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2-07-0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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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영산(八影山)의 신비로움을 담아오련다 (팔영산 제1편)

팔영산(八影山)의 신비로움을 담아오련다
(팔영산 제1편)

筆嶺/金相和

오늘부터 4박 5일 동안 예닐곱 개의 산 정상을 밟으며 그곳을 지키고 있는 임을 만나고 올 것이다. 그리고 그 산이 지닌 역사와 매력을 소상히 관찰해서 기록하고 싶다. 어렵고 힘든 일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필자는 기필코 해야 할 목적이 있다. 다만 필자는 안타깝게도 80이 넘은 고령이다. 그래도 자신만만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그래서 도전하는 것이다. 그렇다. 할 수 있고말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고령이라 해도 심장이 뛰면서 피가 펄펄 끓는다. 아직 마음이 청춘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이팔청춘이 아니던가? 그래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뛰어든 것이다. 전남 땅끝마을에 와서 첫 번째 가기로 한 산은 팔영산(八影山)이다.
팔영산(八影山)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多島海海上國立公園)이다. 필자는 해상 국립 공원 산은 처음 가본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한껏 부풀어 있다. 산행하는 도중 건강만 허락해 준다면 어떠한 어려움과 고통이 따른다고 해도 자신 있게 해낼 것이다.
*예닐곱= 6개나 7곱개 정도

임종구 아우와 단둘이 공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놓고 여기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다. 아침 일찍 잠이 깨어 시간을 보니 그때가 5시 30분이다. 이곳을 오게 된 동기는 5월에 속리산을 갔을 때 정상 못 미쳐서 만난 임종구 아우와 함께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속리산 정상을 밟았을 때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임 아우에게 마음이 끌렸다. 서로가 마음이 통해서 금세 형 아우 하고 부르게 되었다. 필자보다 20살이나 연하지만 미남이기도 한 임 아우은 마음씨까지 곱고 아름다우며 종교까지 같다. 또 필자처럼 100대 명산에 도전 중이다.
우리는 6시 반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산행할 준비를 했다. 산을 출발하려 하니 하늘에서 황금 햇살이 쏟아진다. 왜 이리도 맑고 고운 햇살이 향기롭게 쏟아질까? 아마도 수백 리를 달려온 우리를 도와주려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기분도 향기롭다.

7시 20분에 팔영산(八影山) 탐방지원센터 앞에서 긴 호흡을 한 뒤 가볍게 팔다리 운동을 하고 걷기 시작했다. 끝까지 즐겁고 재미있고 건강하게 걸을 것이다. 그래서 8개의 아름다운 봉우리와 쪽빛 다도해와 친구 되어 어울릴 것이다. 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평화로운 평촌 명품 마을이라고 한다. 마을 자체가 평화스럽고 고요하다. 오늘이 목요일 인지라 평일이라서 그런지 산행하러 온 사람은 오직 우리 두 사람뿐이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조금 걸으니 팔영산(八影山) 능가사(楞伽寺)까지 왔다.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고 또 걷는다.

팔영산(八影山)의 봉우리와 명칭 그리고 유래를 알아본다.
팔영산(八影山)은 높이가 해발 608.6m이며 소백산맥이 서쪽으로 힘에 지친 듯 기울다가 동남으로 고흥반도를 바라보며 점암면 성기리, 강산리, 영남면 양사리 등에 걸쳐 우뚝 솟아 있는 산으로 군(郡)의 진산(鎭山)이다. 옛 문헌에 보면, 이 산의 이름은 팔영산(八影山) 이외에 팔전산(八田山), 팔령산(八靈山), 팔점산(八点山)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산의 정상에 팔봉(八峰)이 있는데 첫째 유영(儒影), 둘째 성주(聖主), 셋째 생황(笙簧), 넷째 사자(獅子), 다섯째 오로(五老), 여섯째 두류(頭流), 일곱째 칠성(七星), 여덟째 적취(積翠)라 하였다.

이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가 멀리 한양(서울)에까지 드리워져서 팔영산(八影山)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일설(一說)에는 금 닭이 울고 날이 밝아 오면서 붉은 햇빛이 바다 위로 떠 오르면 팔봉(八峰)은 마치 창파에 떨어진 인판(印版: 인쇄판)과 같다고 하여 그림자 영(影)자를 붙였다고 한다. 또한 옛날 중국 위(魏)나라 태화연간(太和年間: 227-231)에 팔봉(八峰)의 그림자가 멀리 위주(魏主)의 세숫대야에 비추어 왕이 몸소 이 산을 찾아보고 비로소 그림자 영(影)자를 붙여주었다고 전한다.
*일설(一說) = 어떠한 주장이나 학설
*창파 = 푸른 물결

우리는 팔영산(八影山) 탐방로 입구 아치를 통과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산행이다. 과연 이 산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아마도 필자가 만족할 만큼 매우 아름다울 것 같다.
더욱이 이 산은 블랙야크(BLACKYAK)에서 우리나라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 산이다. 블랙야크에서 100대 명산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아름답기도 하겠지만 그 나름대로 필자가 알지 못하는 독특한 무엇이 있어 선정했을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숲이 우거진 산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조용했던 산은 시끌벅적 잔치하는 분위기다. 새들이 여기저기서 우리를 환영이라도 하는 듯 조잘대기 때문이다. 최고의 명산에 사는 새들이라서 그런지 그 소리마저 명품이다. 아마도 명산과 보조를 맞추려고 목소리를 갈고 닦았나 보다. 새들의 노랫소리가 명산과 어울리니 참으로 환상적이다.
그런데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온몸에서 땀방울이 솟아나기 시작한다. 필자는 수백 리 길을 당신을 보기 위해 달려왔는데 어찌 땀으로 목욕시켜 주시는지요? 이 말은 당신을 원망하는 소리가 아니외다. 이 땀은 필자에게 보약보다 더 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지금 이곳을 걷고 있지 않는다면 어찌 이렇게 보석보다 귀한 땀을 흘리겠는가?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비록 땀이 몸에서 흐르지만 이렇게 상상하며 걸으니 힘든지도 모른다.

걷다 보니 우리는 2.0km를 걸어 흔들바위까지 왔다. 이 바위는 마당처럼 꼼짝하지 않는다고 하여 마당바위라고 불리나 보다. 힘센 어른이 밀고 당기고 씨름하다 보면 큰 바위가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기에 흔들바위라고 불린다고 한다. 임종구 아우와 해상공원 공단에서 만들어 놓은 벤치에 걸쳐 앉아 물 한 모금 마시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니 그것 또한 향기롭다.
여기서 팔봉(八峰)중 첫 봉우리인 유영봉(儒影峰)까지는 약 0.6km 남았다. 아무리 힘이 들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견디며 걸어보자. 그러면 그리도 보고 싶었던 유영봉(儒影峰)이란 첫 번째 연인을 볼 수 있다.

이 산의 첫 봉우리인 유영봉(儒影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팔영산(八影山) 팔봉(八峰)은 기러기가 나란히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물고기를 나란히 꿰어 놓은 것 같다고도 한다. 또 구름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기특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봉우리 같기도 하다고 한다.
(출처- 팔영산 만경암 중수기)

알림판에는 다음과 같이 아름다운 글을 새겨 놓았다.
유달은 아니지만, 공맹의 도 선비 레라
유건은 썼지만, 선비 풍채 당당하여
선비의 그림자 닮아 유영봉 되었노라.
이젠 유영봉(儒影峰)까지 거의 다 온 것 같다. 깔딱 고개가 있어 올라가기 편하도록 아름답게 데크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저 계단만 올라가면 유영봉(儒影峰)이란 연인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매우 아름다운 연인이 아닐까 싶다. 힘을 내서 올라가자.
아름다운 자태로 임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임종구 아우와 필자는 임 곁으로 달려갔다. 너무도 반가워서 임의 얼굴에 뽀뽀부터 했다. 역시 팔영산(八影山) 제1봉인 유영봉(儒影峰)을 지키는 임은 미인이다. 임은 우리를 어서 오라고 반기며 미소를 짓는다. 그리도 보고 싶은 임이었는데 오늘에서 볼 수 있어 반갑다고 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 잠시 대화를 나누고 기념사진부터 찍었다. 사진을 찍으며 보아도 역시 임은 키는 작지만 복스럽고 아름답다.
앞가슴에는 儒影峰이라고 한자의 큰 글씨로 새겨 놓고 옆에는 八影山 제1봉이라고 써 놓았다. 밑에는 491m라고 새겨 놓았다.
*공맹(孔孟)= 공자와 맹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

기념사진을 찍은 뒤 사방을 바라보았다. 아름답게 펼쳐진 평야를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간혹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있는 마을은 평화스러워 보인다. 그래서 기분도 향기롭다. 그때 햇살이 푸른 나뭇잎에 쏟아져 내린다. 나뭇잎은 빛이 반짝반짝 반사되어 그 모습은 마치 보석보다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임 아우와 단둘이서 바라보긴 너무도 아깝다. 말만 들은 땅끝마을이었는데 경치까지 이토록 아름답고 평화스러워 보이니 이곳에서 몇 달간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팔영산(八影山) 제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제2편에서는 2, 3, 4, 5봉까지를 적나라하게 그려낼 것이다.

2022년 6월 2일

성주봉에서 다섯째 오노봉까지의 절경에 반하다. (팔영산 제2편)

서울 시민의 동산 청계산(淸溪山)을 가다 (제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