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7-01-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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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평화 누리길 제1회 염화강 철책길을 걷다. (제2편)

2, 평화 누리길 제1회 염화강 철책길을 걷다. (제2편)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간밤에 내린 눈이 보도 위에 하얗게 깔려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걸어 덕진 포란 곳을 왔다. 옆으론 염화 강이 흐르고 나지막한 언덕길 아래로 2~3명 들어갈 정도의 진지를 나란히 파 놓았다.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인 손돌목에 천혜의 지형을 이용해 설치한 조선 시대의 군영 덕포진은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때 서구 열강과 치열하게 싸웠던 격전지다. 그때 우리 일행도 눈싸움이 시작되었다. 흰 눈이 깔린 바닥에 뒹굴던 김인숙 부장이 장난기가 발동되었나 보다. 눈을 뭉쳐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던지며 싸움을 걸어온다. 네 편 내 편도 없이 누구에게나 눈으로 때리고 목에 눈을 집어넣는다. 옷 속으로 눈이 들어간 회원은 자지러진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 한참을 간드러지게 웃는다. 어떤 회원들은 폭소를 터트리며 무한 재미있어한다. 모처럼 재미있는 광경을 여기서 맛본다. 우리가 눈싸움하는 이곳은 역사적 가치와 유물 사적 의의가 있는 곳이다. 1981년 전 문화원장 김기송 씨가 사비를 들여 발굴작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정말로 훌륭한 분이다. 얼굴은 뵙지 못했지만, 후손을 위해 이렇게 좋은 일을 하심에 글로나마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현재는 포대와 파수 대가 복원되었고 2007년 새롭게 단장된 덕포진 유물전시관에는 조선 후기 사용했던 포의 위치와 포의 유효거리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전시해 놓았다는데 우리는 이곳을 가보지 못하고 지나쳐 아쉬움이 많다

조금 걷다 보니 언덕길 옆에 15개의 포대가 바닷길을 향해 나선형을 그리고 있었다. 그 속을 들여다보니 큰 돌이 하나씩 놓여있다. 포를 고여놓았던 받침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작은 포대 안에는 바다를 향해 네모지게 창문 같이 뚫려있었다. 아마도 포를 그 문으로 길게 빼고 적들에게 쏘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덕포진(德浦鎭) “나” 포대(砲臺)
나포대(원둘터)는 총 5개의 포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화 초지진과 덕진진의 남장포대를 향하고 있다. 1980년 발굴조사 당시 5번째 포대에서 고종 11년(1874)에 만들어진 소포(小砲) 2문과 중포(中砲) 1문이 함께 묻혀있는 채로 출토되었다.

파수청(把守廳) 발견, 발굴 유구(發掘遺構), 유물
알림판에 의하면 파수청(把守廳) 발견은 역사적, 군사적으로 중요한 관방 시설인 덕포진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은 김기송옹(현 김포시 문화관광해설사)의 의지와 사명감에서였다. 그는 손돌공의 진혼제를 지내던 중 “덕포진 포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촌로들의 고증과 주변 조사를 하던 중, 1980년부터 정부의 본격적인 발굴과 복원공사를 통해 묻혀 있던 “파수청(把守廳)”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파수청의 명칭은 1871년 “통진부 읍지”에서 파수청 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였고, 다른 유사 사례에도 확인되지 않아 덕포진 내에만 존재하는 건물로 고유성을 가진 명칭임이 확인되었다. 고지도에 나타난 파수청은 포청, 포사청, 덕포진으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여 건물의 기능에 따라 명명된 것으로 보이고 복합기능을 수행했던 건물임을 알 수 있다.

덕진 포를 보고 내려와 덕진포 파수청 터를 보았다. 지금은 아무것도 없고 다만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도록 나무로 네모지게 울을 만들어 놓았다. 이 유적지는 1980년 덕포진 발굴 조사에서 발견된 건물터이다. 앞에는 사적 제292호라는 표석이 세워져 이 터를 지키는 듯하다. 건물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추정되며, 맞담을 쌓듯이 둘러친 석벽이 있었다고 한다. 발굴 당시 7개의 포탄과 조선시대(朝鮮時代)의 화폐인 상평통보(常平通寶) 2개가 출토되었으며 건물터 안에는 주춧돌과 화덕이 발견되었다. 이 건물은 포대(砲臺)와 돈대(墩臺)의 중심부에 보관하는 장소인 동시에 포병을 지휘하던 장대(將臺)로 생각된다. 처음 대하는 것이라 사진도 찍고 자세히 살펴보느라 일행은 모두 보이지를 않는다. 그러나 나는 건너편에 잘 단장해 놓은 묘 한기가 눈에 들어와 그곳으로 같다.

파수청 옆 서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잘 단장된 이 묘(墓)는 비석에 손돌(孫乭)이라고 쓰여 있다. 호기심에서 묘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묘(墓) 둘레 석은 화강석으로 되어있고 화강석에는 매화와 새가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다. 이 묘는 안내판에 고려 때 “손돌”이라는 뱃사공의 묘라고 적혀있다. 손돌묘는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으로 보이는 강이 손들목이라 한다. 손돌목은 안면도, 염창동과 함께 난파 위험지역으로 꼽히며, 물살이 빠른 곳이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 23대 고종(1232년)이 몽고군의 침입으로 강화도로 피난을 갈 때 이 지역의 물길을 잘 알던 뱃사공 손돌의 안내로 강을 건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세찬 물살에 배가 심하게 요동치자 왕은 손돌이 몽고의 간첩으로 오해한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을 죽이려는 줄 알고 목을 베라고 명령하였다. 손돌은 죽음에 직면하면서도 물 위에 작은 바가지를 띄우고 그 바가지를 따라가면 강화도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고 일러준 뒤 참수되었다. 바가지를 따라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한 왕은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충직한 손돌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후히 장사를 지내 주었다. 그때부터 이 좁은 물길의 이름을 “손돌목” 이라 부르게 되었다. 해마다 손돌의 기일인 음력 10월 20일에 불어오는 추운 바람을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한이 서린 바람이 라 하여 “손돌이 바람”이라 부르고 이때의 추위를 “손돌이 추위”라 부른다. 원래 이곳에는 손돌을 모시던 사당이 있어 제를 올렸으나 일제강점기에 사당이 헐리고 제사도 중단 되었다. 그 후 1970년에 주민들이 손돌 묘를 세우고 다시 제를 지내기 시작하였다. 1989년부터는 김포 문화원의 주관으로 손돌의 기일인 음력 10월 20일에 진혼제를 지내고 있다.

손돌(孫乭)의 충정 어린 마음씨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아마도 뱃사공으로 배움이 없는 일자 무식자일 것이다. 그러나 자기의 목을 베라 할 때 살려 달라고 간청은 하였겠지만, 끝까지 임금님을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하시도록 바가지까지 띄워 물길을 안내하였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귀감이 되며 큰 스승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탄핵 상태에 있는 대통령을 생각해 보자. 나는 그분의 잘잘못은 재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 다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사심 없이 일해온 것만은 인정하고 싶다. 그런데 신문과 방송은 대통령 흠집을 내는 글과 방송만 해대고 검찰은 무소불위의 칼날을 휘두른다. 노조는 방송국을 장악해 태극기 물결의 방송은 거의 하지 못하게 막는다고 한다. 생각과 사상이 다른 군중은 촛불 집회로 압박하고 여당 국회의원 중 일부는 세상 돌아가는 것이 심상치 않아서 인지 자기는 살아야 하겠다는 일념에서 겁쟁이로 돌변했다. 그래서 야당 국회의원과 합세하여 대통령을 탄핵 시켰다. 탄핵이란 엄청난 사건이 터지자 대통령 수하에 있던 사람 중 몇 분은 충성심은 겨울 찬바람에 날려 버리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곁을 떠났다. 또 어떤 분은 자기가 모시고 있던 대통령을 사정없이 비판하고 흠집을 만들어 내는 분도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손돌과 같이 임금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측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 시국이다.

손돌의 갸륵한 마음씨를 생각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걸었다. 회원들은 한 분도 시야에 보이지 않는다. 부랴부랴 잰걸음으로 달려갔다. 고개를 막 넘으니 회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상갑 회장은 내가 보이지를 않아 기다리는 듯 뒤를 바라보고 서 있다. 고개를 막 내려가자마자 자그마한 출렁다리를 앙증맞게 만들어 놓았다. 출렁출렁 아이들처럼 재미있게 다리를 건넜다. 이때의 기분은 마치 초등학교 3학년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출렁다리를 막 건네니 조그마한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 이름이 “쇄암리”라 한다. 쇄암리에 관하여 알아본다. 이 마을 서쪽 염하수로와 접한 해안은 암벽인데 잘 부스러지는 돌로 되어 있어서 그 뜻을 쇄암리(碎岩里)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고유지명은 바삭바위, 바석바위로 불러왔다고 한다.
원래 전래의 지명은 “우마니” 이다. 이 마을의 산 모양이 소와 말이 누운 모양과 같다 해서 그런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우마니가 “움안이” 즉 “움안마을”의 뜻이 아닌가 한다. 사방이 산으로 막혀있어 움 안에 사는 형국이라서 그렇게 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계속되는 철책 길은 지루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오늘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힘이 들어도 인내해야 한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철책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때 다소 곧이 머리를 숙인 갈대가 흐드러지게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았다. 마침 그때 재색으로 물든 하늘에서 겨울의 진주인 함박눈을 퍼부어 댄다. 우리는 눈을 맞고 걸으며 철책 너머에 고개 숙인 갈대를 바라보았다. 머리는 빗질한 듯 단정하고 깔끔하게 보였다. 그런데 단정한 그 머리 위에 내리기 시작한 눈이 하얀 모자를 씌워 놓는다. 마치 미녀의 머리 위에 흰 보석 모자를 쓴 느낌이었다. 세상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분께서는 이렇게 자연을 인간이 보고 행복하게 지내라고 또 아름답게 느끼라고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장선덕 본부장은 이 고장의 역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유명한 사진작가로 많은 곳을 다니며 들은 것도 있겠지만 참으로 머리가 명색 하다. 이 고장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역사적인 이곳을 선정해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우리는 눈을 맞으며 오늘의 목표인 14km를 달성하기 위해 걷는다. 여기서부터 오늘 목적지인 문수산성까지의 거리는 약 3.8km라고 한다. 걸으며 즐거운 대화도 나눈다.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그때 강영희 부회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웃음꽃을 회원들에게 선사한다. 그 웃음꽃은 회원들의 피로를 풀어 주는 듯했다. 모처럼 참석한 이승찬 부회장은 회원들의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자기 몸이 아프다 하면서 사진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다.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나에게 기를 넣어준다고 김형옥 부회장은 내 손을 꼭 잡고 약 1km를 걸었다. 오늘도 역시 정상헌 부회장은 선두에서 길을 안내하기 바쁘다. 이 모두가 둘레길을 나온 회원들은 자기가 남을 위해 봉사할 일을 충실히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 때문이 아닐까요? 오랜 시간 걸음에 힘들고 짓쳤지만, 얼굴엔 행복이 가득하다.

우리는 드디어 문수산성 입구에 도달했다. 한마디로 하늘에서 내려준 하사품인 보배로운 함박눈을 맞으며 14km를 한 사람도 낙오 없이 걸은 것이다. 모두 자축하는 의미에서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따끈한 어묵 국물에 소주 한잔은 감미롭기까지 하다. 오늘의 즐겁고 역사적인 트래킹을 생각하며 향기로운 대화가 오간다. 때로는 함박웃음이 간혹 터져 나온다.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트래킹이었다. 우리가 오늘 걸어온 코스에는 신미양요, 병인양요, 덕진포, 파수청과 같은 역사적인 것을 이곳에 와서 알게 되었고 또 그 흔적을 볼 수 있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것뿐 아니라 손돌과 같은 인물이 이 고장에서 태어나 사형선고를 받은 몸인데도 임금을 위해 자기가 할 도리를 다했다는 데 크나큰 교훈을 가슴에 안고 간다. 이상갑 회장의 마지막 인사말에서 회원여러분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한 사람도 낙오 없이 오늘 일과를 마침을 축하합니다. 다음 달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는 말로 인사말을 맺는다.

2017년 01월 22일

이석희

2017-02-01 01:52

김상화 작가님!
예나 지금이나 나라를 지키는 일은 숭고합니다.
강화도에 아이들과 여행갔을 때 여기 저기에 산재해 있는 진지와 돈대들을 보면서
처절하였던 선조들의 나라사랑을 느끼며 혼자 탄식을 하였었습니다.
저 진지에서 그 어른들이 계셨기에 오늘 내가 여기에 서있을 수가 있다 하고 말입니다.
오늘 여기서 보니 그 전에 내가 느꼈던 부분은 극히 작은 일부분이었군요.
조상님들의 피에 얽힌 역사 공부를 참 잘 하였습니다.
그 분들을 다시 한번 존경합니다.
묵념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상화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제 답글을 올립니다 작가님 저는 강화도가 최전방이라는 것을 그곳을 가보고 알았습니다. 철책선에서 보초를 서는 장병들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습니다 평화 누리길이 총 191km인데 올해는 완주 하겠다고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최전방을 순례하는 것입니다 요즈음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늘 건강 잘 챙기세요. 이석희 작가님	2/10 23:49

김종근

2017-02-01 10:21

김상화 작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평화 누리길 제1회 염화강 철책길을 걷다.~
잘 배독합니다.작가님 께서는 참 열심히 운동하십니다.
역사 문화에 대해 소상히 전해 주시니 파노라마처럼 보입니다.
저도 군생활을 강화도에서 1년 살았습니다. 그곳의 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김상화	김종근 작가님 안녕하세요 답글을 늦게 드려 미안합니다 작가님께서는 강화도에서 군대 생활을 하셨군요 저는 그곳을 가서 철조망을 보고 병사들이 보초 서는 것을 보고 최전방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라 거기까지 생각을 못한 것 같습니다 요즈음 날씨가 꽤 춥네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종근 작가님!	2/10 23:58

김경렬

2017-02-01 23:17

김상화 작가님!
1,2부를 단숨에 배독하였습니다.
4,5년전 강화도일주를 하기 위해
툭하면 강화도로 달려 곳곳을 돌아 보았답니다.
작가님의 글을 배독하며 그때의 추억이 살아 납니다.
도보 행군을 하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항상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안녕하세요 김경렬 작가님 제일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님께 문안 인사도 드리지못하고 또 댓글도 이렇게 늦게 올립니다 그간 별고 없으셨지요? 늘 생각은 합니다만 시간이 조들리다 보니 매번 결례합니다 요즈음 날씨가 꽤 춥네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경렬 작가님	2/11 00:06

하얀 카펫을 깔아놓은 환상적인 청태산

1, 평화 누리길 제1회 염화강 철책길을 걷다 (제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