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 바로 하기

 한글로 화장이라고 하면 몇 가지 낱말이 동시에 떠오른다. 그 첫 번째는 몸을 단장하거나 얼굴이나 머리털을 곱게 매만지는 화장(化粧)이요, 또 다른 하나는 시신을 불살라 장사하는 행위인 화장(火葬)을 말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하나는 옷의 등솔기에서 소매까지 길이를 화장(花長)이라 하기도 하며, 배에서 밥을 짓는 사람을 화장(火匠)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그 첫 번째 화장(化粧)을 말하려 하는 것이다.

 요즘엔 화장술이 발달하여 못난 사람이나 추하게 보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그래서 화장을 곱게 하고 나서면 10여 년이 왔다 갔다 하므로 여자의 나이를 알아맞히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분명히 화장에는 목적이 있고, 이유가 있고 방법이 있다. 화장하는데 무슨 그러한 거창한 말을 하느냐고 꾸짖을지 모르나, 우선 목적이라고 하면 자기 자신의 피부의 노화를 막는다거나, 젊음을 유지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왜 젊음을 유지해야 하는가? 라는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 다른 사람이 누구냐? 고 묻는다면, 처녀들이야 총각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유부녀들의 화장 이유는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곧 자기 남편의 격을 높여주고, 체면을 지켜 주는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일차적으로는 자기의 남편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 이유요 목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남편이 있을 때는 아무렇게나 차려입고, 자다가 방금 일어난 것 같은 얼굴과 헝클어진 머리에, 세수도, 화장도 않고 있다가, 외출할 때나, 다른 사람과 만날 때는 좋은 옷을 갈아입는다, 머리를 꾸민다, 화장한다고 부산을 떠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목회를 하면서 항상 여성들에게 당부하는 말은 남편이 직장이나 일터에서 돌아올 무렵 예쁘게 화장한 얼굴로 남편을 맞으라고 권했다. 그러기에 아침에는 화장을 적당히 하고 저녁때는 정식으로 화장하는 것이 올바른 화장법일 것이다.

 남편이 파김치가 되어 직장에서 돌아오는데, 운동복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세수도 안 한 얼굴로 맞이한다면, 그 남편이 집에 들어오고 싶어 하겠는가 말이다. 남편들의 외도에 50%는 아내들의 책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집에 가 봐야 멋대가리도 없고 별로 볼품없는 아내가 무뚝뚝하게 맞아주며, 바가지를 긁어 댈 것인데 무엇 때문에 서둘러 집으로 일찍 집에 들어가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반면에 퇴근길에 다방이라도 들리면 날씬한 아가씨들이 곱게 단장하고 옆자리에 찰싹 다가앉으면서, “사장님! 어서 오세요!” “아이고! 멋지기도 하셔라” “이런 품에 안기는 여인이 누군지 복도 많으셔”라고 꾀어 댄다. 그러다가 보면 귀갓길이 늦어지고 포장마차에서 룸살롱으로 2차 3차를 마치면 오밤중이 되고, 다만 잠을 자기 위해서 집을 찾게 된다.

 다시 반복하면 화장을 하는 첫째 목적이 자신을 좋게 가꾸기 위함이고, 자신을 잘 가꾸는 이유는 남편을 위하여라는 것이다. 물론 남편도 아내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뿐만 아니라 화장에는 방법이 있다. 무엇을 먼저 바르고 무엇을 어떻게 가꾸어야 한다는 방법을 말함이 아니다. 화장의 방법이란 “무엇, 무엇답게 해야 한다는 것”이 화장의 방법이요 원칙이기도 하다. 즉 주부는 주부답게 해야 하고, 연예인은 연예인답게 해야 하며, 학생은 학생답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여인들은 그 구별이 없어지고 말았다. 외국 사람들도 한국에 와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이 한국 여인들을 볼 때 아가씨인지 주부인지, 아니면 콜걸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 화장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인들을 보면 모두 TV에 출연할 사람처럼 꾸미거나, 연극배우나 아니면 춤추는 미희들로 착각할 지경이다. 아무나 눈두덩을 시커멓게 칠하고 콜걸 뺨 칠 정도니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가수는 가수답게, 배우는 배우답게, 주부는 주부답게, 자기의 분수를 제대로 알고 하는 화장이 잘하는 화장이라 할 수 있겠다.

 주부들이 남편을 기쁘게 한답시고 콜걸 흉내를 내어 화장한다면, 남편이 좋아할 리도 없겠지만, 어떻게 그 분야에서 전문가인 콜걸을 따라잡을 수 있단 말인가?

 아내는 모름지기 아내다워야 하고, 주부는 주부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한때는 화려하게 화장한 길거리 여인에게 마음 빼앗겼던 남편들이라도, 결국 그 화려함 뒤에 숨겨진 허구성을 알게 될 것이고, 결국 정숙한 아내에게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여인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첫째는 마음을 즐겁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마음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는 마음을 바르게 가져야 한다.

조금이라도 진리와 참에서 어긋나지 않게 하고, 삶의 자세가 발라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는 깨끗하게 유지하여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마음과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최고의 화장법 일 것이다. 아무리 젊고 어여쁜 여인이라도 마음에 욕심과 시기 질투가 가득한 채로 얼굴에만 화장품을 더덕더덕 처바른 여인을 보면, 처음에는 예뻐 보일는지 모르나, 결국 구역질이 나겠기에 하는 말이다.

 이 세 가지가 가장 바람직한 화장법이라 여겨진다. 올바른 화장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나라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튼튼한 가정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