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경규민
ㆍ작성일	2014-06-03 09:38

ㆍIP: 122.xxx.43

오해와 진실

巨松/경규민

형님 지난번 여행에서 돌아오셔서 많이 섭섭하셨죠?
3형제가 오랜만에 관악산을 오르다 조용한 냇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작은 형님이 이것저것 식사를 준비해 오셨다.
상추에 족발 쌈,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나니 그야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다.
더위에 매쳤던 땀방울이 한 번에 가시는 듯 시원했다. 풋 고추가 식사 맛을 더했다.
“어머님을 제가 더 모시고 있어야 했는데---”
“ 다 지난 일을 왜 지금 이야기 하니?”
“어머님 성화에 급히 모시고 갔습니다.”
집에 오시던 날부터 “네 형은 언제 돌아오느냐”고 물으셨다.
모든 것이 낮 설고 불편하신 것 같다.
밤에 조그마한 불을 켜드렸더니 잠이 안온다고 꺼 달라고 하신다.
잠을 자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 일어나 불을 켜보니 화장실을
찾으시느라 거실을 헤매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불 켜는 곳을 다 알려드렸는데도 찾지를 못하신 것이다.
다음 날도 자리끼를 놓아드렸는데 그만 물을 엎지르고 마셨다.
낮에도 심심하신 것 같아 노인정에를 모셔다드리겠다고 해도 모르는 사람들만 있어 싫다고 하셔서 집사람이 잡지책을 몇 권 빌려다 드리고 틈틈이 마을 공원에도 모시고 나갔나보다.
몇 칠이 지나 큰 형님이 여행에서 돌아온 바로 다음 날이다.
출근을 하려는데 집에 데려다 달라고 성화를 하시는 것이 아닌가?
밤에 불편하기도 하고 심심해서 집에 가야겠다는 것이다.
동내 노인정에 나가 친구들도 만나고 이야기 하며 점심도 같이 먹고 시간 보내는 것이 지루하지도 않고 좋다는 하신다.
“어머니. 불편하시더라도 며칠 더 계시다 가세요. 막 돌아왔는데 형님내외도 피로나 풀려야지요. 오는 일요일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
그러나 막무가내시다. 데려다 달라고 떼를 쓰신다.
아침 먹고 노인정 갔다가 저녁에 오기에 아무 상관없다고 하시는것이었다.
데려다 달라고 아침 출근길에 따라 나서시기에 하는 수 없이 모시고 형님 집으로 갔다. 형님과 형수님이 문 박까지 와서 모시고 들어갔다,
나는 그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듯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형님내외가 다 같은 자식인데 좀 더 모시고 있으면 안 되느냐고 원망하실 것만 같았다.
가끔 어머님을 뵈러 갈 때는 몇 푼 안 되지만 형수님한테 용돈을 드리곤 했다.
어머님을 모시느라 수고에 대한 조그마한 답례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머님을 편히 모셔 달라는 무언의 요구도 담겨있는지도 모르게겠다.
멀리 가지도 못하고 3끼 밥을 꼭 차려드려야 하고 (가끔은 노인정에서 점심을 드시지만), 잠자리 봐 드려야 하고, 세탁 빨래는 물론이고, 목욕탕 모시고 가야하고----
뭐니 뭐니 해도 부모님 모시는 자식이 제일 효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늘 형님 내외에게 감사한 생각을 갖는다.
이러한 나의 자세한 말씀을 들으신 큰 형님은
“그래, 그때는 섭섭하기도 했지. 우리 형제간에는 아무려면 어떻겠니? 네 형수 보기가 민망하드라.
그래도 네 형수 아무 내색하지 않고 어머님께 잘 해드리니 항상 고맙지.”
“ 형님과 형수님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부모 모시는 문제로 형제간 다툼도 많고 그러다 보니 나아주신 부모 구박하고 심지어는 학대까지 한다는 언론 보도가 종종있지 않는가!
이런 사회문제는 우리 형제들에게는 아주 먼 남의 이야기였다
큰형님은 예전부터 홀로 고생하신 어머님은 내가 모시겠노라고 늘 말씀하셨다,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과는 전혀 다르게 장남이라(?) 책임과 의무감을 갖고 계신 듯 느껴졌다.
그러기에 더욱 존경스럽고 조카들도 예뻐만 보인다.
오는 일요일에는 어머님, 형님, 형수님 모시고 외식이라도 시켜드려야겠다.
늘 어머님 때문에 맘고생이 클 형수님께 용돈이라도 두툼하게
드려야겠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4남매에게는 너무도 소중하신 어머님이기에 건강히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6.25때 남편을 인민군 놈들한테 빼앗기고 50평생을 쓸쓸히 홀로 온갖 고생하시며 우리를 키워온 어머니!
어려울 때나 힘들 때 늘 바람막이가 되어 주시고 용기를 잃지 않도록 무언의 격려를 해 주시던 어머니! .
어머니는 언제나 저희들 마음의 고향이십니다.
형님 내외분!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만 있었으면 좋겠다.
형님, 형수님 고맙습니다.

정찬열

2014-06-07 15:25

`경규민`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그래요 부모님들은 작은 아들 들 집에 지네시는게 대부분
불편하신가 봐요 저도 7남매의 5째인데 어머님 생존해 계실때
하루밤이라도 주무시고 가시려해도 한사코 큰형님 댁으로만
가시려는 걸 잘 이해 합니다. 아무래도 마음이 불편하신가 봅니다.
거송 작가님의 효심깊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신록 짙ㅊ은 유월입니다. 늘 행운이 함께 하세요


경규민	그렇지요? 형님집을 당신의 집으로 늘 생각하시더러구요. 지금 생각하면 옳으신 판단이시것 같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시인님! 감사합니다.	6/8 10:43

이순향

2014-06-05 12:28

참 고우신 형님네 가족입니다...또한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도 전해집니다...쉽지 않은 현실에서 고민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고마워 하는 시동생....이해하며 감싸는 형님 내외....가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내내 행복한 가정이 되시기 바랍니다.......^^*


경규민	감사합니다. 작가님 가정에도 늘 행복이 깃드시기를 소원합니다.	6/8 10:41

이인철

2014-06-08 06:36

경규민 작가님!
우애 돈독한 형제애와 효성 지극한 가족애가 보기 넘 좋습니다.
요즘 세태의 흐름에서 벗어난 경작가님의 가정에 늘 행복이
깃드시길 바랍니다.
경작가님의 글에서 많은 깨우침을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경규민	고맙습니다. 이 작가님 가정에도 늘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소원합니다.	6/8 10:45

김주선

2014-07-30 06:47

행복이 묻어나는글에 머뭅니다 작가님 오늘도 건강하게 보내십시요 ^^


경규민	감사합니다. 늘 그렇게 삼니다. 그게 행복이지요. 건강하세요	7/31 08:22

장계숙 2015-12-14 18:09	참으로 고운 풍경입니다. 사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어머님께 효도하는 자식들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 다음 세대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감사하는 형제애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멋진글 가슴으로 느끼며 미소로 다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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