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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7-09-12 10:17
ㆍIP:
다이어트
다이어트 / 임정수




한 때는 내 몸무게를 70 킬로그램 대까지 유지하던 적이 있었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유지 될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그것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다는 걸 머지않아 뼈저리게 느껴야 했지만...

올해도 벌써 8개월이 다 지나가고 9개월 째로 접어 들었다.
년초의 결의에 찼던 마음은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으로 제자리를 맴돌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미동도 하지않는 체중계의 눈금은 자꾸만 나를 갈등과 번민 속에 빠뜨리고 있었다.

체중계만 탓하며 다이어트가 실패했다고 자포자기를 하는 것 보단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늦다고 생각 될 때가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하며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본다.

눈물을 삼키며 힘들고 어려운 결심을 했다.
아침, 점심만 먹고 저녁은 굶기로 한 것이다.
주간엔 아무래도 활동량이 많으니까 든든히 먹고 저녁에는 쉬었다 자야하기 때문에
참다가 잠이 들면 다이어트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일찌감치 자리에 누웠다.

하지만 신경이 예민한 나는 쉽게 잠이 들 수가 없었다.
내일을 위해 에너지를 재충전 해야 하는데
텅 빈 속은 채우질 않고 억지로 참고 자면 해결이 다 될 것으로 믿었으니...
육체적 피로 보다도 정신적 피로가 심해 배고픔을 더 참기 어려웠던 것 같다.

습관이란 게 이래서 무서운 건가 보다.
시원한 냉수를 벌컥벌컥 마시고 나니 이번엔 뱃속이 더부룩해서 잠이 오질 않는다.

문득, 행복의 길은 멀고 인내의 길은 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 김치를 총총 썰어 참기름을 넣고 밥을 비벼 먹었으면...
쩝, 생각만해도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마음은 어느새 양푼이에 밥을 넣어 참기름을 부은 뒤 김치를 썰어 비비고 있었지만
나는 이를 악물고 참고 또 참아야 했다.

뱃속에선 지금껏 잘 참고 버틴 걸 까맣게 잊어버렸는지 어서 먹을 걸 넣어달라고 난리를 쳤지만,
큰 맘 먹고 다시 시작한 다이어트를 하루도 안되어 포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하루는 넘겨야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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