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1-02-14 23:46

ㆍIP: 1.xxx.128

서울 시민의 동산 청계산(淸溪山)을 가다 (제1편)

서울 시민의 동산 청계산(淸溪山)을 가다
(청계산 제1편)

루수/김상화

갑자기 청계산을 가고 싶은 발동이 걸렸다. 그래서 오늘은 그곳을 가기로 마음먹고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분주하게 물과 간식을 배낭에 챙겨 넣었다. 수십번을 다녀온 산이지만 다녀온 지 10여 년이 넘는 것 같다. 그때는 필자가 노량진에 살 때였다. 사랑하는 처와 함께 아침 운동으로 그곳을 다녀오기도 한 곳이다. 지금은 거주지가 잠실이라서 이곳에서 올라가는 길이 다르다. 또 근래는 가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하는지 까마득하게 잊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알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떠올랐다. 인터넷을 열어보니 강남역에서 분당선을 타고 청계산입구역 2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고 설명해 놓았다. 노량진에서 가는 코스와 정반대이다. 참 좋은 세상이다. 컴퓨터만 움직이면 세상 돌아가는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좋은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태양의 열기가 대단하다. 숨이 막힐 정도로 뜨겁다. 그러나 우리에게 더위는 인내를 길러주고 건강한 몸을 만들라는 신의 명령이다. 이까짓 더위야 하며 전철역으로 향했다. 전철을 타니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뿜어 나온다. 그래서 더위로 인해 짜증스럽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려 온몸에 세포들이 좋다고 춤을 춘다. 청계산입구역에 내렸다. 청계산을 향해 걷다 보니 서초구 신원동 사거리 한옆에 매우 큰 느티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보호수로 지정을 받았으며 수령이 약 200년이 된 나무로 매우 잘 생겼다.

청계산(淸溪山)에 관한 것을 알고 가면 산행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간단하게 적어본다. 이 산의 높이는 618m이다. 산세가 수려하고 500m에 달하는 계곡은 맑은 물과 울창한 숲으로 경치가 뛰어나다. 고려말 이색(李穡)의 시에 "청룡산"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도 청룡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서쪽에 위치한 관악산과 함께 서울의 남쪽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 국사봉(540m), 응봉(349m) 등이 있다, 망경대·옥녀봉·청계봉 등 여러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청룡이 승천했다 하여 청룡산(靑龍山)이라고도 불리다 지금은 청계산으로 바뀌었다. 능선은 남북방향으로 뻗어 있으며 사방이 시원하게 확 트여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이색(李穡)= 고려 말의 학자이며 성리학을 바탕으로 정치사상을 전개했다. 대표작으로 "부벽루" "독두시"가 있다.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을 둘러싼 푸른 산자락이 바로 청계산이다. 남서쪽 중턱에 위치하는 청계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되었으며, 고려 1284년 조인규(趙仁規)에 의해 중건되었다. 그 밖에도 극락보전·삼성각·산신각 등의 유적이 남아 있다.
*조인규(趙仁規)= 고려의 문신 겸 관료이자 시인 겸 대신(大臣)이다. 몽골어와 한어에 능통하며 일본정벌 때 원나라에 고려의 일을 잘 보고한 공으로 토지와 노비를 받고 그 자손들은 관직에 임명되었다.

보호수를 살펴보고 굴다리를 지나 원터골 쪽으로 가야 한다. 굴다리 못미처에는 원지동 석불인 상 및 석탑을 세워놓았다. 조선 시대 만든 것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93호다. 이 석불입상은 225cm에 달하는 큰 규모로 원래 사찰에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나 지금은 작은 미륵당 안에 모셔져 있다. 불상은 전체적으로 큰 기둥 같은 모습이다. 이 불상은 머리가 커다랗고 머리 윗부분이 뾰족하며, 얼굴이 길고 어깨가 좁아 토속적이고 위축된 모습이다. 미륵당 옆의 바닥에는 이 불상의 머리 위에 올려져 있던 것으로 생각되는 천개[삿갓 머리]가 있으나, 석불과 같은 시기에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미륵당의 앞에는 작은 3층 석탑이 있는데 지붕돌의 귀퉁이가 훼손되었고 상륜부는 남아있지 않다. 석탑의 지붕돌 받침은 3단이며 몸돌과 지붕 돌이 하나의 돌로 받들어졌다.
이 석탑과 석불을 통해 볼 때 이 일대는 원래 절터였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석탑과 석불만 남아 있다. 이 불상의 영험함이 알려져 이곳 주민들이 1년에 한 번씩 동제를 지낸다고 한다.

굴다리를 지날 때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채소를 팔려고 작은 시장을 이루고 있다. 조금이나마 생활에 보탬을 주려고, 또는 귀여운 손자 손녀에게 용돈을 만들어 주려고 저렇게 고생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분들은 고생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재미있어 저러한 일을 하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삶의 냄새가 더욱더 물씬 풍기는 광경이다. 이 아름다운 삶을 생각하며 필자는 청계산을 향해 걷는다. 몇 채의 집을 지나 오솔길을 걷기 시작했다. 옆 골짜기에선 유리알같이 맑은 물이 흐른다. 신선한 공기가 날아오고 새들은 고운 소리로 지저귀기 시작한다. 그래서 청계란 이름으로 불렸던 것 같다. 그 이름이 유래하여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높이는 600m 정도지만 계곡이 많아 사시사철 물이 넘쳐흐르고 있으니 어찌 시민들이 좋아하지 않겠는가! 필자역시 서울 시민으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산이다.
원터골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면 계곡을 따라 넓고 평탄한 산책길이 이어진다. 원터 쉼터까지 올라가는 동안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음악으로 깔고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산책할 수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즐겁게 걷는다.

원터골쉼터 가기 전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잣나무 숲이 있다. 잣나무 숲에서 흐르는 향이 머리를 맑게 해준다. 그 향에 취해 걷다 보니 진달래 능선에 다다른다. 이곳 진달래 능선은 3월이면 아름다운 진달래꽃이 900m에 걸쳐 예쁘게 피어날 것이다.
걷다 보니 참나무 6형제란 알림판엔 이렇게 쓰여있다. 참나무는 나무껍질이 굵은 굴참나무, 줄기를 갈아치우는 갈참나무, 잎을 짚신 바닥에 깔았던 신갈나무, 잎과 열매가 제일 작은 졸참나무, 떡을 싸기도 하였던 떡갈나무, 그리고 도토리가 많이 달린 나무로써 도토리묵을 쑤어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 하여 상수리나무가 있다. 이렇게 여러 종류의 도토리나무가 쓰임새에 따라 이름이 붙여져 있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처음 알았다.

제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제2편에서는 정상의 전경과 하산하는 장면을 그려낼 것이다

2020년 6월 14일

정찬열 2021-02-16 07:26	참 오랜만에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간도 무탈하시고 별고 없으셨는지요 "서울 시민의 동산 청계산(淸溪山)을 가다" 이렇게 좋은 곳을 그것도지난해 6월에 가신곳을 이제야 서재의 산행기에 出文을 올리시는 군요 '조인규,'이색' 고려 후기 문인 장수들로 저희 "河東鄭氏景烈公派鄭地將軍" 역사 인물에수없이 나오신 분들이라 낮설지가 않네요 500 m 나되는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 얼마나 아름답고 수려 할까 기다려 집니다. 신축년 새해건강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오

김종덕 2021-02-19 15:44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청계산이 이렇게 품위가 있는 산임을 알게합니다. 시골에 살아 서울에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청계산과 까치산에는 한번 들러고 싶습니다. 아주 상세한 기행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들러는 기분입니다. 작가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전병일 2021-02-19 23:07	루수작가님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여전히 100대명산 기행수필 도전에 응원을 보냄니다 참나무 6형제도 만나셨군요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 가득하지만 일상이 장애물입니다 퇴직이 얼마남지 않아 산에 갈수있는 시간이 많을것 같습니다 두다리 멀쩡할때 열심히 오르도록 하겠습니다 청계산 기행수필 감사히 배람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안전에 유의하세요.

한영택 2021-02-20 23:25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청계산으로 가셨군요. 집에서 가까우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오를 수 있는 산이라 더 정감이 있겠습니다. 청계산에 관한 상세한 내용의 글을 보니 많은 사람이 찾을 만도 하네요. 300대 명산 기행수필 도전에 열정적인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연속되는 다음 작품도 기대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편안한 주말 밤 되십시오.

정대수 2021-02-21 16:08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많이 바쁘셨나 봅니다. 청계산은 저도 여러번 다녀온 산입니다. 서울 근교에 이렇게 아름답고 멋있는 산이 있다는게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여름에 아주 더울때 다녀오셨군요. 언제나 안전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도 하고 해서 우리의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입춘대길 건양다경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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