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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7-09-05 09:40
ㆍIP:
귀촌을 준비하며
귀촌을 준비하며 / 임정수



대충 배낭을 꾸렸다.
그동안 귀촌을 준비하면서 나의 승용차로 정착할 곳을 찾아다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간단한 짐을 꾸려 걸어서 가기로 했다.

지금껏 준비 과정의 설렘과 분주했던 순간들이 잔잔한 미소가 되어 살아난다.
차량 연료와 고속도로 통행료, 길에다 뿌리고 다녔던 교통비 때문에
바닥난 비상금 조차도 부족하여 꼬이고 헤맬 때는 어찌나 짜증이 나는지.
그러나 그 짜증 속에는 늘 동경 해오던 값진 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번 배낭 여행의 의미가 각별하다는 확신으로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격려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자긍심으로 남다르게 느낀 날들이었던 것 같다.

사실, 몇일이나 걸릴지도 모를 기약없는 일정을 수박 겉핥기 식의 강행군으로
뜻하는 소량의 목적이라도 달성할 수 있을지 적잖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확실한 여행의 목표가 정해져야 했고,
남보다 더 나은 정보 수집은 물론 세부 일정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했다.

귀촌을 향한 열정과 꿈으로 꼭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굳은 각오와 의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는 취지를 다시 한번 더 되새기는 계기가 되어야만 했던 것이다.

또한 나자신 스스로의 삶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려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미흡한 힘이나마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각오가 우선적으로 요구되어야 했다.

그래서 늘 신선한 긴장감으로 잠 못 이루며 귀촌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불면의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곤 했다.

티브이나 신문등 각종 매스컴상에서 귀촌의 대명사라면 당연코 지리산 일대를 손꼽는다.
그런 이유로 지리산 자락을 찾아들었다.

지리산이라고 하면 금방 연상되는 것은 빼어난 자연 경관과 맑은 물,
오염되지 않은 공기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누구나가 한번 쯤은 꿈꾸어 봄직한 곳이 아닐까싶다.

이름모를 약초들이 향긋한 자태를 드러낸채 아름드리 우거진 곳과
발길이 닿으면 닿는 대로 마냥 머물고 싶은 산이었지만,
시간에 쫓겨 세세히 살필 수 없어 구석구석을 다 보질 못하고 지나쳐 온 마음이 무척 안타까웠다.

깊은 산 속이건 말건 이용할 수 있는 지형지물과 자연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계곡의 물이 흐르는 지점과 도로 사정, 전기, 인터넷 등을 알아보니 계획했던 것보다는
차질이 많았다.

우여곡적 끝에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가지고 간 비상 식량도 바닥을 드러내었고 출출하기도 하여
산비탈에 겨우 몸을 가누고 서 있는 오두막 집을 발견하고는 염치불구하고 찾아갔다.

그곳에는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온 취지를 밝혔더니 사람이 그리웠노라며 기쁜 마음으로 환하게 맞이해주는 것이다.

나의 귀농에 대한 열정을 듣고서 하시는 말씀,
꿈과 현실은 한참 다르니 잘 생각하고 신중히 결정하라고 일러주신다.

어쩌다 한두번 다녀가거나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시골의 생활이라며,
여러가지로 아쉽고 답답한 환경에서 과연 적응을 잘 해나갈 수 있을런지 의문이라고 하시는 것이다.

물론 내가 찾아오기 전에 이미 수 많은 지원자들이 왔었고,
대부분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되돌아 갔다는 얘기도 빠뜨리지 않으셨다.

이젠 나자신 스스로가 판단을 해야할 때인 것 같다.
아직 미련이 남아서 주위를 둘러 보니 그동안 온갖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며
흥분된 가슴으로 기대에 부풀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막연한 꿈으로 동경하던 귀촌의 소망이 현실과는 전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심과 부정의 타성으로 산산이 깨어지고 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으로 어렵게 찾아 온 곳이기에 버거운 짐을 짊어진 채 하산 할 수는 없었다.
등줄기로 흠뻑 내리 적신 땀방울의 값진 의미를 생각하면서 모든 근심을 내려 놓았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좀 더 냉정히 시간을 가져야했다.
나에게 포기란 있을 수 없으며 지금껏 동경 해왔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기운을 모아야 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아서일까.
해가 뉘엿뉘엿 지도록 헤매고 지친 발걸음에도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후덥지근한 가운데 이상 기온의 영향으로 폭우와 폭염으로 골병이 든 지리산 원정에서
지금까지의 계획을 다시 한번 더 점검 해봐야 할 것 같다.
긴박한 상황에서 계산 착오로 큰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부산행 야간 버스에서도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려는 설레임으로 가슴은 마냥 벅차 오르기만 했다.

비록 사전 준비 부족으로 인해 시간 낭비와 경제적인 부담과 기술 부족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점들을 속속히 해결할 보완책을 마련하진 못하였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삶의 지향점을 다시 한번 되짚으며 수정 보완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번 여행은 출발 전부터 꼭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행에 대한 확신이 들었던 것이다.

최평균: 임정수 작가님의 행보에 제 마음이나마 보태 봅니다.
     아무리 꼼꼼한 준비가 있어도 빈틈은 있으나
     그래도 조금이라도 빈틈을 줄여서 성공적인 귀농이 되도록
     서둘지 않고 뜻하시는 바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09/09-17:36]-
임정수: 네, 조금 늦더라도 준비를 잘해서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 같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다 보면
     자칫 중도에 포기하는 수가 생길테니 말입니다.
     ㅎㅎㅎㅎㅎ
     
     이왕 시작하려고 마음 먹었으니
     멋지게 성공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09/10-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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