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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박목철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02-02 15:14
ㆍIP: 118.xxx.100
포장마차,

우리나라는 원래 마차가 다니던 나라가 아니다.
외침이 하도 잦다보니 아예 길을 만들지 않아 적의 기마부대나 식량을 나르는 지원부대의 침공 속도를
늦게 만들고, 방비할 시간을 벌려고 했던 탓이다. 길을 만들거나 지도를 만들면 국가로부터 엄한 벌을 받던
나라이기도 하다. 실학파들이 중국을 다녀와서 우리도 바퀴의 편리성을 이용하자 했다던가,

포장마차 하면 미국을 떠 올리게 된다.
서부 개척 시 가재도구와 온가족이 커다란 포장마차에 의지하여 꿈을 찾아 대륙을 횡단하던 광경을
영화를 통하여 많이 접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이 아니더라도 유목민족들은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다니며 산다.
그들은 농경민족을 하잖게 생각하기도 한다. 머무는 곳에 대한 집작을 이해하지 못함이리라,

포장마차가 이상한 형태로 우리 곁에 있다.
제대로 된 주점이나 식당에서 즐기기에는 뭔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신개념 주막이라고 생각된다.
부족하다는 것은 돈만을 말함이 아니다. 일행 없이 혼자 한상 차려놓고 먹기에는 어쩐지 어색하지 않은가,
포장마차에서는 혼자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안주도 형편 데로 조금만 시켜도 문제될게 없다.

낮에는 없던 포장마차가 날이 저물면 펼쳐지고,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이 유목민이 되어 포장마차를 찾는다.
어쩌면 우리 핏속에도 대륙의 초원을 떠돌던 유목민의 향수가 남아 있나 보다.
포장마차를 기웃거리며 찾는 사람들을 보면 도시의 유목민이 아닌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유목민이 되어 포장마차를 기웃거려 보자, 잔술에 꼬치가 작은 행복 일수도 있으니,


포장마차,

날 저물면
달맞이꽃 꽃잎을 열듯
하나 둘 펼쳐지는 도시의 게르(ger)
꼬치에 꿰인 양고기
매캐한 연기 향수되어 피어오른다
떠나온 초원을 그리듯,

풀 찾아 떠돌던
유전자 역마살(驛馬煞) 흔적으로 남아
귀가(歸家)길 까마득히 잠시 잊고
쓴 소주 단 듯 마셔 보지만
“청량고추 몇 개 더,” 그리고 눈물
매움, 방향 잃은  상실, 어느쪽 눈물 일까,

마차 끌던 말 떠난 자리
덩그러니 달맞이 꽃 되었는데
길 잃은 유목민
오늘도 해지면 포장마차 기웃 거린다.
이름아이콘 백낙은
2016-02-02 19:32
회원사진 		박목철 작가님.
포장마차의 유래와 잔잔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저는 교회 안에만 같혀 살다보니 포장마차라는 데를 가 본적이 없습니다.
솔찍하게 말씀 드리면 한 번 쯤은 가 보고 싶었는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못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휴게소에도 포장마차 비슷한 것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 곳에서 어묵 같은 것을 사 먹어 보곤 한답니다.
애인끼리도 그렇지만 다정한 친구끼리 그 안에서 오봇한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언제 기회 되면 작가님과 오롯이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다른 것은 못해도 막사(사이다에 막걸리)는 한 잔 정도 한답니다.ㅎㅎㅎ
작가님 감사합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작가님의 글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하게 되어 정말 좋습니다. 벌써 금년도 한달이나 지났네요. 모쪼록 건안하시고 향필하소서.
   
이름아이콘 김경렬
2016-02-03 01:24
 지금은 포장 마차가 도시에 집중 된듯 합니다.
정이야 시골 포장 마차 이지요.
본래 어려운 사람들이
값이싼 가락 국수 한그릇에
막걸리 한잔술로 허기를 달래던곳이
현재는 그 모습이 퇴락한듯 합니다.
시 한수 까지 얹어 내신 글 배독 합니다.
입춘첩 대문에 무병 장수 비옵니다.
설 명절 행복하게 보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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