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오이 한 입 베어 물으니 힘이 솟아난다. 서울서 올 때는 진달래꽃이 만개하였으리라 생각하고 산에 올라왔는데 주위를 살펴보니 생각했던 진달래꽃은 피지를 않았다. 북쪽 지방이라 온도 차이 관계로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노랑꽃을 활짝 피운 생강나무가 봄을 알리는 듯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또한, 모든 나무는 봄 내음에 취한 듯 힘이 솟아나는 것 같다. 이렇게 숨을 쉬는 생물들은 봄이 왔다고 모두 즐거워한다.

신비로운 자연을 바라보며 감상하는 것이 마냥 즐겁다. 순간순간 회원들은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낄낄대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 즐기고 있는 이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걸으며 이러한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보고 느낀 자연의 신비로움을 모두 눈에 담아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은 자연과 함께 늘 꽃처럼 웃고 새처럼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넓은 하늘을 구름처럼 떠다니며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살 수는 없을까? 끝도 없이 펼쳐진 대자연의 넉넉한 품에 안겨 오늘은 마음껏 취하고 싶은 심정은 웬일일까? 허구의 꿈을 꾸듯 아름다운 생각에 잠시나마 젖어본다. 또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9부 능선까지 올라왔다. 6.25 전생을 일깨우는 듯 이 높은 산 정상 가까이 군부대가 있다. 군부대는 들어오면 안 된다는 경고문을 세워놓았고 철조망으로 둘러쳤다. 내가 숨 쉬고 사는 내 조국 금수강산이 언제나 평화 통일되어 젊은 우리 아들딸들이 고통받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정상까지 올라왔다. 오늘도 힘들었지만, 기어코 해냈다는 기쁨이 쏟아진다. 정상에는 약 150평 정도의 데크가 깔려있고 고대산 이란 표석이 세월을 말해주듯 초라하면서도 든든하게 이산을 지키는 듯했다. 사방이 확 터진 정상은 아쉽게도 안개가 엷게 깔려 멀리 볼 수가 없다. 철원 평야도 희미하게 보이고 유명한 백마고지도 흐릿하게 보인다. 너무도 아쉽다.

나무판자를 넓게 깔아놓은 이곳은 아마도 헬기장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배낭을 모두 내려놓고 추억을 남기려고 기념 촬영을 했다. 그러고 막걸리를 한잔하기 시작했다. 정상까지 올라오면서 힘들었던 일과 봄을 맞이한 나무들의 속삭임이 무척이나 향기로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만연의 미소를 지으며 서로 축하를 한다. 그때 김종배 회장은 일일이 다니며 올라오시느라 수고했다고 술을 권한다. 얼굴도 미남이지만, 그의 입에서 쏟아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금싸라기 같은 단어가 거침없이 나온다. 역시 송우 가족을 이끌어가는 적임자임이 틀림없다. 김종배 회장이 송우의 기둥이라면 전윤연 회장은 대들보 역할을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을 여기서도 맛보는 순간이다.

나는 처음 대하는 분이지만 매우 미남이신 최종문 회원을 보았다. 그는 한옆에서 코펠에 라면을 끓이고 있다. 비록 2봉지의 라면이지만 18명의 회원에게 대접하려는 듯했다. 생각해 보니 대단히 귀한 음식이다. 잠시 후 라면이 다 익은 모양이다. 각자 가져온 그릇에 라면을 조금씩 배급받아간다. 내가 그릇이 없는 것을 바라본 전윤연 회장이 물을 마신 페트병을 반으로 갈라 라면 국물에 대여섯 가닥의 라면을 넣어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그것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목으로 넘어가기까지의 맛은 라면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맛난 요리로 변한다. 첫사랑 애인과 첫 키스 할 때 느낀 야들야들한 입술의 촉감과 감미로웠던 감정이라 할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야릇한 마음이 되살아난다고 할까? 아무튼, 상상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맛! 추억의 그녀를 떠오르게 한다. 한마디로 그 맛은 환상적이었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지만, 진수성찬을 차린 임금님의 수라상도 이것보다 더 맛있지는 않을 것 같다.

즐거웠던 시간도 뒤로하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 옆을 바라보니 6.25 전사자 유해발굴 기념지역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전투명은 고대산과 보개산 전투이다. 이곳 고대산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 사령부가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와이오밍 선(유엔군 전진 한계선)을 확보하기 위해 1951년 5월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국군 9사단 3개 연대가 중공군 제165사단에 맞서 적 923명 사살, 포로 26명, 기타 장비 수 점을 노획하는 등 성과를 얻었으나 국군 또한 전사 31명, 부상 127명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당시 한 치의 영토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혈전을 벌린 격전지로 국군 장병들이 포연과 함께 사라져간 국군들이 전장(戰場)을 한 현장이다. 특히 이 지역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국가 무한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2010년 9월 6.25 전사자 유해발굴작업을 시행하여 당시 이곳에서 마치 수습하지 못한 국군 전사자 유해 12구를 발굴하여 뒤늦게나마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었다. 이곳을 찾는 우리는 경건한 마음으로 나라 사랑과 호국영령의 고귀한 희생과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내려갈 일만 남았다. 내려가는 길엔 삼각봉(815m)을 거처 산철쭉 군락지를 지났다. 이호진 산악대장과 함께 제일 뒤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마음껏 눈에 담았다. 회원들은 이토록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않고 왜 빨리 내려만 가려 할까? 어떤 면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조금 내려가니 대광봉(810m)이 있다. 그 옆에는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다. 거기서 기념촬영을 하곤 칼처럼 날카로운 바위들로 형성된 칼바위길로 접어들었다. 이호진 대장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가는 것도 꽤 재미있다. 이호진 대장은 회원들에게 늘 친절한 웃음으로 대하는 모습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이호진 대장이야말로 송우의 보배다. 우리는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웠던 고대산을 정복하고 무사히 하산하였다.

이번 고대산 산행은 보람된 산행이었다. 표범 폭포에서 물보라로 생기는 7공주의 무지개도 보았고 추운 겨울을 무사히 이기고 기지개를 켜며 뾰족이 신비롭게 내미는 나뭇잎과 방긋 웃어대는 이름 모르는 예쁜 꽃도 보았다. 이 모두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며 봄을 즐기듯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였다. 또한, 김종배 회장과 전윤연 회장의 회원들에게 건네는 따듯한 사랑도 돋보인 날이다. 정상에서 먹은 대여섯 가닥의 라면과 그 국물은 영영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송우가족 여러분 글을 쓸 수 있는 분위기와 토양을 만들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회원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2017년 04월 08일

김종덕

2017-05-14 22:40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산행작가로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눈에 그대로 들어오는, 정다운 대화가 자연과 함께하는 큰 멋을 제공하시어 참 정겹습니다. 저도 예전에 설악산을 빈 속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휘운각에서 라면을 먹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며, 그 후로 부터는 쌀 한알도 버리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읍니다. 배고픔, 어지러움, 눈앞이 보이지 않는, 눈위를 미끄럼 타고 내려와 겨우 절벽앞에 멈추어 선일... 너무도 위험하고 배고팠읍니다. 옛일을 떠오르게 해주신것고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김상화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그간 안녕하셨지요 아직 졸작을 칭찬해 주시니 부끄럽습니다 5월도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그리도 시끄럽던 대통령 선거도 끝이 났습니다 이젠 긴 숨 한번 내쉬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전력을 다해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작가님 5월엔 더욱더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모든 일 잘 이루어지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김종덕 작가님	5/15 22:15

이석희

2017-05-15 22:28

김상화 작가님~~~
참 즐겁습니다. 훠이 훠이 숨이 차도록 오르지 않아도 이처럼 산행의 기쁨을 만끽 할 수가 있으니 그렇습니다. 산에 오르는 일이 무슨 목적이 있을까요. 산행이라는 게 그저 혼자든 여럿이든 관계 없이 그저 즐거운 일 가운데 하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삼아서, 건강을 위하여, 취미 삼아서 등등 이유야 각각이겠지만 그게 뭐든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이는 산이 거기에 있으니 산에 오른다는 사람도 있습디다. 간단 명료한 명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김 작가님께서도 그러한 산꾼은 아닐까 그려 봅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즐거운 이야기 보따리를 만리장성처럼 길다랗게 풀어 주소서. 감사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이석희 작가님 작가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는 한사람입니다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배움에는 부끄럼도 없는 법이니까요! ㅎ 이석희 작가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산행을 합니다 산행을 하다 보면 동료들과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기지요 그래서 함께 즐거움을 나눈답니다 이런 것들이 제가 산을 좋아하는 하나의 이유인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밤이 깊어 가네요 고운 꿈 꾸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5/16 00:14

정찬열

2017-05-17 12:51

늘산 내가가보지못한 아니 가볼수 없는 종은산의斐景을
편히 앉아서 감상할수 있도록 자상하게 표현해주신 작가님께
늘 감사하게 생각 하며 편한 산행 합니다.
글을 읽다 사무실에 있는 라면을 끓여 먹어본 시간이였습니다.
루수작가님의 다음 산행기를 기다리면서
가정의 달에 늘 편안 하시고 행운이 충만 하시길 기원 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그간 안녕하셨지요 싱그러운 5월도 벌써 중순을 넘고 말았네요 넘 하고싶은 일이 많은데 시간은 작고 흘러만 갑니다 때로는 아쉽기도 하지만 원망스럽습니다 일도 해야되고 산에도 가야되고 또 글도 써야하는데 시간에 쪼들리다 보니 3박자가 모두 삐그더 거립니다. 정찬열 작가님 늘 감사합니다 남은 5월도 우리 힘차게 달려봅시다. 온 가족이 건강 행복 행운이 함께 하시를 기원합니다	5/19 23:18

꽃을 보기 위해 4발로 기어오른 황매산 (제1편)

표범 폭포의 물보라가 빛어낸 환상의 무지개 (고대산 기행 수필 제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