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2-07-08 21:52

ㆍIP: 211.xxx.15

팔영산(八影山)에서 본 신비로운 하늘 문 (팔영산 제3편)

팔영산(八影山)에서 본 신비로운 하늘 문
(팔영산 제3편)

筆嶺/金相和

지금 가야 할 두류봉(頭流峰)을 오노봉(五老峰)에서 바라보니 산봉우리가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멋들어져 보인다. 둥글면서도 암석들이 독보적으로 아름답게 솟아올랐다. 저곳을 가기까지 어떠한 장애물이 필자를 괴롭힐까? 밧줄을 타고 절벽을 올라가는 곳은 없을까? 이 산을 등산하려고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암능(岩能)이 깔린 것을 보았으니 암능(岩能)은 그러려니 해야 한다. 과연 두류봉(頭流峰)에 가는 길이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길이 아무리 험하고 위험하다 해도 가야만 한다. 고생 끝에는 반듯이 할 이야기가 있고 행복이 오기 마련이다. 가기 전부터 겁을 먹지 말자! 위험한 곳이 닥치면 그곳에서 해결하면 된다. 그 정신은 필자의 강한 투지가 아니던가!!

두류봉(頭流峰)에 가는 길에도 알림판에 아름다운 문장 한 편을 써 놓았다. 아마도 등산객들은 이곳을 지날 땐 이 아름다운 글을 꼭 읽으리라 본다.
건곤이 맞닿는 곳 하늘 문이 열렸으니
하늘길 어디메뇨 통천문이 여기로다.
두류봉 오르면 천국으로 통하노라
너무도 글이 마음에 들어 필자는 그곳에 서서 두 번을 읽고 발을 옮겼다. 깊은 산중에 와서 마음의 양식인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한참을 걷다 보니 고약하게 생긴 암벽길이 나온다. 이러한 길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과연 이곳을 잘 올라갈 수 있을까? 슬쩍 겁이 난다. 속마음으로 걱정하고 있을 때 임 아우가 스틱이 손에 있으면 올라가기 불편하다고 하면서 스틱을 자기 달라고 한다. 스틱을 아우께 건너 주고 양손으로 바위와 가드레일을 잡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올라가느라 힘이 들어서인지 몸에서 땀이 도랑물 흐르듯 한다. 험한 길을 걸을 때면 임 아우가 항상 도와주려고 애쓴다. 자기 자신도 힘들 텐데 조와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너무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있는 힘을 다해 네발로 기어 올라가니 두류봉(頭流峰)임이 기다리고 있다. 힘들게 올라와서 그런지 더욱 반갑다.

두류봉(頭流峯)임이 잘 오셨다 하며 반갑게 맞이한다. 임에게 땀 내음을 풍길 수 없어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고 임 곁으로 갔다. 그녀에게 작은 소리로 여보 잘 있었지요. 하며 늦게 찾아와 미안하오 했다. 갸름한 얼굴의 그녀는 미인이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그녀다. 그녀의 어깨와 등을 잡고 향기로운 입맞춤을 했다.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행복의 세계로 빠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우리 둘은 행복한 시간이 흐른다.
잠시 후 우리는 기념사진을 찍으며 짓궂게도 끌어안아도 보고 얼굴과 얼굴을 비벼도 보았다. 아마도 이런 것이 자연이 필자에게 주는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싶다.

임은 앞가슴에 頭流峯이라고 한문으로 예쁘게 새겨 놓고 옆에는 八影山 제6봉이라고 써 놓았다. 밑에는 596m라고 높이를 표시해 놓았다.
임과의 대화를 끝내고 바라본 고흥의 평야는 참으로 아름답다. 멀리 바라보이는 산과 평야 사이엔 다도해가 넘실거린다. 이곳 정상을 와보지 않고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오묘함을 감히 누가 알리오!!
덩달아 새들도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댄다. 팔영산에 있는 필자는 무아지경에 빠지고 만다. 여기에 물소리까지 들려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임과 작별 인사를 하고 제7봉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두류봉 사거리를 지났다. 제7봉은 칠성봉(七星峯)이다. 이 봉우리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이 눈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마음으로 그려본다. 걷다 보니 이곳도 역시 등산객들에게 잠시 읽고 가라고 알림판에 다음과 같이 좋은 글을 써 놓았다.
북극성 축을 삼아 하루도 열두때를
북두칠성 자루 돌아 천만년을 한결같이
일곱 개 별자리 돌고 도는 칠성바위
이 글 역시 누구의 작품인지 몰라도 향기롭다. 필자는 읽고 또 읽어 보았다. 그러곤 목적지를 향해 땀을 흘리며 정신없이 걷는다.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다

두류봉(頭流峯)에서 칠성봉(七星峯)까지의 거리는 0.6km로 약 30분 이상을 걸어야 한다. 칠성봉(七星峯)에 가는 길엔 울퉁불퉁한 돌밭을 한참 올라 내려야 하는 위험한 구간이다.
가다 보니 생각지 못한 통천문을 보았다. 양쪽에 돌기둥이 있고 위에는 웅장한 돌을 얹어 문을 만들었다. 세속인들은 이것을 통천문이라고 이름 붙였다. 자연은 이렇게 신비롭다. 이렇게 첩첩산중에도 신께서는 하늘 문을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우리는 웅장하고 신비로운 문을 감상하며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고 물도 한 모금 마실 겸 잠시 쉬었다. 아마도 하늘과 통한다는 문일 것이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여기서도 맛보니 참으로 행복하다.
칠성봉(七星峯)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몹시 지치고 힘들어도 최선을 다해 걸어야 한다. 아직 0.2km를 더 걸어야 한다. 걷는 것이 어찌 이리도 힘들까? 빨리 가서 임을 만나면 힘이 솟아날 것 같다. 그래서 빨리 걸어야 한다. 지금 가고 있는 칠성봉(七星峯)의 임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힘은 들어도 미인 타령을 하는구나!! 이것이 남자들의 속성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5분 안에 칠성봉(七星峯)에 도착할 것 같다. 임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힘은 들어도 마음이 초조하다. 별것 다 걱정하고 있으니 그것도 팔자인가 보다. 조금만 참으면 볼 수 있을 텐데~^^
힘은 들었지만, 드디어 칠성봉(七星峯)에 도착했다. 임이 저만치에 앉아 있다. 역시 달덩이처럼 복스럽고 아름답다. 임 곁으로 달려가 너무도 반가운 나머지 볼을 비비며 뽀뽀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보고파 힘은 들었지만, 단숨에 달려왔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임은 조용히 말을 한다. 잘 오셨다고!! 그러면서 또 한마디 한다. 아름답기도 하지만, 험한 산이니 조심해서 다녀가라고 한다. 우리는 온갖 이야기를 나누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념 사진를 찍고 임을 다시 바라보았다. 역시 복스러운 미인이다. 앞에는 한자로 제일위에 八影山 제7봉이라 써놓고 한 가운데는 七星峯 이라고 큰 글씨로 써놓았다. 바로 밑에 598m라고 이곳의 높이를 써놓았다.
달덩이 같은 임은 무엇인가 한참을 사색하는 듯하더니 이산은 전라남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잠시 후 전라남도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일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필자가 보아도 어디 하나 흠잡을 때 없는 명산이다. 이렇게 멋들어진 산을 산행한다는 것은 하늘이 준 복중의 복이다. 다행히 오늘, 이 아름다운 산을 오게 된 동기는 임종구 아우 덕분이다. 이 고마움을 너무 벅차 글로 표현할 수 없구나!!

아마도 이 기쁨은 필자의 글 속에서 영원히 잠들지 않고 간직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다고 해도 임 아우는 내가 빨리 걷지를 못해 얼마나 속이 타겠는가? 그러한 것도 모두 이해해 주는 가슴이 넓은 사나이다. 그래서 아우가 더욱더 고맙다.
칠성봉(七星峯)의 임과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다. 제8봉 적취봉(積翠峯)에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이곳을 출발하기 전에 사방을 둘러보았다. 마치 다도해의 파란 물에 용해되었던 향긋하고 비린 내음이 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바람에 실려 온다. 그 바람은 필자의 전신을 자극해 시원하게 해준다.
신께서 이토록 아름답게 팔영산을 빚어놓으시고 바라볼 때마다 얼마나 흐뭇해하셨을까? 아마도 그 기쁨에 잠도 이루지 못했을 것 같다.
팔영산 3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제4편은 적취봉(積翠峯)과 깃대봉(旗臺峯), 그리고 하산 장면을 그려낼 것이다.

2022년 6월 2일

팔영산 정상 깃대봉에서 바라본 세상은 (팔영산 제4편)

성주봉에서 다섯째 오노봉까지의 절경에 반하다. (팔영산 제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