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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경규민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경규민
ㆍ작성일 2014-01-16 17:35
ㆍIP: 122.xxx.43
넘어야만 할 벽



巨松/경규민



이른 아침 출근시간이다.
전철 안이 설 자리는 넉넉한데 앉을 수 있는 빈 자리가 없다.
옆에서있던 청년이 뭔가 불만이 있는둣 식식대며 남이 알아들을 수 없게 무언가 중얼 거린다.
"할아버지, 왜 여기 앉아계세요? 저기 지정석 비어 있잖아요!  남도 못 얹게---"
중얼 가리며 서 있던 청년이 앞에 앉아 있는 노인에게 하는 말이다.
앉아있던 그 노인은 짐짓 놀란듯 하다. 주위 모든 사람들이 그 노인과 청년을 번 갈아 바라본다.
그 노인 민망하듯 고개를 숙인체로 경로석 쪽을 바라본다.
그때 비워 있던 그 자리에 다른 노인이 잽싸게 앉는다.
주위사람들은 그 누구도 그에대해 말하는 사람이 없다. 나역시 속만 부글 부글 할 뿐이다.
" 야 이놈아! 너는 네 애비도 에미도 없느냐? 어떻게 노인한테 그런 말을 그리 쉬게 할 수 있느냐? . 네 애비가 그렇게 가르치던? 망 할 놈!" 하고, 그 말이 목구멍 까지 올라왔다가 그만 내려가 버린다.
" 어저씨는 또 뭐에요? 왜 남의 일에 참견하세요? 참 이상한 아쩌씨네!" 하고 대들면 어떻하나? 망신이겠지? 멱살잡고 싸을 수 도 없고 ---남들 같이 가만 히 있으면 그뿐인데--" 하는 생각이 앞선다.
앉은 노인은  젊은 청년한테 , 그것도 거의 손주벌 되는, 챙피를 당했다고 생각하는지 이내 고개를 들지 못한다.
그러더니 구파발에서 내린다. 그곳이 목적지 같지는 않다. 내려서 전철을 타기위해 서있는 사람들 맨 뒤로가 서는 것이 창넘어로 보인다.
아마도 그곳에서 출발하는 빈 차로 갈아타기 위해 내린것 같다.
앉은 자리가 가시방석 같았을테니 말이다.
그 노인이 내리자 그 청년이 재 빨리 그자리에 앉아 팔장을 끼고 눈을 감아 벌인다.
경복궁 역에서 그 청년이 내리자 주위에 있던 그모습을 본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참으로 버릇없다는 듯힌 표정들이다.
며칠을 두고 전철만 타면 그 생각이 난다. 그리고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게 된다. 혹 그청년과  마주치면 어쩌나 하고,  또 그런 추한 모습을 볼까 두렵고  한 편으로는 이제는 그런 일이 있으면 한마듸 해야 습성이 풀리겠다싶다.
그래서 차라리 마주치고 싶지가 않는지도 모른다. 기성세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렇게 행동하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말을 안하고 피하려하다니 스스로 창피한 생각이 든다.
그 청년, 제 아버지를 보면 오늘 일을 떠올릴까?
제 아버지가 전철에서 그런 일을 당했노라고 이야기하면 그말을 듣고 무어라 할까? " 왜 그좌석에 앉으셨어요? 지정석인 경로석에 앉으셔야지요!"라고 말 할 수 있을 까? 그 말을  했다면그  아버지는 뭐라고 했을까?
사뭇 궁궁해진다.
무었이 그토록 청년을 당당(?)하게 용감(?)하게 했을까?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현상으로부터의 이탈의 몸부림인가? 스트레스의 발로(?)인가?  가정에서의, 학교에서의 인성교육부족이 키워낸 잘못된 과실의 열매인가?
그 모든 것을 기성세대의 탓인양 품어내는 일종의 반항의식인가?
하지만, 혹 그렇다 하더라도 노인에 대한 무례함이요 자신을 억제치 못하는 감정의 표출로 밖에 볼수 없다.
그 청년의 말에도 일리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노인들은  꼭 경로석에만 앉아야한다는 법은 없다. 그리고 그 청년은 왜 경로석이 생겼는지도 헤아려 보아야 할 것이다.
바로 그청년 같은 사람들이라면 과연 노인들이 앞에 서 있다고 자리를 양보할 까? 아마도 안 할 것이다.
요즈음 젊은이들 노인들 한테 자리 양보 하는 것 별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청년 제 아버지를 보면서 오늘 일을 되돌아 보았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 할어버지가 되었을떄 젊은 청년으로 부터 똑 같은 그런 말을 한 번 들어 보았으면 좋겠다.  그 심정이 어떤지---
젊은이 들이여! 세월은 묶여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이는 먹고 싶다고 먹고 싫다고 안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벼이삭이 익으면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듯 사람은 나이가 들면 들 수록  나이에 걸 맞는 그런 언행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때는 "동방예의지국"이라던 우리가 왜 이렇게 까지 되어가는지 허탈함과 함께 마음이 아프다.
젊음이 그 청년만의 특허가 아닌데----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4-01-17 19:38
회원사진 		거송작가님 또이곳에 서 뵙겠습니다.
일상생활에 너무 다연한듯 벌어자는
현실에 가슴메이고 답답할 뿐입니다.
좋은 글 마음에 답고 갑니다.
늘 건강과 건필을 기원 드립니다.
   
이름아이콘 경규민
2014-01-17 20:53
 반갑습니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것인지--
우리 기성세대 모두의 책임이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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