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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경규민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경규민
ㆍ작성일 2013-12-27 13:21
ㆍIP: 58.xxx.2
미키야 미안해

     巨松/경규민
     
애가 들어오나 보오. 미키가 저렇게 앉아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5분도 안 되서 아들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
반갑다고 몸을 비비며 구르면서 날리다.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와 어떻게 구별을 한담!
그뿐이 아니다.
전화벨이 울리면  "멍 멍" 하며 쏜살 같이 내게로 달려와 전화 왔노라고 신호를 전한다.
집사람이 아파 누워 있을 때다. 밥도 잘 먹지 않고 졸음이 가득한 모습으로 집사람 옆에 쭈그려 앉아 있는다.
영리하기 그지없는 미키가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된지가 벌써 5년이 지났다.
이렇게 귀엽고 영리한 미키가 어느 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언제나 현관문을 열어놓고 3층에서 지하층까지 계단 청소를 한다.
그때마다 쫓아내려 왔다가 들어가곤 했는데 -----------
급기야 우리부부는 미키를 찾아 나섰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전단을 돌리고 부치고 며칠을 찾아다녔지만 허사였다.
미키야 왜 나가 안 들어오는 거니?
우리가 한 말을 듣고 섭섭해서 나간거니?
사실, 며칠 전 우리부부는 딸애가 수 일 내로 아기를 낳고 산 후 조리를 하러 온다고 해서 마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집안에서는 미세한 먼지, 털 등으로 유아에게 이로울 게 없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미키를 기른 다는 사람이 있으면 갖다 줄까?
어떻게 갖다 줘! 재롱둥이 놈을
아니야, 갖다 줄 수는 없지. 옥상에다 집을 마련합시다.  1-2개월 만 옥상에서 기릅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눈 바로 그날 미키가 집을 나간 것이다.
옆에서 귀를 쭝긋 쭝긋하더니 알아들은 것일까?
현관문을 열어 놓아도 나갔다가는 곧 들어오곤 했는데 ---
그러나 미키는 1주, 2주, 달이 넘어도 돌아올 줄 몰랐다.
미키야, 미안하다. 너 오해를 했나보구나. 1-2개월 동안 만 옥상에 새집 마련 해 주고 외롭지 않도록 즐겁게 놀아주려고 했었는데,
식구 모두가 네가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단다. 야단 하지 않을 테니 어서 돌아 오거라.
식구들 걱정 그만 시키고---
그러나 미키는 2개월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미키야 집을 아주 잊은 거니?
정 못 올 거라면 좋은 주인 만나 우리 집에 있을 때보다 더 귀염 받고 살았으면 퍽이나 좋겠구나.
식구들에게 재롱부리며 스킨 쉽 하던 그 모습, 현관 앞에서 앞다리 쭉 뻗고 그 다리위에 얼굴을 묻고 가족 올 시간을 알려주던 그 모습 , 전화 왔다고 쏜살 같이 달려와 멍 멍 하며 알려주던 그 모습들이 자꾸 떠오른다.
거실 베란다 쪽에 있는 네 자리가 오늘따라 너무도 허전해 보인다.
빨리 돌아 오거라.더 예뻐 해 줄게
오늘도 우리부부는 미키를 기다리며 몇 번이고 현관문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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