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01-05 11:21

ㆍIP: 118.xxx.100

투쟁이나 체념을 대신 할 방안은 없는가?

사람이 세상을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가 있다.
가벼운 어려움이라면, 술 한잔 마시고 툭툭 털거나 한바탕 화를 내거나, 까짓거 뭐 대수라고,
하는 정도로 시간이 지나며 잊게 되지만, 그 정도로는 감내하기 힘든 어려움의 경우도 많이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이 훨씬 더 잘 견딘다고 한다.
서양인들은 불행이 닥치면, 왜 하필 내게 이런 불행이 오는가? 하는 억울한 마음이 우선이지만,
동양인의 경우는 자신의 잘못이 불행을 불렀다는 자책감이 우선하고, 더 나아가서는 내가 아니면 내 부모나
심지어는 상면한 적도 없는 조상의 잘못까지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탄식을 주변에서 흔히 들었을 것이다.
불행을 당하면 남에 대한 원망에 우선하여 자책하는 것이 우리의 옛정서였고 심지어는
전생의 업인가 봐? 하는 종교적 철학까지 인용하며, 닥친 불행을 자신의 탓으로 수용하던 우리였다.

이런 불행의 수용은 체념이라는 과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민족이 집단을 이루고 살아오는 동안 크고 작은 외침이 900 여회에 걸쳐 있었다고 한다.
대부 분의 환란에서 백성들은 통치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버려졌고 고난을 스스로 이겨내야 했다.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당시 수많은 백성이 잡혀가며 구원을 호소했지만 왕은 고개 돌려 외면했고
심지어 병자호란 때는 도망쳐 오는 백성이 강을 건너지 못하게 막아서거나 잡아서 되돌려 보내기까지 했다.
조선이 망할 때도, 왕과 대신은 일본 황족에 편입되거나 귀족 작위를 받아 죽을 때까지 잘 살았지만,
백성은 버려져 일본의 압제에 신음해야 했다. -위안부 할머니도 버려진 백성의 비극 중 하나이다-

희망은 도움을 받을 곳이 있어야 품게 되는 의지인데, 우리 역사에선 통치만 있었지 의지할 곳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기댈 곳이 없으면 체념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
우리 민족의 불행에 대한 빠른 체념은 아프게 배운 민초들의 삶의 지혜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간 산업화에 성공하여 배고픔에서 벗어났고, 민주화 과정을 겪으며 인권에도 어느 정도 눈을 뜬
현재의 대한민국 백성은 더는 체념하지 않으려는 저항을 곳곳에서 보인다.
어떤 불행을 당하면 내 탓이 아닌 네 탓부터 따지는 세상으로 변한 것이다.

근래에 들어 나라가 흔들릴 많은 불행이 계속 이어졌다.
예전 같으면 내 탓으로 체념할 일들이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너희가 잘했으면? 하는 원통함에
도저히 체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또, 작용에 대한 반작용은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게 마련이다.
체념의 삶에서 벗어나는 과도기가 지금의 현실임을 이해한다면, 네 탓이요! 의 소리가 과격한 측면도
역사의 발전 과정에서 치러야 하는 대가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에 대한 원통함 만으로는 처방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헤아려야 한다.

우리가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한, 앞으로도 크고 작은 불행은 계속 일어날 것이고,
체념으로 불행을 외면하던 시대는 끝났으니 팔자소관이려니 참으십시오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계속 원통함을 호소하며 투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엔 따르는 희생이 너무 크다.
바뀐 시대에 걸맞고 모두가 이해 할 수 있는 대처 방안에 합의해야 한다.
영원히 살아갈 우리의 이 땅이 행복하려면 체념을 대신할 우리의 정서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백낙은 2016-01-05 19:00	소운 선생님. 이 세상엔 안타까운 일들이 많아 보입니다. 가진 자와 기득권자 중심으로 모든 제도나 법이 만들어 지고 있으니 서민들은 눈물을 흘리게 마련인가 합니다. 위안부 할머니도 버려진 백성의 비극 중 하나라는 말씀이 귓전을 울립니다. 시대에 걸맞는 대처 방안을 찾아 주는 곳이 국회이고 정치가들인데 지금은 글쎄요네요. 좋은 글 자주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필 하시고 은안하소서.

정찬열 2016-01-05 20:19	소운작가님 !"체념을 대신 할 방안" 이라는 주제에서 풀어주신 많은 교훈에 고개가 숙여 집니다. 저역시도 7년전의 불의의 사고로 죽지 목하고 지금까지도 상흔의 통증과 고통 의 장애에 내가 전생에 무슨 죄가 있기에 이토록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자책 하곤 하지요 작가님께서내리신 能文能筆 에 깊은 공감 으로 배독했습니다. 병신년 새해 더욱 축복된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염규식 2016-01-05 20:39	작가님 -아무리 몇번이나 읽어도 답이 없군요 한해 더욱 강건하시구요-고운 옥고로 서재에 고운 향을 피우는 한해 되셔요

김경렬 2016-01-05 22:55	장문의 글, 신경 쓰시며 내리신 좋은 말씀,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옛날 선조들의 인내는 메달감 이지요. 헐뜯고 삿대질 일 삼는 사람들 200년쯤 뒤로 돌아가게 하고 싶습니다. 모두 제몫을 다하는 인생이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양서 하나 배독하고 갑니다.

박목철 2016-01-06 12:08	《Re》백낙은 님 , 목사님이시니, 제가 쓴 글 이상의 많은 상념이 이미 있으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댓글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예전에 교황님이 방문 하셨을 때 수많은 사람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기댈곳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정치적인 얘기는 하지 않으려 하지만, 따사로운 나랏님이나 지도자가 그립기도 합니다. 나마, 예수님의 사랑에 기대는 분들은 행복하십니다.

박목철 2016-01-06 12:11	《Re》정찬열 님 , 몸이 성한 사람도 살기 힘든 세상이니 오즉 하실까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도 꿋꿋한 자세로 좋은 글을 남기시는 장한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인연으로 함께 가시지요, 건강하시고 행복 만 가득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목철 2016-01-06 12:12	《Re》염규식 님 , 작가님 말씀데로 답이 없습니다. 양보가 있고, 손해를 감수하는 측이 있어야 답이 있는데 서로 그러지 않으려 합니다. 걱정입니다. 따뜻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좋은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박목철 2016-01-06 12:17	《Re》김경렬 님 , 세대차란 말이 있듯 세대 공감이란 말도 있어야 겠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김경렬 작가님과 소운은 거의 생각이 같은듯 합니다. 온라인 상에서 소운은 보수로 이미 찍혔습니다. ㅎㅎ 정권이나 권력에 덕 본적은 없지만, 나라가 잘 돼야 하는 생각은 한결 같습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십시요, 책도 내셔야지요,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상(論功行賞)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