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경규민
ㆍ작성일	2023-08-30 17:58

ㆍIP: 211.xxx.183

추억 쌓기

巨松/경규민

야! 바다다. 아! 시원하다 심장 속까지 후련해지는 기분이다. 그녀의 외침이다
새벽 7시 조금 지나 ktx를 타고 2시간여 만에 이곳 삼척에 도
착했다
먼저 대금굴을 관람키로 했다
5억 년 땅속 금강물이 빚어낸 신비의 황금 동굴로 소개된다.
총연장 1.6km인데 모노레일을 타고 입구에서 하차하여 내부 관람을 마치는 데 1시간이 소요됐다.
비룡폭포며 막대기 형태로 생긴 석순이며 천지연이며 자연이 만들어 낸 걸작품으로 감탄의 연속이었다.
내부 온도가 약 14도 C 정도로 관람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약 1시간 40분 관람을 마치고 환선굴로 향했다.
태고의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아름다운 숲속에 있는 총연장 6.2km나 되는 국내 최고의 대(大) 굴이다.
이곳에 부쳐진 이름으로 미녀 상이며 도깨비방망이며 하트 모양인 사랑의 맹세, 마리아상, 옥좌 대. 만리장성 등 환상적인 모습들이다
우리나라에도 특히 이곳 삼척에 이런 시비스럽고도 아름다운 곳이 있다니 놀랄 만한 일이다.
더욱이 지금에야 찾아와 본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끄럽게 느껴졌다.
참 멋있지? 왜 진작 못 와 봤을까?
그러게, 정말 타국에서 와서 관광하는 기분이야.
관광을 끝내고 멀리 수평선이 보이는 횟집을 찾아서 들어갔다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아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매운탕에 소주도 한잔했다. 왜 이리도 술맛이 나는지 ----
자기도 한 잔,
난 딱 한 잔만 할 거야
매운탕에 밥을 말아 어느 정도 배를 채웠다.
멀리 고기잡이 어선이 보이고 갈매기가 날고 파도는 여념 없이 밀려왔다 밀려가곤 한다
우리는 삼척에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목적지인 정동진행 열차를 탔다.
야! 바다 위로 기차가 가는 기분이야. 밑이 바로 바다잖아
기분이 괘나 좋은가 보다. 정동진역에 도착하자마자 모래시계 촬영장을 둘러보고 바닷가 모래밭으로 갔다.
모래밭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쌍쌍들, 벤치에 다정히 앉아 바다 풍경에 도취 되어 사랑이 점점 익어가고 있는 젊은 한 쌍. 모래밭에서 공놀이하는 아기와 엄마, 아예 모래밭에 큰대자로 누워있는 사람들,
여유로움을 한껏 품은 모습들이다.

우리는 신을 벗어 한 손에 들고 남은 손을 꼭 잡고는 뛰어보기도 하고 그러다가는 걷고, 모래밭에 주저앉기도 했다.
남들이 우릴 보면 웃겠어! 2-30대도 아니고 그렇겠지?
조용함이 묻어있는 바닷가 벤치를 찾아 앉았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소리가 조개들 사랑의 밀어로 다가와 우리 귓전에서 머물다 사라지곤 한다.
손을 마주 꼭 잡고는 숨소리에 취해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다. 이 분위기에 묻혀 오래오래 있고 싶음이다.
당신 따라오길 잘한 것 같아 정말 멋있는 추억이야,
난 자기가 함께 떠나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려울 것 같다고 해서 다소 실망했었지.
나 안 왔으면 자기 얼마나 쓸쓸했을까 혼자서, 그래서 왔지, 뭐!
고마워
그림자가 길게 눕기 시작하자 우리는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자 우리 부딪쳐 봅시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찻잔에 살포시 내려앉아 더욱 감미롭다 갈매기도 둥지를 찾아가는지 날갯짓이 바쁘다.
별들이 구름 사이로 하나둘 빛나기 시작하고 쪽 달이 얼굴을 내민다.
서서히 어둠이 깔려 간다.
분주하던 모래밭도 내일을 위해 휴식에 들어가려나.
우리도 자리에서 일어나 정해진 숙소로 향했다.
다 왔네! 당신 피곤할 텐데 들어가 편히 쉬어 내일 5시 38분이 해 뜨는 시각이야 그전에 연락할 게 편히 쉬어
자기도 편히 쉬어, OK
아담한 방에 잘 정돈된 침구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좀 피곤한듯해서 따뜻한 물로 거의 30분가량 샤워를하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잠이 올듯하면서도 오질 않는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는 다시 바닷가로 향했다.
파도 소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고기잡이배의 귀환인지 불빛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비가 올 듯 별들도 달도 구름이 완전히 삼켜 버렸다
차 소리도 아스라해진 것을 보니 밤도 꽤 깊어졌나 보다.
숙소로 돌아와 알람을 맞춰 놓고는 뒤적거리며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아! 좋은 아침! 자기 잘 잤어? 피곤했지?

잠이 안 와 혼났어, 잠자리를 떠서 그런가 봐. 새벽녘에야 잠시 들었다가 알람 소리에 ---

그랬구나! 나도 잠이 안 와 바닷가를 거닐다가 공기가 차고 비가 쏟아질 것 같아 들어가 누웠는데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어.
나가자! 좀 싸늘하지?
나는 어깨를 살포시 감싸 주었다
바다 저 멀리 수평선 넘어 에선 해가 머리를 풀며 아침 준비에 여념이 없다.
많은 사람은 붉게 열리려는 장엄한 아침에 매료되어 고요 속으로 점점 빠져든다. 조용하다.
서서히 서서히, 드디어 해님이 빙그레 웃음을 선사하며 고개를 내민다.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더니 만삭으로 우리 모두를 포옹한다.
모두 사랑으로 일어나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를 만들라는 거대한 표상의 외침이다
뜨거운 박수갈채에 두 손 번쩍 들고 환호의 연속이다.
햇볕이 골고루 퍼져가면서 어선들이 아침을 열기 위해 분주하다.
자기 무슨 생각을 했어?
건강하고 우리 사이 변치 말게 해 달라고 빌었지, 당신은?
나도 마찬가지지 뭐
값진 추억들을 챙겨 메고는 우리는 손을 잡고 흔들며 가벼운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역으로 향했다.
스쳐 지나가는 바다의 모습이 아쉬움을 더 한다.
열차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그녀가 입을 연다.
자기 내 친구야 애인이야? 도대체 당신은 내게 어떤 존재야?
화가 묻어있는 말투에 난 적지 않게 당황했다.
자기 무슨 소리야?
멍청이! 몰라!
무슨 소리냐고? 한참 동안 말이 없다.
나 어제 잠도 못 잤어. 비는 쏟아지고, 공연히 무서운 생각이 들어 이불 뒤집어쓰고 거의 날밤을 새웠다고,
카톡 한 통 주면 큰일 나? 전화 한 통 주면 어디가 덧나?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라는 걸 어제서야 알았어.
아! 내가 세세하게 챙기지 못했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전화 한 통 하고 싶어도 곤히 잠들어 있을 것 같아서 그만,
아무 말이 없다.
손을 꼭 잡고는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어. 미안해
아니야 그냥 객기 부려 본 거야 공연한 말을 했네요
나 자고 싶어
피곤했나 보다. 금세 잠이 든다. 내 팔을 베개 삼아 곤한 잠에 취한다.
어제 잠도 설치고 피곤도 하겠지. 내가 너무 무관심했구나. 나 때문에 괜한 고생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서울을 향해 기차는 힘차게 달린다.
기약 없는 이별이 다가온다.
계속 어디든 달렸으면 좋겠다.
내 품에서 오래오래 깨어나지 않도록,
나도 서서히 취해 간다. 그녀에게로

박희홍 2023-09-03 11:52	존경하는 巨松 경규민 작가님 ‘내가 너무 무관심했구나. 나 때문에 괜한 고생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서울을 향해 기차는 힘차게 달린다. 기약 없는 이별이 다가온다. 계속 어디든 달렸으면 좋겠다. 내 품에서 오래오래 깨어나지 않도록, 나도 서서히 취해 간다. 그녀에게로’라는 ‘추억 쌓기’ 즐감하고 큰 느낌을 받아 갑니다. 아침저녁은 괜찮은데 10시만 지나면 한여름입니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겠지요. 건승하시고 향필로 문운 창대하시길 바랍니다.

장계숙 2023-09-12 22:02	동해와 삼척을 여행 하셨습니다. 산도 바다도 참 아름다운 곳이지요.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을 쌓으셨습니다. 인연의 소중함이 활짝 맘을 열때 아름다운 추억 많이 쌓으며 함께 하는 즐거움을 공유하는 시간~ 여행의 기쁨입니다. 이 가을 날이 우릴 유혹 하네요. 마음의 자유와 애틋함으로... 여행 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입니다. 아름다운 곳을 함께 다니며 마음꽃 활짝 피우시길 응원합니다.

최하정 2024-01-02 21:29	안녕하십니까 경규민 작가님 반갑습니다 12월에 등단하여 작가서제에 머물게되어 인사차 작가님의 좋은글에 들려 인사드립니다 감동적인 멋진글 배람하며 자주 뵈러 들어오겠습니다 좋은글 많이 집필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노을 빛 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