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02-24 17:29

ㆍIP: 118.xxx.100

봄의 소리를 듣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소리가 있다.
스스로 내는 소리가 없다면 이미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다.
소리는 움직임이 있어야 나는 법이고 움직임이 없으면 소리도 없다.
자신이 움직여 소리를 내는 것도 있고 남의 움직임에 반응해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살아있음을 확인할 때 심장의 박동을 먼저 살피고, 호흡과 맥박을 소리로 다시 확인한다.
자신의 소리가 있어야 비로소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라고도 한다.
고요한 침잠의 상태인 마음은 소리가 날 리 없다.
기쁘고, 분노하고, 번민하고, 동요하고, 마음이 요동칠 때 귀를 기울이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내가 시끄러우면 주변의 소리를 듣기 어렵다. 수신(修身)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수양하는 모든 이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자신의 소리를 낮추어 주변의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바위와 고목도 소리를 낸다.
바위나 고목의 소리는 자신의 소리가 아니라 지나가는 바람이 내는 소리이다.
바람의 크기에 따라 때로는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침묵하기도 한다.
바람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람은 세월의 흐름이 내는 소리이고 시계의 초침 소리와도 같은 지구의 소리이다.
지구가 살아서 내는 소리가 바람이니 지구가 움직임을 멈춘다면 당연히 바람은 불지 않는다.
지구도 살아있고, 태양도 살아있고, 우주도 살아있으니, 세월도 흐르고 바람도 분다.

겨울이 저만치 물러간 자리에 봄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가고 오는 봄이니 당연히 봄은 살아있고, 살아 있는 봄이 소리가 없을 리 없지 않은가?
봄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얼음을 녹여내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 이제 살았다고 환호하듯 지저귀는 새소리 하며,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긴 방학을 마친 초등학교 담 너머로 들리는 재잘대는 소리도 다 봄이
내는 소리이다. 속삭이듯 대지를 적시는 봄비 소리, 고요히 귀 기울이면 움 틔우는 소리
까지 들릴지 모른다.

봄은 초록이다.
녹색은 희망의 색이요 소생의 색이다.
겨울을 우린 시련의 계절이라고 한다. -시련을 견뎌내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야-
오랜 옛날부터 인류는 봄을 기다리며 희망을 접지 않았다.
주변의 모든 이들이 살기 어렵다고 한다.
하기야 이 땅에 자리한 이래 언제 발 뻗고 내 세상이요 한 때가 있었던가?
하지만, 아무도 희망을 잃지 않고 대대로 이 땅에 뿌리내려 살아온 우리이다.

봄의 소리에 귀 기우려 보자,
마음을 가라앉히고 봄의 소리를 들어보자,
겨울을 견딘 장한 소리가 가득할 것이다. 시련을 견디며 봄을 맞은 장한 소리를,

봄의 소리, 소운/박목철

봄의 소리는
속삭임이다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속삭임이다.
쫑긋 귀 세우면
들릴 거야
나도 살아있고 봄도 살아있으니까,

정찬열 2016-02-24 18:39	살아있는 소리의 다양성에 우리가 살아가는데 에너지가 되는 소운작가님의 "봄의 소리를 듣다" 뜻 깊은 글 감동으로 배독했습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에 건안을 빕니다.

백낙은 2016-02-24 19:41	소운 작가님. 봄의 소리를 듣다. 잘 보았습니다. 봄의 여신이 탄 수레바퀴 구르는 소리가 저 남녘에서 부터 차츰 가까워 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원에는 이미 열흘도 전에 매화가 활짝 피었다가 요즘은 조금 시들어져 가고 있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앞산에서 얼음새 꽃도 보았답니다. 오늘 이곳 포항에도 눈발이 날렸습니다만 곧 봄비가 내리고 새싹이 돋을 겁니다. 소운님의 봄소식 잘 접하고 갑니다. 늘 건안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소서.

박목철 2016-02-25 12:20	《Re》정찬열 님 , 봄은 새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다 합니다. 정찬열 작가님에게 좋은 기운이 가득 하시기 바랍니다. 이 봄 좋은 일만 늘 있으시길 함께 기원 드립니다.

박목철 2016-02-25 12:24	《Re》백낙은 님 , 벌써 매화가 피고 시든다니 그곳은 봄이 빠른가 봅니다. 어제 근처 산에 올라보니, 아직 겨울이 주춤 거리며 떠나지 않았더군요, 그늘진 곳에는 잔설이 남아있고, 움도 시늉 뿐입니다. 따뜻한 곳에 살고싶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소망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따사한 봄날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백낙은 작가님,

김경렬 2016-02-26 02:41	봄의소리/ 얼음장 밑으로 졸졸 흐르는소리 나무가지 흔드는 새소리 작가들의 특별한 재주, 귀로보고 눈으로 듣고 , 소리가 없어도 듣고 , 띄지않아도 볼수있는... 이제 곧 봄의 향연이 시작 되겠지요? 봄 계절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하고 기쁘게 하지요. 입도 즐겁고 눈도 즐겁고, 행복한 계절임에 틀림 없나봅니다. 작가님 덕분에 오감의 촉수를 가동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즐거운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박목철 2016-02-26 11:27	《Re》김경렬 님 , 문인들은 참 바쁘게 사는 것 같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못본체 외면하기가 어렵지요, 사실 계절에 관한 글은 쓰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글을 보면, 계절에 대한 감상이 많더군요, 같은 글은 쓰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웬지 그냥 넘기기가 그래서 또, 쓰곤 합니다. 계절은 늘 그대로 이지만, 저는 많이 바뀌니 늘 새롭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김상화 2016-02-28 15:48	오늘 아침엔 봄 오는 소리가 들렸는데 오후가 되니 함박눈 퍼붓는 소기가 들립니다. 아이들은 눈을 만끽해 보려고 내 세상 만난 듯 뛰어노는 소리가 들리고 강아지도 덩달아 뛰어노는 소리 들립니다 박목철 작가님 봄의 소리를 아름답게 잘 표현하셨습니다. 참 부럽습니다. 늘 향필하시고 건강과 행복이 같이하시길 바랍니다.

장계숙 2016-03-23 12:07	소리의 미학에 빠져봅니다. 소리는 어둠이 내리면 더 명확히 전달되지요. 침묵은 소리를 흡수하지만 소리는 침묵을 뚫고 나오니 인간은 늘 두 녀석의 조화를 잘 해야합니다. 작가님의 멋진 글 오늘 깊은 감상에 빠져서 봅니다. 덕분에 행복한 시간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셔요. 작가님.

박목철 2016-04-25 11:41	《Re》김상화 님 ,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항상 답글이 늦습니다. 수필방은 작가님이 많지 않으니 정성껏 답글을 달아야 도리인데, 좋은 덕담으로 격려 해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평안하시고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김상화 작가님,

박목철 2016-04-25 11:45	《Re》장계숙 님 , 장계숙 작가님의 말씀 아주 귀에 쏙 들어옵니다. 어둠이 내리면 소리가 더 정확히 전달된다는, 침묵은 소리를 흡수 하지만, 소리는 침묵을 뚫고 나온다는, 문인이기에 이런 멋진 표현을 하시고 또 듣게되니 행복합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늘 평안하십시요, 작가님,

초등학교 입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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