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9-06-15 21:07

ㆍIP: 118.xxx.116

* 나의 등 뒤에 계신 주님.

* 나의 등 뒤에 계신 주님. [아내의 병상일지.2019년 6월 15일(토)]
오늘 아침엔 아내가 먼저 일어나 눈을 뜨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의 눈이 전보다 더 상큼해 보인다. 그래서 내가 항상 입에 달고 있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 노래가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라는 복음송이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나의 인생길에서 지치고 곤하여
매일처럼 주저앉고 싶을 땐 나를 밀어 주시네

후렴 : 일어나 걸어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
일어나 너 걸어라 내 너를 도우리.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편안히 길을 갈 땐 보이지 않아도
지치고 곤하여 넘어질 때는 다가와 손 내미시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때때로 뒤돌아보면 여전히 계신 주
잔잔한 미소로 바라보시며 나를 재촉하시네.

지난 9개월여 동안 때로는 하나님께 대한 원망의 심기도 있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주님이 내 등 뒤에 계심을 의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몇 가지가 있다. 아내의 얼굴을 닦을 때나 마사지를 해 줄 때는 “아이쿠! 예쁘다. 예뻐.”하는 말이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라도 조금 움직이면 “우리 마누라 잘한다. 잘해!” 라는 말이다. 그리고 “잘 해줘서 고마워” 라는 말과 함께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 십 번을 넘게 할 것이다.

하기야 주름살이 자글자글한 아내가 뭐 그리 예쁘겠는가마는, 이런 말들이 환자의 기분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엔도르핀이 양산되어 치료가 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뇌는 신체 에너지의 약 4분의 1을 쓴다는데,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 당연히 학습과 기억을 비롯한 인지기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체와 뇌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이를 뛰어넘는 더 밀접한 연결망으로 이어져 있다고 들었다.

십 수 년 전이지마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 대학 헤더 어윈 박사 연구팀과, 하버드 의과대학 캐런 해커 박사 연구팀이 각각 그 지역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동량과 학업성취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연구를 했다고 한다. 두 연구 결과, 활동량이 적은 학생들이 학업성취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할 때 근육세포에서 나온 호르몬이 뇌로 전달돼 인지기능에 도움 주는데,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과, 춤처럼 몸과 머리를 함께 사용하는 운동이 더 효과적이라는 발표를 보았다.

그래서 나는 아내를 운동시키느라 땀을 빼곤 한다. 아침저녁 팔다리 운동 30분씩, 윗몸 일으키기 운동 200번씩을 시키고 나면 내 몸이 땀에 젖는다. 그 뿐 아니라 오전 오후 두 번 아내를 “터니에보” 차량에 태우고 한적한 시골길이나, 바닷가에 나가 산책을 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노력해서 아내가 조금씩이라도 호전되는 것이 아니라, 내 뒤에서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와 우리 가족 모두가 의욕과 용기가 생기고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 아내와 엄지잡기 놀이를 하노라면, 아내가 내 엄지를 의도적으로 잡을 때가 있다. “우리 마누라 잘한다. 엄지잡기 잘하네.”하고 추켜세우면 더 열심히 하려고 애쓰는 듯 보인다.

그리고 확실히 눈동자는 성한 사람과 비슷하게 돌아왔고, 왼쪽으로 많이 기울던 고개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의학이 손을 들고 의사가 손을 놓아도, 우리가 자고 있을 때라도 우리 하나님은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시면서 역사하고 계심을 믿는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 편안히 길을 갈 땐 보이지 않아도 / 지치고 곤하여 넘어질 때는 / 다가와 손 내미시네. / 아멘. 할렐루야!

김상화

2019-06-16 01:13

백낙은 목사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렇게 사람 노릇을 못 합니다
찾아뵙고 위로의 말씀도 드리고 해야 하는데 너무도 부끄럽습니다
사모님께서 나날이 호전되고 계시다니 듣던 중 제일 반갑습니다
목사님께 칭찬해주시고 사랑한다는 말을 아낌없이 해주시고
또 운동까지 목사님 몸에서 땀이 나도록 시켜 주시니 하느님께서 감동하신 듯하네요
빨리 회복되시어 남은 삶 행복하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목사님께서도 늘 건강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김상화 작가님. 우리 작가님들 중에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근황을 올려 보았습니다. 작가님께서 곧장 달려 오셔서 댓글로 격려해 주시니 감개무량입니다. 작가님의 격려 힘입어 더욱 노력하여 더 좋은 소식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안하소서	6/16 06:56

김상훈

2019-06-17 04:02

문득 배수진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여기서의 배수진이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전쟁터의 배수진이 아니라
신앙을 매개체로 한 배수진을 일컬음입니다.

목자의 길을 걸어오신 분이라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이런 우환이 있을 때 특히 신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강화되고
그것이 곧 배수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하자면 무서울 것이 없는 것이겠지요.

연상인 제 아내도 칠순을 넘겼는데
돌이켜보니 그 흔하디 흔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못 해준 것 같아
포장마차로 아직 고생하는 아내에게
오늘 더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백낙은	김상훈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배수진이라는 말씀 들으니 과연 그런 것 같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회자였기 때문에 더욱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저도 아내가 성할 때는 그런 말 잘 못하는 경상도 사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입이 닳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아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지난 9개월 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50여년 한 것 보다 많이 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아내를 들여다 보면 불쌍해서 그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나 한 사람 믿고 시집와서 50년이 넘도록 살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은 사모님 한 번 꼭 껴안아 주세요. 귀에대고 사랑해 라고 말하면서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은안하소서.	6/17 19:04

전병일

2019-06-18 13:25

작가님 안녕하세요?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빠른 쾌유 기원합니다
작가님 건강유의하시고
행복한시간 되세요...


백낙은	전병일 작가님. 안녕하세요. 제가 위원장 직을 그만 둔 뒤에 등단하신 분인듯 하네요. 찾아 주시고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좋은 소식으로 보답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역사에 남는 멋진 작가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안하소서.	6/18 15:19

정찬열

2019-06-18 13:50

주신 글귀 반갑습니다
항상 존경 하는 백낙은 목사님~

연로하신 목사님 자신을 이겨내신데도
힘겨우실텐데 지극 정성으로 보살핌에
병원에서 "더해줄수 없다"는 내가 자주 듣는
단어 목사님의 의지와 신념이 그리고등뒤에
도움주시는 주님이계셨기에 반가운 소식
기쁨과 함께 반가움 입니다.

부디 건강에 유념하시고 더좋은 소식 기다립니다.


백낙은	정찬열 작가님. 늘 힘이 되어 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작가님 시집 출판시에 다녀온 후, 아내가 작가님의 시집을 황토방에 두고 늘 애독하는 것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좀 더 좋은 소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가님의 가정에 평강이 깃드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6/18 15:24

이정연

2019-06-23 18:44

작가님! 안녕 하세요.
편잖으신 사모님을 지극한 사랑으로
보살피고 계신 작가님 존경스럽습니다.
믿음과 사랑으로 매일을 기도하시는 작가님.
아름답습니다.
오늘 보다는 내일이 더 좋은 날이길 기원합니다.
이정연 올림.


백낙은	이정연작가님. 반갑습니다. 제가 위원장 직을 사임하고 나서 등단하신 분이시군요. 먼저 등단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요즘은 수필서재를 잘 들어오지 못합니다만 우리 수필 서재에 불이 꺼지지 않기를 간절히 빌고 있습니다. 칭찬과 격려 감사드리오며 다정다감한 작가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은안하소서.	6/23 19:16

김동호 2020-03-28 20:06	그 깊은 사랑, 저도 깊이 배워가며 깊이 묵상하고 갑니다..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

아내의 병상일기[2019년 5월 7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