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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박목철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04-21 23:04
ㆍIP: 211.xxx.28
꽃 비,


올해는 꽃 비가 날리는 황홀한 장관을 보지 못하고 아쉽게도 봄이 지고 있다.
산수유나 개나리로 시작한 봄은 벚꽃이 만개하는 것으로 절정을 맞고, 철쭉이 피는 것으로
봄은 잊히게 된다. 화려한 봄꽃에 취하다 보면 더위가 어느새 우리 곁에 있다.

꽃 중에는 피는 모습이 이쁜 꽃이 대부분이지만, 지는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꽃도 있다.
목련은 피는 모습은 아주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지는 모습에는 고개를 돌리고 싶어진다.
누렇게 변색되어 일부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모습도 그렇지만 낙화 되어 바닥에 깔린 모습은
더욱 보기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거기다 비라도 나리면 더욱,

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꽃을 들라면 단연 벚꽃을 으뜸으로 꼽고 싶다.
필 때도 그렇지만 질 때도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지는 꽃이 벚꽃이다.
벚꽃이 만개한 나무 밑은 그늘임에도 어둡지가 않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한 느낌이
주변까지 화사한 분위기로 물들이는 꽃이 만개할 때 벚꽃의 모습이다.
(개나리가 만개할 때도 주변을 환하게 하지만 느낌이 벚꽃만은 못하다)

이런 화사함도 잠시, 벚꽃의 개화기는 아쉬울 정도로 그 기간이 짧다.
비바람이라도 몰아치면 그 시기가 더욱 짧아지는 탓에, 벚꽃을 즐기려는 이는 비바람을
걱정한다. 꽃구경도 하기 전에 꽃잎이 다 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만개한 벚꽃이 바람에 날리는 꽃 비를 경험한 이는 그 환상적 장면을 쉬이 잊지
못한다. 바람이 불 때 마다 바람의 정도에 맞추듯 쏟아져 내리는 꽃 비,
쌍계사 벚꽃길에서 쏟아져 내리는 꽃 비를 보며 넋을 잃은 적이 있다. 저렇게 쏟아지면
금세 더 날릴 꽃잎이 없을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꽃 비는 계속 쏟아져 내렸고, 길을 하얗게
덮고 있었다. 꽃이 한꺼 번에 잎을 여는 모습을 우리가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한꺼번에 지는 처연한 아름다움은 벚꽃이 만개한 곳이면 어디서든 보게 된다.

한때는 벚꽃이 일본 꽃이라 하여 베어내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지만,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라는 학설이 있고부터는 벚꽃에 대한 국적 시비는 사라진듯하다.
일본인은 벚꽃이 만개할 때 벚꽃놀이라 하여 벚꽃 열병을 앓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벚꽃이 만개할 시점에 일본을 찾은 적이 있다.  대단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우리의 벚꽃
보다 나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지 그 이상의 장관은 없었다.
이 땅에 자리하여 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벚꽃,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한 세월을
헤아려보면 벚꽃도 우리의 꽃임이 분명하니 국적 시비는 무의미하다 하겠다.

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꽃,
우리의 인생을 생각해 보았다. 지는 모습이 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꽃 비되어 날리는 벚꽃에서 또 하나의 인생을 배웠다면 그 또한 벚꽃의 덕목이 아니겠는가?


꽃 비,    소운/박목철

봄 따라 왔다가
봄 따라 지는구나
봄비도 바람도 길동무 삼아
떠남이 화려하다.
하마
아쉽다 한 번쯤은 뒤돌아볼까
그래도 이별인데
꽃 비야!
이름아이콘 김경렬
2016-04-22 05:10
 21년전에 저도 과천 대공원 벚꽃비을 황홀하게 경험했습니다.
초저녁 조명을 받으며 쏟아지는 고목의 벚나무 숲에서
직장 동료들과 환호와 감탄을 연발 하면서...
바닥은 온통 새하얀 눈이 쌓인듯하고
머리위로 연실 쏟아지는 하얀 눈속에 서 있었답니다.
그후로는 그런 장관을 보지 못했어요.
설악산 가는길에 벚꽃 터널은 하늘을
볼수없는 현상임에도 터널속은 아주 밝았던 기억이 납니다.
인생도 후반기를 아름답게 장식 하고 간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그점에서 우리 시인들이 행복 한것 같습니다.
건강 하시고 늘 즐거운 나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름아이콘 백낙은
2016-04-22 11:10
회원사진 		소운님. 꽃 비에 대한 아쉬움이 크시네요.
저도 소규모이긴 하지만 꽃 비를 맞아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나들이를 나갂다 오니 벌써 철이 지났더군요.
많이 아쉬웠던 차에 마음이 통했나 소운님의 글을 접했습니다.
그래도 갈 것은 가야 새 것이 오리라 여기고 있습니다.
고운 추억의 꽃 비 많이 맞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름아이콘 박목철
2016-04-23 09:00
회원사진 		《Re》김경렬 님 ,
창경궁이 창경원이던 시절,
봄이면 해마다 벚꽃의 만개에 맞추어 창경원에서 밤 벚꽃놀이가 있었습니다.
청사초롱과 어우러져 환상적 분위기가 장관이 었습니다.
궁을 복원하기 위해 벚나무를 다 없에고 토종 수종을 심은것이 오늘의 창경궁입니다.
벚나무는 꽃도 좋지만, 열매도 술을 담으면 아주 일품입니다. 단풍도 곱고요,
과천대공원에도 벚나무가 많이 심어져있군요, 눈앞에 정경이 그려집니다.
시인님의 모습은 멋진 꽃 비입니다. 꽃잎대신 좋은 글들을 뿌리시잖아요,
   
이름아이콘 박목철
2016-04-23 09:02
회원사진 		《Re》백낙은 님 ,
더 멋진곳에 가셔서 좋은 풍광을 많이 접하셨으니
꽃 비가 견주겠습니까?
나이가 들면 여독이 오래 가더군요,
건강관리 잘 하시고 좋은 모습 오래 오래 보여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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