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8-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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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仁王山)은 서울의 애환(哀歡)을 알고 있다. (인왕산 제2편)

인왕산(仁王山)은 서울의 애환(哀歡)을 알고 있다.
(인왕산 제2편)

루수/김상화

인왕산(仁王山) 정상의 한나절 열기는 대단하다. 쏟아지는 햇살과 젊은 연인들로부터 뿜어나오는 사랑의 열기로 얼굴이 익을 정도다. 약 300여 평밖에 안 되는 정상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등산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필자도 올라오느라 힘이 들었나 보다. 얼굴은 빨갛게 익었고 몸에선 땀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곳은 코로나 19도 무섭지 않은 젊은이의 천국이다. 연인들은 젊음의 향기를 인왕산(仁王山)에 뿜어 댄다. 그래서 산 전체가 향기롭다.

인왕산(仁王山)은 조선 개국 초기에 서산(西山)이라고 하다가 세종 때부터 인왕산(仁王山)이라 불렀다. 인왕(仁王)이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금강신(金剛神)의 이름인데, 조선왕조를 수호하려는 뜻에서 산의 이름을 개칭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인왕산(仁王山)은 서울의 진산(鎭山)중 하나이다. 일제강점기에 인왕산의 표기를 인왕산(仁旺山)이라 하였으나, 1995년 본래 지명인 인왕산(仁王山)으로 환원되었다. 인왕산(仁王山)은 경치가 아름다워 서울시민들의 유원지였다. 그러나 군사상의 이유로 출입이 통제되었지만 1993년부터 개방되었다. 인왕산은 조선 시대의 명산으로 숭앙 되었으며, 조선 초기에 도성을 세울 때 북악(北岳)을 주산(主山), 남산(南山)을 안산(案山), 낙산(駱山)과 인왕산을 좌우 용호(龍虎)로 삼아 궁궐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인왕산(仁王山)은 봄에는 진달래가 만발하고 곳곳에 약수와 누대(樓臺)가 있었다. 경치가 아름다워 이를 배경으로 그린 산수가 많은데, 특히 정선(鄭敾)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는 널리 알려져 있다.
*누대(樓臺)= 누각과 같이 높은 건물을 말함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 정선(鄭敾)이 그린 대표적인 진경산수화이다. 1751년 작이며 국보 제216호다

인왕산은 이름 자체도 아름답지만, 서울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아기자기한 산이다. 필자가 이곳을 등산할 때 많은 외국인을 보았다. 그들은 아름다운 서울의 전경을 보곤 연신 감탄사를 터트린다. 원다플(wonderful) 소리를 내뱉는 즐거운 표정은 다른 등산객들까지 즐겁게 만든다. 이 아름다운 능선을 어디에 비교해야 할까? 만리장성이 아무리 유명하고 아름답다 해도 우리 선조들이 만든 이 성의 아름다움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성곽을 따라 뻗어내린 곡선미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지만 오묘(奧妙)하기까지 하다. 지금은 종로구청 인지 서대문 구청 인지는 몰라도 등산객들을 위해 등산하기 편하게 만들어 놓은 최고의 작품이다. 아름다운 우리의 인왕산(仁王山)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할 것 같다.

1968년에는 박정희 대통령을 죽이기 위해 북한에서 무장공비들이 침투한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 25년 동안 시민들의 입산을 금지한 산이다. 서울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산은 청와대와 가깝다는 이유로 이처럼 가슴 아픈 역사를 만들어 냈다. 서울시민의 휴식처이자 서울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 산을 우리는 잘 가꾸어 후대에 물려 주어야 한다.

우리는 정상을 약간 벗어나 점심을 먹었다. 그러곤 이산의 볼거리를 향해 가기로 했다. 제일 먼저 갈 곳은 해골 바위다. 인왕산은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위의 생김새가 다양하면서 묘하게 생긴 것이 많이 있다. 해골같이 생겼다 하여 해골 바위란 이름을 붙인 것 같다. 회원들은 해골 바위에 올라가 사진도 찍었다. 필자가 올라가려고 하자 위험하다고 몇 분이 말린다. 또 돼지같이 생겼다 해서 돼지 바위, 달팽이 바위는 달팽이가 기어가는 형상으로 보인다고 하여 달팽이 바위라 했다. 모자를 닮았다고 해서 모자 바위란 이름을 붙였다. 이렇게 생김새가 흡사하게 닮았다 해서 이름을 붙인 것이다.

내려가면서 바라보이는 성곽은 산세를 따라 꼬불꼬불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나의 예술 품이다. 예술적인 성곽과 아름다운 서울시를 감상하며 걷는다. 매일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보고 살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러한 풍경을 보고 산다면 늙지도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내려가는 성곽길은 올라오는 등산객들고 합류되어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 틈에 필자는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마음과 행동을 발견했다. 땀을 흘리며 올라오면서도 짜증을 내는 젊은이들을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내려가는 등산객들에게 길을 양보해 주면서 안전하게 내려가도록 도와준다. 그러곤 조심해서 천천히 내려가시라는 말까지 건넨다. 오늘 젊은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우리나라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필자는 보았다.

해골 바위를 감상하고 선바위를 향해서 걸었다. 선바위는 인왕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데 2개의 거대한 바위가 마치 스님이 장삼을 입고 서 있는 것처럼 보여 "선(禪)" 자를 따서 선바위라 하였다고 한다. 또 조선 태조와 무학대사(無學大師)의 상이라는 전설과 이성계 부부의 상이라는 전설도 있다. 국사당(國師堂) 옆에 있는 이 바위는 자식이 없는 사람이 와서 빌면 효험이 크다고 하여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죽어서 석불(石佛)이 되었다는 인간의 화신으로 설화(說話)되고 있으며, 여기에 빌면 소원성취할 수 있다고 하여 일찍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인간은 자기의 약한 모습을 대상의 물체를 신처럼 여기고 빌고 기도한다. 필자가 어렸을 때 모친께서 자식의 건강을 위해 또는 잘되게 해달라고 빌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필자도 자란 것 같다.

선바위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아련하게 절이 보인다. 무슨 절이었는지 궁금했다. 그곳에 사시는 분께 알아보았더니 인왕산 인왕사라고 한다. 필자는 시간관계상 그곳을 가볼 수가 없어 인터넷과 절에 전화를 걸어 아는 대로 간단하게 적어본다. 인왕사 일주문을 지나 좁은 골목길을 오르면 오른쪽에 일반 주택처럼 생긴 인왕사가 있다. 그 위에 국사당(國師堂)이 자리해 있다. 원래 국사당은 남산에 있었다. 국사당(國師堂)이 남산을 떠나던 날, 하늘도 울었다고 한다. 5년에 걸쳐 공사를 시작한 조선신사(朝鮮神社)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 조선신사(朝鮮神社)가 조선신궁(朝鮮神宮)으로 한 단계 격상되었다는 소문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은 이미 마을 전체에 퍼져 있었다. 조선신궁(朝鮮神宮)이 완공되면 국사당(國師堂)을 민간에 방매하거나 헐어버린다는 것이다.
*설화(說話)=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는 이야기를 말함

일본인들은 자신의 신궁보다 높은 곳에 있는 국사당(國師堂)을 눈엣가시처럼 여긴다는 것을 동네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어른들은 국사당(國師堂)의 역사는 조선의 역사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태조대왕께서 한양에 새터를 잡고 2년 만에 서울의 안산(案山)인 이곳에 남산 정수리에 국사당(國師堂)을 세웠다는 말씀과 함께, 남산에 세워진 최초의 건물이었던 국사당(國師堂)은 당시 목멱신사(木覓神祠)라 불렸고, 그 이유로 인경산(引慶山)이라 불리던 남산도 목멱산(木覓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국사당(國師堂)이 일본의 손에 헐리지 않고 인왕산 자락으로 옮긴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인왕산 선바위 터는 태조대왕과 무학대사(無學大師)의 얼이 깃든 기도처이기도 했다. 국사당(國師堂)은 언제 인왕산(仁王山)으로 옮겨졌다는 정확한 자료가 없어 알 수 없지만, 1925년 7월 중 남산에서 이곳 인왕산(仁王山)으로 옮겨졌다고 알려져 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인왕산(仁王山)엔 호랑이가 많았다고 한다. 호랑이에 대한 전설을 조선 시대 관료가 다룬 한 편의 설화는 다음과 같다.
한국 설화 속 인물로 인왕산에는 사람을 해치는 호랑이가 많아서 서울 사람들은 밤 나들이를 삼가고 집안에 박혀 지냈다. 백성의 두려움이 커지자 조정에서는 호랑이를 내쫓겠다고 호언을 하며 나선다. 이 현감은 부하를 시켜서 말하기를 "저 인왕산 중턱에 오르면 너럭바위 위에 늙은 중놈이 자고 있을 터이니 그를 부르되 "중놈아"! 하고 큰 소리로 불러 깨운 다음에 이 부적을 보여라. 그리고 너를 우리 상감이 불러오라고 해서 왔다고 하여라. 부하는 무섭기 그지없으나 현감의 명령이라 쩔쩔매며 인왕산에 오르니 과연 말한 대로 늙은 중이 자고 있었다. 시키는 대로 호랑이 중은 벌벌 떨면서 따라온다. 현감은 중을 보자마자 큰 소리로 당장에 네 새끼를 몰고서 압록강 건너로 썩 물러가지 않으면 없애버리겠다고 호통을 친다. 구경나온 군중들은 호랑이로 변하게 해보라고 간하자 그는 "네 본 모습으로 변해라." 명하자 중은 세 번 넘더니 집채만 한 호랑이로 변신을 한다. 군중이 무서워 어찌할 바 몰라 하자. "너 다시 사람 모습을 하라"는 현감의 명령에 중의 형상으로 다시 탈바꿈한다.

인왕산(仁王山)은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그 역사를 알고 있을 것이다.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꽃으로 말하면 늘 살아 있는 서울의 아름다운 한 송이의 장미꽃이라 말하고 싶다. 곳곳을 다 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인왕산(仁王山)은 여기서 끝을 맺는다.

2020년 5월 2일

전병일

2020-08-31 11:07

존경하는 김상화 작가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긴 장마와 폭염에
코로나19에 지친 삶입니다.
잘 극복하시고 행복한 한주 되세요.

어느덧 8월의 끝자락입니다
8월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한 9월 맞이하세요.
감사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전병일 작가님 더위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코로나 19는 더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방콕을 하는 상태입니다. 언제 더위가 물러가고 코로나 19가 모두 박멸될는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그러나 수필 방이 갑자기 쓸쓸해졌습니다 이유가 많겠지만 서로 노력해서 활성을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전병일 작가님 마음 무겁게 괜스레 이런 이야길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이해하여 주십시요 더위 잘 이겨 내시고 늘 건강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8/31 23:01

정대수

2020-08-31 22:25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인왕산에 대해서 정말 자세하게 표현하셨습니다.
작품을 접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인왕산을 한번쯤 가보고싶다는 호기심을 느낄정도입니다.
역시 작가님의 산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시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서울에 이렇듯 좋은 산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큰 축복일 겁니다.
요즘같이 코로나로 답답할때면 집을 나서면 사방에 산이 있으니까 산책하기에도 부담없어서 참 좋습니다.
항상 안전산행 하시고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나라에서 강력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잘 이겨내시기를 바라며 8월도 지나갑니다.
9월에도 내내 강건하시고 좋은 일들로 행복이 넘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김상화	안녕하세요. 정대수 작가님 장마가 끝난 뒤 며칠은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덥습니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네요 미천한 글을 칭찬해주시니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서울에 있는 산은 어디를 가보아도 명산입니다 특히 인왕산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에게 자랑해도 한치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산입니다 언제 시간이 되면 작가님과 함께 산행하고 싶습니다 그런 날이 올는지 모르겠습니다 작가님! 어떻게 하면 수필 방이 활성이 될 수 있을까요 조금만 활성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서로 협력해서 활성을 시켜봅시다. 괜한 걱정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더위 잘 이겨 내시고 늘 건강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8/31 23:24

정찬열

2020-09-01 06:35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루수 작가님~
그간도 그칠줄 모르는 코로나며 길고긴
장마끝 무더위에 무탈하신지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서울에 산다고
들었습니다. 6백년이 넘는조선의 태동과 함께해온
서울 의 주위에 그렇게 명산이 아름답게 감쌓고
있기에 인구가 몰려사는 것인가 잠시 생각해봅니다.

전라도에만 살아온 저는 작가님의 섬세한 기행문에
대강만을 듣고 살던 전경을 많은 것을 배움 합니다.
17년전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매미의 위력을 생각하게
하는 9호태풍 "마이삭"이 이삼일 내로 지날거라는 예보입니다.
아무쪼록 무사히 지나기를 소망하며 항상 편안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54일 이란 유례 없는 긴 장마는 끝이 났는데 코로나 19는 더욱 극성을 부립니다. 삼복더위는 지났지만, 지금 우리는 더위와 싸우며 살고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또 태풍이 온다고 하네요 잠잠할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서울 근교엔 유명한 산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이 품격이 있듯 산도 품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산은 올라가는 입구서부터 홀딱 반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ㅎ 작가님 날로 심해지는 코로나 더욱 조심하시고, 건강 행복 행운이 늘 함께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9/1 23:27

인왕산(仁王山)과 형제 안산(鞍山)을 가다

역사가 숨 쉬는 서울의 자랑 인왕산(仁王山)(인왕산 제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