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7-08-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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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두잔으로 만든 아이
막걸리 두잔으로 만든 아이 / 임정수

거래처에 자재를 담당하는 사람 중 삼식이라는 사람이 있다.
별명이 삼식이려니 생각하였었는데 이름이란다.

최삼식.
말을 잘 더듬으며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긴 하지만 실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었다.

매사에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며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기에
다들 그를 좋아한다.

그를 처음 보았을 땐 말을 심하게 더듬어서 몹시 답답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였지만,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닳게 되었다.

평소에 내성적이며 무뚝뚝한 그의 성격은
틀림없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였던 것이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대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
언변이 강하고 사교성이 뛰어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곤
그 나름대로의 방법을 연구하였다고 한다.

노래를 잘하지도 못하고 춤을 잘 추지도 못하는 그로선 말재주라도 있어야 한다며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보기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을 녹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생김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의 말재주에
그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도 모르게 대화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삼식의 주위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드는 것 같다.

삼식의 별명은 막걸리 두잔이다.
막걸리 같이 생겨서도 아니고 막걸리를 좋아해서 붙여진 별명도 아니다.

왜 막걸리 두잔이냐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울 아부지가유, 막걸리 두잔을 마시고 나를 만들었거든유. 그래서 막걸리 두잔이 됐지유."

술이라면 근처에도 가질 못한다는 삼식의 아버지.
냄새만 맡아도 빨갛게 취하고 만다는 그의 아버지가 어느 날 자신의 어머니와 만났을 때,
자꾸만 권하는 술을 뿌리치질 못해 받아 마신 막걸리가 두잔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막걸리 두잔에 만들어진 삼식이...
우린 항상 '최삼식씨'또는 "삼식씨'라고 부르진 않는다.
그냥 "삼식아"하고 부르면 "왜유?"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올해 나이가 스물 일곱이라는 삼식이는 부지런하고 성실하여
번듯한 집도 장만하고 결혼도 하였다.

가끔 농담으로 삼식이도 막걸리 두잔에 아이를 낳았냐고 물어보면,
자신은 아버지처럼 막걸리를 먹지않고 양주를 마셨노라며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이런 삼식이가 열심히 사는 걸 지켜보니 무척 부럽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에 혹시라도 막걸리 두잔에 아이를 만들고 있을 상상을 해보며
삼식의 행복을 빌어 본다.

협의회: 임정수 수필가님^^ 홈페이지 관리하고 있는 최옥희 입니다. 이곳에 불법 성인광고가 올라와 글쓰기시 관리자모드로 전환해놓았습니다. 비번은 1111 입니다. 잠시 수필가님의 글에 머물다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08/27-16:27]-

최평균: 동안도 잘 계시지요? 임정수 작가님.
최삼식 이란 이름을 보니 군 시절이 생각나는 군요.
그 시절 우리 인사계님 성함이 최삼식 상사 이었으니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단점이 있는 반면에 장점도 있는것 같아요.
그 중에 제일의 장점은 근면 성실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작가님의 특별한 이웃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근데 우리 언제 다시 볼수 있나요?ㅎㅎㅎㅎ -[08/27-19:41]-

임정수: 안녕하세요. 최옥희 시인님! *^.^*
그동안 잘 지내시고 계시온지요?

요즘은 컴 사정이 좋질 못하고 여러가지로 바쁜 일 때문에
수필 서재에만 겨우 들어오곤 합니다.

자주 뵈옵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늘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안그래도 성인 광고가 올라와서 지웠으면 했는데
삭제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08/27-21:30]-

임정수: 열대야로 고생이 많으시죠?
이번 주가 지나고 나면
한결 시원스런 가을을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 해봅니다.

최옥희 시인님! *^.^*
이번 주에도 내내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08/27-21:35]-

최 선경: 실제로 있는 얘기인가 보네요. 산행 때면 목을 축이느라 더러 막걸리들을 마시는데 후에 속이 깔끔하지 않아서 좀 그렇더군요. 막걸리 두잔에 용기와 감성이 솟아 아들까지 생겼다니 그 집안으로 치면 막걸리는 좋은 술이네요. -[08/28-00:24]-

임정수: 안녕하세요. 최평균 작가님! *^.^*
어젠 댓글을 올리는 도중에 컴이 다운되는 바람에
몇번이나 시도를 하다가...
결국은 포기를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컴을 가게에다 설치를 해두었기에
가게를 봐주는 이웃들이 접속해서 게임도 하고
이상 야릇한 동영상 같은 걸 보다가
바이러스를 너무 많이 집어 삼켜서 그만...ㅋㅋ

그래서 귀촌을 하고나면
컴을 새걸로 두대 구입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저에게 있어서 제일 힘들고
어렵고 바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이렇게 정착할 곳만 둘러보러 다니는 것도
무의미 하기만 하고요...

조만간 뵈올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 볼 뿐입니다. *^.^*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야
저도 마음 편히 누굴 만나고 할텐데...

내년 봄부턴 본격적으로 파종도 심고
정착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하겠기에
여러모로 안정적이질 못하답니다.
-[08/28-11:16]-

임정수: 아무쪼록 너그로히 이해를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08/28-11:16]-

임정수: 안녕하세요. 최선경 작가님! *^.^*
건강히 잘 지내시고 계시온지요?

제가 글을 쓴다는 걸
거래처의 '삼식이'도 알고 있을텐데
'삼식이'가 이글을 본다면 아마도 실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단순히 웃자고 적어본 글이지만,
당사자인 삼식이는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어요.

하지만, 늘 열심히 땀흘리며
바쁘게 뛰어다니는 삼식이기에
컴퓨터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슬쩍 올려놔 본 것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막걸리 두잔에 누군가에게 용기를 내어
"내 아를 낳아도"
그러면서 은근슬쩍 기대어 보고픈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곤 하지요.

요즘은 그런 생각도 나질 않습니다.
그것도 한 때, 한 순간이란 생각으로
이성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더군요.

아무래도 저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속세와는 인연을 끊고
혼자서 살아야 할 팔자인가 봅니다.
ㅎㅎㅎㅎㅎㅎ -[08/28-11:24]-

그때 그 시절

아버지의 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