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2-07-08 21:54

ㆍIP: 211.xxx.15

팔영산 정상 깃대봉에서 바라본 세상은 (팔영산 제4편)

팔영산 정상 깃대봉에서 바라본 세상은
(팔영산 제4편)

筆嶺/金相和

아직 갈 길이 까마득한데 오래도록 칠성봉(七星峯)의 임과 대화했다. 이젠 제7봉 칠성봉(七星峯)의 임과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야 한다. 입에서 말이 떨어지질 않아 어찌할 줄 모르다 잘 계시라는 말 한마디 남기고 돌아섰다. 그러곤 6월 햇살에 피어난 싱그러운 풍경을 바라보았다. 망망대해는 아니지만, 섬들이 옹기종기 있는 바다의 풍광이 한눈에 펼쳐진다. 저곳은 물고기들의 천국이 아니겠는가! 섬들은 아름답게 자리매김하고 물고기들이 잠시 쉬어가는 장소로 안식처 역할을 할 것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과 생활하는 땅끝마을 사람들은 늘 평화로운 마음과 향기로운 마음을 품고 살 것만 같다. 아마도 그러리라 본다.
부지런히 걸어 이산의 정상인 깃대봉까지 가야 한다. 팔영산 정상 깃대봉도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제8봉인 적취봉(積翠峯)을 향해 걷는다. 가는 곳마다 깔딱 고개는 필자의 몸과 마음을 괴롭힌다. 어찌 이리도 힘들까? 이렇게 명산을 구경하는데 그 대가는 고통인가 보다. 이러한 고통을 겪지 않고 어찌 이렇게 아름다운 명산을 올라와 보겠는가?

싱그러운 자연은 아름다운 새소리로 필자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적취봉(積翠峯)을 향해 걷는 오솔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걷기가 한결 편하다. 지쳐있는 필자를 위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주차장으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걸었을까? 어찌 생각하면 이렇게 험한 길을 꽤 많이 걸은 것 같다. 평지 같으면 뛸 수도 있을 텐데 아마도 적취봉(積翠峯)까지 매우 험한 길이라 걷기도 힘들었다. 과연 그곳까지 얼마나 걸릴까? 아마도 30분 이상 걸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여기서도 향기로운 글을 읽고 잠시 쉬어가라고 한다. 알림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써 놓았다. 물도 한 모금 마실 겸 서서 읽어 보니 역시 향기로운 글이다.

물총새 파란색 병풍처럼 첩첩하며
초목의 그림자 푸르름이 겹쳐 쌓여
꽃나무 가지 역어 산봉우리 푸르구나'
누구의 작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읽고 물 한 모금 마시며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가는 곳마다 펼쳐진 풍광은 평화로워 보이는 바다와 섬 그리고 넓은 평야와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이다. 내륙 지방에서만 평생을 살아온 필자는 너무도 아름다워 눈을 뗄 수 없구나!! 여기서 적취봉(積翠峯)까지 거리는 약 0.4km이다.

힘겹게 걷다 보니 적취봉(積翠峯) 근방까지 왔다. 임종구 아우도 바위에 힘없이 걸쳐 앉아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힘이든 모양이다.
우리는 드디어 적취봉(積翠峯)에 도착했다. 햇볕이 쏟아지는 산마루에 홀로 서 있는 임은 달걀형의 미인이다. 미인도 미인이지만 이렇게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묵묵히 제8봉을 지키는 임이 가엽게 보인다. 더구나 새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려올 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마도 간혹 산객들의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는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첩첩산중에서 얼마나 외롭겠는가? 홀로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이 가여운 여인을 잠시나마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 어떻게 해줘야 행복하다고 할까?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녀가 서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임은 반가워하며 당신을 이렇게 볼 수 있어 반갑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필자는 그녀를 부둥켜안았다. 그런데 그녀의 몸에서 열이 난다. 따가운 햇살을 받아서 뜨거운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를 보고 너무도 반가운 나머지 흥분해서 뜨거운 열이 솟아오르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잠시 후 뜨거운 포옹을 하며 볼에 뽀뽀까지 했다. 눈을 사르르 감은 그녀는 잠시 후 눈을 반쯤 뜨면서 자기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왜 안 그렇겠는가!! 수많은 등산객이 온다고 해도 기념사진만 찍고 갈 뿐이다. 당신 같이 포옹해주는 등산객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참 동안 시간이 흐른다. 우리도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다. 기념사진을 찍으며 그녀의 매무새를 보았다.

그녀의 앞자락의 한 가운데는 積翠峯(적취봉)이라고 한자로 써 놓고 옆에는 八影山 제8봉이라 써 놓았다. 밑에는 591m라고 썼다. 아무리 보아도 아름답기도 하지만 지적인 미(美)가 흐른다. 종구 아우와 함께 그녀와 작별 인사를 하고 깃대봉을 향해 발을 돌렸다. 가다 보니 조그만 팻말에 써놓은 글이 눈에 들어온다. “거처는 마음을 변화시키고 수양은 몸을 변화시킨다”는 맹자의 명언이다. 그렇다. 필자가 이렇게 험하고 위험한 산을 온다는 것은 “300대 명산을 수필”이란 글에 담아내려고 오는 것이지만 결국 몸과 마음을 수양하여 변화시키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목적은 그러하다.
*적취(積翠)= 짙은 푸른빛이란 뜻으로 청산을 이르는 발

필자가 있는 이곳에서 깃대봉까지의 거리는 0.5km이며, 여기서 주차장까지 거리는 3.6km이다. 지금까지 안간힘을 다해 걸어온 것이 아직 4km도 걷지 못했다. 역시 명산답게 아름답긴 하지만, 걷기가 매우 불편한 산이다.
이젠 0.5km만 걸으면 이산의 최고봉인 깃대봉(旗臺峯)이다.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은 없다.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한 발짝 한 발짝 걷는 것이 지루하기까지 하다. 적취봉(積翠峯)에서 깃대봉(旗臺峯)까지는 깔딱고개는 몇 개 있었지만, 다행히 걷기에 힘든 곳이 없다. 그래서인지 이젠 지루함이 괴롭힌다.

고생 끝에 드디어 깃대봉(旗臺峯)까지 왔다. 몸은 힘들었지만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산에서 제일 보고 싶은 임이 이곳에 있다. 깃대봉(旗臺峯)이란 이름의 임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천하일색 미인이다. 어찌 보면 부잣집 맏며느리처럼 부티가 난다.
단숨에 임 곁으로 달려갔다. 임은 방글방글 웃으며 어서 오라고 하며 반갑게 맞이한다.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다. 임은 웃는 모습도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미인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할 정도로 아름답다. 임과 어떻게 입맞춤해야 영원히 기억에 남을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입맞춤을 하고 싶다. 살며시 임의 야들야들한 입술에 나의 입술을 대고 말았다. 살며시 댄 입술은 깊게 빨려 들어가고 만다. 이렇게 행복할 수가~^^

한참 동안 임을 얼싸안고 있었다. 우리는 영영 있지 않을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로 했다. 이 사진은 세상에 살아 숨 쉬는 날까지 생각날 때마다 두고두고 앨범에서 꺼내어 볼 것이다.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가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며 서로 슬픈 이야기가 오고 가자 괜스레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인데 그 말이 왜 이리도 한없이 슬프게 들려올까? 누구나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졌다 또 만나는 것이 세상 이치지만 듣는 순간 슬픔이 와르르 쏟아진다.

아무리 임이 좋아도 이젠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임은 앞의 매무새의 한가운데 한문으로 크게 旗臺峯 이라고 쓰여있다. 옆에는 적은 글씨로 八影山이라 쓰여 있고 밑에는 609m라고 쓰여 있다. 여기까지 오느라고 무수히 많은 고생도 하였지만, 그 고통스러웠던 장면도 정상의 깃대봉(旗臺峯)이란 임을 보니 오뉴월에 눈 녹듯 사르르 녹아내린다. 팔영산(八影山)은 봉우리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한 곳도 없다. 참으로 이 거대한 장면을 신이 묘하게 잘 조각해 놓았다.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은 쾌락도 주지 않는다”는 “몽테뉴”의 명언처럼 땅끝마을에 와서 첫 번째 산행으로 고생은 했지만, 매우 행복했다. 이 행복은 오직 함께 와서 끝까지 필자를 도와준 임종구 아우 덕분이다. 팔영산에 대한 글은 이산의 최고봉인 깃대봉(旗臺峯)으로 막을 내린다. 총 8.7km를 걸었으며 약 7시간 소요됐다.
오늘 2번째로 가야 할 산은 천관산이다. 이렇게 혹독하게 고생한 몸으로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걱정이다.
팔영산(八影山)아, 아듀~^^

2022년 6월 2일

정대수

2022-07-09 10:34

존경하는 김상화 작가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한동안 서재를 비우셨기에 많이 바쁘셨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시 작품을 배람하니 기쁘고 좋습니다.
역시 더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산행을 하셨습니다.
덕분에 팔영산을 마주 하게 되었습니다.
7월 장마에, 폭염에, 코로나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건강 관리 잘 하시고
만사에 형통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김상화	오랜만입니다. 정대수 작가님 너무 반갑네요 모처럼 서재를 들어와 보니 작가님께서는 열심히 서재활동을 하시네요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저는 아직 300대 명산을 다 다니지 못해 끝을 내려고 서재를 비웠섰습니다 앞으로도 크게 활동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작가님 언제 시간나면 차라도 한잔 합시다. 전화는 010-3880-6760 시간 나실 때 전화 부탁합니다	7/15 07:27

천관산(天冠山) 등산코스를 잘 못 잡아 오르다 보니 (천관산 제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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