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2-07-08 21:49

ㆍIP: 211.xxx.15

성주봉에서 다섯째 오노봉까지의 절경에 반하다. (팔영산 제2편)

성주봉에서 다섯째 오노봉까지의 절경에 반하다.
(팔영산 제2편)

筆嶺/金相和

유영봉(儒影峯)을 지키고 있는 임과 즐겁고 향기로운 대화를 나눴지만,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아무리 섭섭해도 이제 갈 길이 멀어 돌아서야 했다. 유영봉(儒影峯)에서 성주봉(聖主峯)까지의 거리는 0.2km이다. 우리는 성주봉(聖主峯)까지 걸으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마음껏 감상할 것이다. 가는 길이 매우 험하다. 얼마 걷지 않았을 때 내리막 계단을 철판으로 설치해 놓았다. 계단을 무사히 내려가서 앉아 있을 때 또 올라가는 계단이 나타난다. 성주봉(聖主峯)의 가는 길은 매우 험하고 힘들다. 여기서 0.1km 지점에 오르막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험한 길을 걸으니 몸이 몹시 힘든 모양이다. 땀이 정신없이 흐른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햇살까지 필자를 괴롭힌다. 땀이 솟아 흐르도록 더위를 퍼부어 대 짜증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해님이 없이는 살 수 없는데 고마움은 아랑곳없이 덥다고 짜증을 토해내니 나 자신 신께 부끄럽다. 주님! 저의 잘못된 버릇을 빨리 고치게 해 주소서~^^

성주봉(聖主峯) 가는 길엔 위험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계단을 타고 오르내리기를 몇 번이나 했다. 어느 곳은 낭떠러지 길도 있어 위험까지 느낀다.
알림판에는 다음과 같이 성주봉(聖主峯)에 대한 아름다운 글을 써 놓아 몇 번을 읽고 감상도 했다.
성스러운 명산 주인 산을 지킨 군주 봉아
팔봉 지켜주는 부처 같은 성인 바위
팔영산 주인 되신 성주봉이 여기로세

데크 계단을 올라오니 임은 6월의 따가운 햇살 세례를 받고 있다. 덥다는 말 한마디 업이 다소 곧이 앉아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하다. 우리의 발걸음 소리와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비시시 웃는다.
둘째 임 역시 미인이다. 살며시 곁으로 가서 어깨를 끌어안고 뽀뽀했다. 감미롭게 입맞춤한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러곤 임을 바라보니 임의 가슴엔 한문으로 聖主峯이라 쓰여있다. 옆에는 八影山 제2봉이라 써놓고 밑에는 538m라고 예쁘게 새겨 놓았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두 번째임과도 눈물을 머금고 헤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임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세 번째임을 보기 위해서다. 막상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씁쓸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아니던가! 입에서 나오지 않는 말로 이젠 가야 하는 데 정말 미안합니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임은 어차피 헤어져야 할 일인데요 한다. 그러면서도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인다. 이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나 시간이 없다. 세 번째임을 보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여보 미안해요. 하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제2봉의 성주봉(聖主峯)임과 헤어지고 세 번째임을 보려고 걷기 시작했다. 3봉으로 가는 길은 매우 난코스이다. 오르락내리락하며 걷다 보면 밧줄을 타야 하는 곳도 있다. 어느 코스든 난 코스였지만 3코스는 더욱 힘든 코스 같다.
제3봉의 이름은 생황봉(笙篁峯)이다. 생황봉(笙篁峯)으로 가는 길엔 다음과 같은 글을 써 놓았다.
열아홉 대나무 통 관악기 모양새로
소리는 없지만, 바위 모양 생황이라
바람결 들어보세 아름다운 생황 소리
*생황(笙篁)= 아악에 쓰는 관악기의 하나

울퉁불퉁한 바윗길을 힘겹게 걸어 제3봉에 도착했다. 그런데 3봉에 있는 임을 보자마자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임이 있는 곳은 바위 바닥 자체가 울퉁불퉁해서 불안전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을 보았을 때 가슴까지 절여왔다.
그래도 임은 우리를 보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반갑다고 생글생글 웃는다.

필자는 가엽다고 생각하며 임 곁으로 달려갔다. 임은 어서 오라고 하며 반가워한다. 임을 부둥켜안고 반갑다는 표시로 뽀뽀부터 했다. 그런데 그 뽀뽀 할 때 느낌이 어찌 그리도 감미로울까? 아마도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는 임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기념사진을 찍곤 대화하며 그녀를 자세히 보았다. 가슴에 한문으로 笙簧峯이라고 큰 글씨로 쓰고 옆에는 八影山 제3봉이라 써 놓았다. 밑에는 564m라고 높이를 표시했다.
임종구 아우와 필자는 가엽다고 생각하며 笙簧峯 임께 잘 있으라는 말 한마디하고 제4봉을 향해 돌아섰다.

제4봉은 동물 중 가장 힘이 센 사자봉(獅子峯)이다. 이곳을 가는 길은 필자를 얼마나 즐겁게 해줄까? 아마도 즐겁기보다 고통을 안겨주려는지도 모른다. 힘이 센 사자봉(獅子峯)이라서 그렇게 상상해본다. 임 아우는 벌써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저만큼 갔다.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나의 걸음과 힘으로는 따라가기 힘들다. 그러나 아우는 필자를 도와주려고 무한히 노력한다. 자기 혼자 걷기도 힘이 들 텐데 남을 배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고맙기도 하지만 미안한 생각이 앞선다.

안간힘을 다해 제4봉 가까이 왔다. 역시 사자봉(獅子峯)답게 길이 험하고 위험하다. 철로 만든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 사자봉(獅子峯)임은 얼마나 무섭게 생겼을까? 아니다. 온순하고 친절한 사자임이 틀림없다.
철 계단 못미처에는 사자봉(獅子峯)에 관한 글을 다음과 같이 아름답게 써 놓았다.
동물의 왕자처럼 사자 바위 군림하여
으르렁 소리치면 백수들이 엎드리듯
기묘한 절경 속에 사자 모양 갖췄구려

힘들게 계단을 올라갔다. 아마도 팔영산(八影山)은 전라남도 고흥군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일 것이다. 올라와서 보니 고흥 앞바다 다도해가 눈에 들어온다. 또 사자봉(獅子峯)임과 눈이 마주쳤다. 매우 높은 봉우리를 차지한 임은 의기 당당해 보인다. 그녀는 사자처럼 무서워 보이지 않는다. 온화한 얼굴에 드리워진 미소는 천하일색 미인이다. 그 향기로운 미소에 반한 필자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임을 얼싸안고 입맞춤했다. 서로가 아무 말 없이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녀가 먼저 잘 오셨다고 한다. 그러곤 많이 보고 싶었다고 하면서 너무도 외로워 매일매일 지내기가 힘들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필자 역시 당신이 보고 싶고 그리웠지만 수백 리 길을 달려올 수도 없는 일이 아니던가! 그러니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그냥 외로워 푸념한 것이라고 얼버무린다.
필자는 기념사진을 찌고 그녀의 앞자락을 보았다. 가슴의 한가운데 獅子峯이라고 한문으로 써 놓았다. 옆에는 八影山 제4봉이라 써놓고 아래는 578m라고 써 놓았다.

이젠 4봉의 임과 헤어져야 한다. 시간이 촉박해서 제5봉을 향해 달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5봉은 오노봉(五老峯)이다. 왜 늙은 老 자를 붙였을까? 피가 펄펄 끓는 젊음이 좋은데, 하며 부지런히 걸었다. 어찌 이리도 힘이 들까? 사랑하는 임종구 아우를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다.
걷다 보니 오노봉(五老峯)의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한 알림판을 세워놓았다. 여기도 다음과 같은 향기로운 글을 써 놓았다.
다섯 명 늙은 신선 별유천지 비인간이
도원이 어디메뇨 무릉이 여기로세
5신선 놀이터가 5로봉 아니더냐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잠시 감상하고 위험한 길을 잘 살펴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多島海海上國立公園)답게 가는 곳마다 아름다움이 곳곳에 깔렸다. 비경 중 비경이다.

안간힘을 다해 5봉 정상에 올라왔다. 역시 이곳에 있는 임도 반가워한다. 필자 역시 반가움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반갑다. 우선 반가운 표시로 임의 볼에 뽀뽀부터 했다. 필자는 산의 정상에 올라오면 정상을 지키고 있는 임과 사랑의 대화도 나누고 임의 볼에 뽀뽀하는 것이 크나큰 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자연을 노래하고 감상하며 때로는 자연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이 준 복이 아니던가! 아마도 삶의 가장 큰 행복일 것이다.
임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물어보았다. 당신은 어느 때가 가장 행복하냐고? 임은 눈을 붉히며 대답한다. 가장 행복을 느낄 때는 새들의 즐겁게 노래하는 소리를 들으며 등산객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때라고 한다. 그럴 것이다. 이토록 험한 산에서 홀로 정상을 지킬 때 얼마나 외로웠겠는가!!

임의 앞을 바라보니 가슴에 한자로 五老峯이라 써 놓고 옆에는 八影山 제5봉이라고 써 놓았다. 이곳도 역시 밑에는 579m라고 높이를 써 놓았다.
제6봉인 두류봉(頭流峯)에 가려고 임과 작별 인사를 했다.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나는 날까지 잘 계시라는 말 한마디 남기고 돌아섰다.
팔영산(八影山) 제2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제3편은 정상 깃대봉(旗臺峯)과 하산하는 장면을 아름답게 그려낼 것이다.

2022년 6월 2일

팔영산(八影山)에서 본 신비로운 하늘 문 (팔영산 제3편)

팔영산(八影山)의 신비로움을 담아오련다 (팔영산 제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