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7-09-14 09:42

ㆍIP:

내가 별을 단 사연
내가 별을 단 사연 / 임정수

"371번 임정수 접견!"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옹송거리고 있다가 호명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면회실로 갔다.

울산에서 장어 낚시를 하고 밤늦은 시각에 양산의 35번 국도를 타고 부산으로 왔다.
가촌 쯤에서 갑자기 끼어든 승용차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요리조리 중심을 잡질 못하고
나의 진행 방향을 계속 방해하는 것이다.

술에 취했거나 졸음 운전을 하는 것인지
아님, 약(?)에 취한 듯 하여 상향 라이트로 신호를 보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크락션을 두세번 울렸더니
비틀거리며 앞서가던 승용차가 갑자기 나의 앞을 막아서며 세우는 것이다.

그리곤 차문을 열면서 다짜고짜 멱살을 쥐며 시비를 걸어왔다.
그들은 둘이었고 술에 취하지도 않았으며 약을 먹은 것은 더 더욱 아닌 것 같았다.

순간 당황하기도 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기선을 제압하느라 몇대 씩 쥐어 박았다.
그랬더니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드는 것이 아닌가.

분명 일부러 시비를 걸어서 상해치사 등 공갈 협박으로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같았기에 참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서로 옥신각신 하다 상대방 일당들은 도망을 쳤고 내가 뒤쫒으며 잡으러 가다가 포기를 하고 계속 운전을 하였다.

금곡 검문소를 지나려는 순간,
좀 전에 도망을 쳤던 승용차가 과속으로 달려와 나의 앞을 막아서는 것이다.

그리곤 검문 중이던 경찰에게 폭력으로 나를 신고하였고,
나는 어처구니 없게도 그자리에서 긴급 체포가 되었다.

그들은 이제 스물넷, 다섯으로 군대에서 제대를 하자마자 보험 사기로 먹고 산다며
담당 경찰이 이야기를 해주어서 알게 되었다.

지난 번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관할 지역 내에서 한 건을 해먹었다며 내가 아무리 피해자이지만
교묘하게 가해자가 되어버린 걸 바로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양산 경찰서로 넘어가서도 계속 불리한 조사에 조금이라도 억울함을 풀어보고자 아는 인맥을 동원하기로 했다.
나의 잘못을 덮고자 인맥을 동원하려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억울한 조사 과정이 분하기도 하여
한 때 판검사를 꿈꾸었던 분을 잘 알기에 그 분에게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길 부탁드렸던 것이다.

마침 그분의 조카가 나의 담당이었기에 최소한 억울하게는 조사를 받지는 않으리라 믿으며 기대를 했었는데,
나의 기대와는 달리 한 건이라도 더 건수를 올리려는 얄팍한 속셈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말 악질 중의 악질이란 말이 생생하리만치 <악질> 그자체였다.

아마도 일제 시대때 일본 놈들의 앞잡이를 했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나는 울산의 구치소로 넘어가게 되었고 집행 유예로 석방이 된 지금까지도
내가 잘 아는 그분(판검사를 꿈꾸었던 분)과는 상종조차도 하질 않는다.

그분의 입장에선 인삿말이라도 바라고 계실런진 모르겠지만
사실, 내 입장에선 억울하게 덤탱이를 쓰게 되었으니 그렇게 달갑지 않은 건 분명한 사실인 것이다.

포승줄에 꽁꽁 묶여 수갑까지 차고 면회실로 들어서니 나의 어머니께서는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고 아직도 그날의 억울함을 풀지 못해 답답하지만
앞으론 절대로 누군가가 시비를 걸어와도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보고 겁쟁이라고 해도 좋다.
똥이 겁나서 피하려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기에.

주 환: 쉽게 고백하기 힘든 고백인데,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사실 저도 하나 있답니다, 30대 초반의 일이지요! 저도 나중에 마음 정해지면 고백을 하렵니다. 찡하는 가슴으로 머물다 갑니다, 건필하소서. -[09/14-11:03]-

임정수: 안녕하세요. 주환 작가님! *^.^*
몸은 좀 어떠하신지요?

인생을 살다보면 별의별 일들이 발생하곤 하지요.

때로는 좋은 일로 박수 갈채를 받는가 하면,
본의 아니게 엉뚱한 오해를 받거나
모함을 받는 그런 일도 허다하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절실히 깨닳은 게 있다면
아직까지는 <무전 유죄 유전 무죄>라는 사실입니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쉽게 변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돈 없고 힘없고 빽마저 없는 저로선
달리 그렇게 밖에는 생각을 할 수가 없겠더군요. -[09/14-20:56]-

임정수: 에휴...
컴에 오류가 생겨서 계속 다운이 되는군요.
ㅎㅎㅎㅎㅎㅎ

요즘은 밖에서 초등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거나
중, 고등 학생들이 술에 취해서 비틀거려도
함부로 나무라지도 못하는 세상이랍니다.

자칫 나쁜 범죄자 취급을 받거나
잘못하다간 큰 봉면을 당하는 수가 있거든요.

젊은 학생들이 떼거지로 달려들어도 무서운 게 없는 저이지만
제일 겁나는 것은 그것을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반응이란 겁니다.

그나마 아무런 말들이 없으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보복이라도 당할까봐 오히려 그들을 두둔하고 나서니
저만 나쁜 놈이 되어버리니까 그것을 참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보고도 못본 척
그냥 지나쳐 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09/14-21:31]-

임정수: 아무튼 세월이 갈 수록 인정이 메말라 가고
정서가 메말라 가니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런지
걱정이 앞섭니다.

주환 작가님!
몸 조리 잘하시고요 편안한 밤 되세요. *^.^* -[09/14-21:34]-

최평균: 억울한 건 알지만 어쩔수 없다는
법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때면
울화통이 치밀기도 하지요.
하지만 임정수 작가님.
이미 지난 일이니 한번의 인생 경험이라 생각하시고
살수 밖에는 힘없는 백성인 우리는
달리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것 같습니다.
행복하세요. -[09/18-15:02]-

임정수: 네, 때로는 억울하게 당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 아닐런지요.
싫든 좋든 쓰디쓴 경험 속에서 인생을 배우고 헤쳐나가기도 하며
성장해 가는 것이겠지요.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문득 생각이 떠오르곤 할 때가 있더군요. *^.^* -[09/18-18:20]-

입소문

인생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