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9-11 18:49

ㆍIP: 1.xxx.128

하늘을 만질 수 있다는 천마산(天摩山)의 정상

하늘을 만질 수 있다는 천마산(天摩山)의 정상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천마산(天摩山)을 가려고 새벽부터 분주하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 필요한 도구를 챙겨 배낭에 담았다. 사랑하는 부인이 정성껏 챙겨준 간식도 담고 무엇보다 가족의 사랑까지 한 아름 담아 넣었다. 사랑을 받으면 받을수록 기쁨과 행복이 커지고 힘이 생기는 법이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위험이 닥칠땐 용기도 주고 지혜도 준다. 사랑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해 주면 마술사로 변한다. 용서를 받는 사람보다 용서해준 분께 더 큰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다. 산행할 때 필요한 모든 도구와 사랑까지 배낭에 담은 필자는 상봉역으로 출발한다. 춘천 가는 전철을 갈아타고 천마산(天摩山) 역으로 달릴 것이다. 주말이라서 전철의 반 이상이 등산객으로 가득하다.

웬일인지 가슴이 뛰고 기쁜 마음과 행복한 마음이 싹트기 시작한다.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다. 왜 이렇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까? 전철 안에 있는 등산객들도 모두 필자처럼 행복해 보인다. 등산객 중에 필자와 함께 등산할 수 있는 분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모두 하차했다. 그런데 함께할 등산객이 한 분도 없다. 단 고등학교나 대학생 정도의 젊은 사람 몇 분이다. 혼자서 마을을 지나 등산길로 접어들 때였다. 생각지도 못한 산울림 가족 몇 분을 만났다. 함께 갈 동료들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을까? 반갑기는 했지만 혼자서 다니는 습관을 정착 시켜 보려고 먼저 가겠다고 나섰다. 300대 명산을 모두 다니려면 홀로서지 않으면 안 된다

고즈넉한 풍경이 숨 쉬는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호랑이가 새끼를 칠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다. 오솔길은 한사람 다닐 정도로 좁다. 간밤에 내린 이슬방울이 옷을 적신다. 감미로운 풀 향기까지 날아온다. 이렇게 분위기 있는 길을 사랑하는 임과 함께 걸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사랑의 대화는 향기로 변해 날아 올 것이고, 임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감미로울 것이다. 몸이 부딪칠 때마다 전기가 통해 짜릿한 쾌감도 느끼고 싶다. 그럼 몸에서는 얄궂게 전율이 흘러 황홀한 기분을 만들어 내지 않겠는가!

오솔길을 지나 능선을 걷는다. 혼자라서 인지 조금 외롭기도 하다.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은 아름답게도 예술적으로 길 위에 그림을 그려 놓는다. 필자는 아이들처럼 그 그림을 밟고 콧노래를 부르며 걷는다. 바람이 불면 그림도 따라서 움직인다.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필자 혼자 걷는 것을 시도하는 것이다. 약1km 쯤 걸어왔을 때다. 그때 송광(松光) 선생의 전화가 걸려 온다. 아마도 필자 혼자 가는 것이 안쓰러웠나 보다. 산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송광(松光) 선생은 조금이나마 필자에게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혹시 길을 잃고 헤매지나 않을까 염려되어 동무 되어 함께 걸으려고 전화를 한 것 같다. 서로 위치를 몰라 만나지는 못했지만, 필자는 늘 진정한 마음으로 감사를 드린다.

외로움을 달래려고 휘파람을 불기도 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걷는다. 지나가는 등산객이 한 사람도 없다. 적막이 엄습해 오는 깊은 산속의 오솔길이다. 단지 바람이 불어 숲을 할퀴고 가는 소리와 감미로운 새소리만 간혹 들려온다. 자연의 소리는 언제 들어도 향기롭다. 외로움을 달래며 정상을 향해 첩첩산중을 무작정 혼자서 걷는다. 5부 능선까지 올라왔을 때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각종 새가 조잘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왜 이리도 향기롭고 아름다울까? 새들의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와 힘들었던 마음이 사르르 가라앉는다.

올라가는 길은 꼬불꼬불 한데다가 암벽을 기어 올라가기도 한다. 매우 위험한 곳이라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ㄷ자형 철을 박아 놓았다. 완전히 깔딱고개로 접어든 것이다. 어느 곳은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바라보니 가물가물하게 올려다보인다. 올라가면서 세어 보니 158개의 계단인데도 힘이 들어서 인지 한 1,000개 정도 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긴장되고 힘이 든다. 몸에선 땀이 비가 오듯 쏟아져 흘러내린다. 정상에 올라가기가 참으로 힘이 드는구나! 송광(松光) 선생은 안전하게 잘 오는지 궁금한 모양이다. 어디까지 왔느냐고 연신 전화가 온다.

온몸에 땀이 흘러 범벅이 된 필자는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은 매우 가파르고 암반으로 형성되었다. 매우 위험함을 느꼈다. 그러나 정상 표지석을 보는 순간 얼마나 반가운지 힘들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정상 표지석엔 천마산 해발 812m라고 새겨 놓았다. 마치 사랑하는 애인을 끌어안듯 댓 뜸 끌어안았다. 그러곤 다짜고짜 입맞춤을 해버렸다. 애인의 입술처럼 감미롭다. 이 표석이 필자에겐 천마산의 애인이 아니던가!! 내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으리오. 한마디 남긴 후 사방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안개가 시야를 가려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없구나! 참으로 애석하다. 정상 표지석 옆에는 태극기가 휘날린다. 마치 외국 여행을 할 때 태극기를 보면 반가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듯이 여기서도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

천마산(天摩山)에 대해 알아본다. 천마산은 남양주시의 한가운데에 우뚝 자리 잡고 있는 높이 812m의 산으로, 남쪽에서 천마산을 보면 산세가 마치 달마대사가 어깨를 쫙 펴고 앉아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웅장하고 차분한 인상을 준다.
산이 높아 겨울에는 흰 눈으로 덮여 설산을 이루고 봄에는 신록이 아름다우며, 여름철에는 짙푸른 녹색을 띠고 가을이면 단풍이 그림같이 물들어 사시사철 아름답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산세가 험하고 봉우리가 높아 과거 임꺽정이 이곳에 본거지를 두고 마치고개를 주 무대로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천마산(天摩山)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이며 야생화의 천국이라 했다. 이 산은 우리나라에서 손꼽을 수 있을 만큼 야생화의 보고이다. 산세가 험하고 조잡하다 하여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는 별칭이 있다. 주위에 백봉(590m)·송라산(494m)·철마산(711m) 등이 있다. 능선이 사방으로 뻗어 있어 어느 지점에서나 정상을 볼 수 있다. 이 산은 광주산맥에 속하며 경춘가도의 마치고개에서 북쪽으로 3㎞ 지점에 있다.
천마산(天摩山)이란 유래는 고려말 이성계(李成桂)가 이 산이 매우 높아 손이 석 자만 길어도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 하여 천마산이란 즉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 이라는 이름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북쪽 기슭에는 고려 초인 949년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보광사가 있는데, 임경업 장군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다. 시간이 없어 이곳을 다녀오지 못해 아쉬운 마음 금치 못한다.
천마산(天摩山)은 야생화의 천국이라 했다. 필자는 정상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던지 아름다운 야생화를 보지 못하고 왔다. 특히 천마산에는 금낭화, 괭이 눈 풀, 금오족도리풀(특산식물), 만주 바람꽃, 복수초, 방울비짜루 등 많은 야생화가 자생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에서 필자를 기다리던 애인과 상봉을 하고 온 것으로 오늘은 즐거운 하루였다.

2020년 5월 17일

정찬열

2020-09-12 17:35

존경하는 루수 작가님 더욱 존경 스럽습니다.
그토록 고령이신데 말만 들어도 높은 해발 812m
저에게는 생각할수 업는 높은 숫자네요
그래도 언제나 산을림의 가족은 작가님께
천군 만마를 주시는 산악회 이신것 같아요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요즘은 두셋이 어울려
산행이나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결말좋은 운동일것같아요
오늘도 기분좋은 天摩山 에 췌치를 흠뻑 담아갑니다.
항상 가내 건안 하시고 알찬 9월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이젠 완연한 가을입니다. 태풍이 지나고부터는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네요 간절히 바라고 바랐던 날씨가 온 것입니다. 주말이면 산으로 달려가는 산 사나이인데 지루한 장마가 지나고 잇따라 온 태풍으로 인해 여름 산행을 제대로 못 한 것이 아쉽습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라 하지요?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19는 조심해야 하고 건강은 잘 지켜야 합니다	9/14 20:55

정대수

2020-09-14 15:27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경기의 마천루라 불리는 천마산을 다녀오셨군요.
비교적 나즈막 한듯 하면서도 산세가 범상치않은 곳입니다.
곳곳에 위험한 곳이 도사리고 있어서 주의를 요하는 산이면서도 정상부에서 조망하는 경관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지요.
가신날에는 시야가 좋지 않아서 아쉬움이 컸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모쪼록 안전산행을 하시고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 줄어들고는 있다지만 계속해서 주의가 필요하고
환절기라서 감기에 각별히 주의하시기 당부드립니다.
9월도 벌써 중순인데 건강하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바쁘심에도 이렇게 시간 내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옵니다 이젠 완전 가을이 온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산을 매우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닌 산을 거의 다녀오신 듯 하네요 천마산은 참으로 아름다운 산입니다 정대수 작가님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을 맞이했습니다 행복한 꿈을 실현하는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가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9/14 21:39

사패산(賜牌山)의 신비로운 절경에 반했다.

인왕산(仁王山)과 형제 안산(鞍山)을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