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 같은 놈의 세상.

                                                                                         황우 백낙원(은).

 먼저 제목을 보고 애완견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개들이 요즘 사람들보다 더 낫지 않느냐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지만, 옛 속담을 보아도 개라는 동물은 그리 좋은 동물로 표현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이런 제목을 붙여 본 것이다.

 요즘 TV를 보면 심심치 않게 애완견이 소개되고 그 재주를 보는 것이 재미롭기도 하다. 특히 모 방송국의 1박 2일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상근이란 개의 열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달아오르고 있는 듯하다.

 상근이 에게는 전용미용사까지 있고, “매니저”까지 딸렸다고 하니 한편 부럽기도 하고 한편 개만도 못한 인생이구나 하는 한숨도 나온다.

 나는 애완견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그런지 몰라도 얼마 전 이웃이 주는 애완견 한 마리를 집안에서 길러 보았더니, 온 집안이 온통 악취로 가득하고 거기다가 털이 빠지곤 하여 견디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주고 만 일이 있다.

 누군가가 애완견이나 다른 동물들을 사랑하는 것은 탓할 바가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고 취향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애완견을 키우는 많은 사람이 스스럼없이 “나는 이 개의 엄마 또는 아빠”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어찌 개의 아비, 어미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만약 그 사람에게 “개자식”이라고 하거나, “개새끼”라고 하면 분명히 화를 낼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럼 묻나니 개의 아들(개자식 또는 개새끼)은 안 되고 개의 아비는 된다는 말인가. 아버지라는 직분이 그렇게 하찮은 것이며, 어머니라는 직분이 그렇게도 값싼 것이란 말인가.

 얼마 전에 인터넷을 통해 보았지만, 자기 자식을 십 수 년 간 새장에서 길러서 새소리는 내지만 사람의 말을 못하는 소년이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개를 스스로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개를 개집에서 기르는 것이나 자식을 새장에서 기르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뿐인가. 요즘처럼 어린이 살해사건이나 성추행 등,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한 때도 그리 흔하지 않은 듯하다. 사람의 값어치는 개 값이고 개 값은 천정부지(天頂不知)인 세상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 세상이 개 같은 놈의 세상이라 하고파지는 것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 중에 가장 으뜸인 인격적인 존재이다. 그것은 영혼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창조주와 영적으로 교제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스로 자기를 비하(卑下)하여 동물의 세계로 전락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자그마한 일인 것 같지만 스스로 개의 아비, 또는 엄마라는 표현 같은 것은 절대로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