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05-07 13:07

ㆍIP: 118.xxx.100

어린이날에 부처님을 기리는 중생들의 염원을 보다

* 소운은 종교가 없습니다. 성인을 존경하는 마음뿐입니다.
예수님 나신 날에도 글을 쓰지만, 시비 거는 불교도는 보지 못했습니다.

어린이날에 부처님을 기리는 중생들의 염원을 보다 소운/박목철

요즘은 어린이날이 큰 명절이 되었다.
사실 일 년 열두 달이 어린이날이라고 해도 될 만큼 요즘은 매사가 어린이 위주이다.
집에 손주만 보더라도 돈을 아직 모른다. 그저 말만 하면 다 얻을 수 있으니 돈을 알 턱이 없다.
그래도 어린이날인데, 손주 생각이 나서 딸에게 전화했다.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이포나루에 자전거를 태우러 갔다고 했다.
용문 일대에서 열리는 산나물 축제도 볼 겸 용문사에 가기로 하고 이포나루에서 만나자고 했다.
헬멧에 팔꿈치 보호대까지 완전 무장한 녀석이 할배는 본 둥 만 둥 대뜸, "아이스크림"
하더니 나루터 매점으로 달려간다. 놓칠세라 아빠는 돈 내려고 바삐 따라가고,

용문산 일대는 축제 준비로 분주했다.
축제는 내일부터라고 했지만, 축제 분위기는 오월의 햇살 아래 무르익어 있었다.
많은 연등이 걸려 있어 산나물 축제보다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오월에는 많은 행사가 있지만 어린이날과 석가 탄신일이 대표적인 축제일인듯싶다.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축제라 할 만한 축제를 찾기 어렵다
그나마 불교와 관련된 연등 행사가 국가적 단위의 행사가 아닌가 싶다. 종파를 떠나 전 국토에
꽃등이 달리는 그런 광경은 부처님 오신 날을 제외하면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오랜 세월 지켜온 우리의 전통이기도 하다.

해마다 초파일이 가까워지면, 웬만한 산에는 연등이 내 걸리기 시작한다.
절이 없는 산은 거의 없으니, 어디를 가나 화려한 꽃등을 보게 되는 오월이기도 하다.

이런 화려한 꽃등은 화려함 만의 등이 아니다
꽃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많은 꼬리표들이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자신의 소망을 담아 부처님께 비는 중생들의 소망이 가득 담겨있는 사연이 있는 등들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이루고 싶은 온갖 바람과, 피하고 싶은 많은 사연을 빼곡히 담아
봄바람에 나풀거리는 꽃등,
불교에서 말하는 백팔번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꽃등들,

불국이나 천국이 쉽게 이 땅에 이뤄지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성인들이 오시던 그때에도 천국이나 미륵 세계는 희망이요 바람이었을 것이고,
쉽게 이룰 바람이 아니기에 성인들도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가신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분들은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은 우리에게 주고 가셨다.
부처님 오신 날에 가득한 연등은 오신 뜻이 고우니 기리는 우리의 마음이요 희망이다.

부처님 오신 날, 소운/박목철

오신 뜻이 고마워
또, 가신 임이 아쉬워
꽃등이 화려합니다.
아직
이루지 못한 불국(佛國)의 소망
가득 매달린
중생의 백팔번뇌(百八煩惱) 아프시겠지요

이기심이라 꾸짖지 말아 주세요,
건강, 사랑, 돈, 진학, 출세
움켜쥔 업(業)들
꽃등에 매달린 소망 되어 펄럭이지만,

누구도 이룬 이 없는
그래도 놓지 않는
바람이 곱지 않습니까?
南無阿彌陀佛觀世音菩薩,

김경렬 2016-05-07 15:49	어린이날에~~~~~ 서두에 쓰신 ~~ 보지 못했습니다. 한방 터트려 웃으며 배독 하였습니다. 중용을 지키시며 재미있게 올바른 말씀 잘 감상 하였습니다. 감히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부처님 오신날/ 멋지게 펼치신 나무아비타불! 내일 머버이날! 효도 많이 받으시고 행복 하세요~~~

박목철 2016-05-07 16:26	연휴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저는 이런 연휴가 지겹기도 합니다. 하루놀고 하루 쉬는 처지인지라 휴일 귀한줄 까맣게 잊었습니다. 요즘은 글 올릴 때 신경이 쓰입니다. 글은 그냥 글로 보면 되는데, 저는 종교가 없으니 어느쪽도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는 자유인 입니다. 물론 글을 말합니다. 카토릭이나 회교쪽은 상식이 없어 접근을 못하지요, 기독교는 모태신앙으로 학생회 회장까지 해 봤고, 불교는 박물관 대학과 불교대학에서 기본은 배운 셈이니 마구잡이로 글을 쓰지는 않습니다. 화창한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김경렬 작가님,

백낙은 2016-05-07 21:20	소운 작가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놀랍니다만 "어린이 날에"를 읽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기독교는 모태신앙으로 학생회 회장까지 하셨다"는 말씀과 "불교는 박물관 대학과 불교대학에서 수학" 하셨다는 말씀 때문입니다. 특히 불교에 대한 말씀을 읽을 때 범상치 않다는 생각은 했습니다만 그렇게 깊이 수학 하셨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신교 쪽에서 딴지를 거는 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상식 밖이군요. 어린이 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석가 탄신일까지 거푸 있어 온통 축제 분위기 입니다. 늘 건필하시고 멋진 5월 되시기 빕니다.

박목철 2016-05-08 10:00	《Re》백낙은 님 , 괜한 허풍입니다. 말이 대학이지, 동네 학습당 수준에서 귀동냥 정도입니다. 성경은 전 권을 읽기는 했습니다. 지옥 가는 게 무서웠거든요, 역사나 옛것을 좋아하다보니 불교 쪽을 기웃거렸고요, 웬만하면 남의 얘기를 수용하는 편입니다. 종교적 편견을 버리려고 노력도 합니다. 목사님의 가르침을 묵묵히 배우고 있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이고요,

정찬열 2016-05-09 19:46	소운 작가님 能文能筆한 참신한글에 몇번을 배독해 봅니다. 요즘엔 웬만한 산에만 연등이 걸리는 것이 아니드군요. 시내에도 연등이 걸린곳을 따라가면 조그마한 사찰이 많더라구요 풍치좋은 산속사찰에야 비할바가 아니지만... 말미의 부처님 오신 날에 가득한 연등은 오신 뜻이 고우니 기리는 우리의 마음이요 희망이다.가슴에 깊히 세겨지네요 늘 건안 하시고 즐거운 오월이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주명희 2016-05-10 07:49	박목철 작가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제는 부처님의 날에 휘날리는 연등을 그냥 지나쳐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소망들이 그렇게 등에 달려서 불을 밝히는 날, 이루고자하는 바램과 소망들이 부처님 오신 날에 휘날리게 되는 것이네요. 작가님의 좋은 글에 잠깐의 쉼과 사색을 주십니다.

바람개비,

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