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9-05-11 14:29

ㆍIP: 220.xxx.119

아내의 병상일기[2019년 5월 7일(화)]

* 아내의 병상일기[2019년 5월 7일(화)] 황우 목사 백낙원.

옛날 내가 어릴 때 생각이 난다. 우리 할아버지가 요즘으로 말하면 중풍에다가 또 치매를 앓으셨다. 부모님께서 할아버지 뒷바라지를 7년을 하셨고, 할머니 뒷바라지도 3년을 하셨다.

아마 그 때가 내가 11살 될 때인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 편찮으시면서도 담배를 자주 피우곤 하셨다. 치매인지라 금방 담배를 피우시고도 잊어버리고 곧 나를 부르신다. “낙원아! 담뱃불 댕겨라”라는 말이 노래가 되셨다. 그러면 하는 수 없이 내가 달려가서 긴 담뱃대에 담배를 담아 불을 붙여 드리곤 했다. 그것도 1년도 넘게 그리하다보니 내가 담배를 배워서 어린나이에 담배를 피우게 되었다. 담배가 없을 때는 아카시아 마른 잎을 종이에 말아 피우기도 했다. 물론 열세 살 때 예수를 믿게 되면서 끊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 때는 먹고 살기도 버거웠던 때라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소변과 대변을 받아 낼 기저귀를 할 만 한 변변한 천도 없어서, 한두 개의 걸레를 가지고 번갈아 사용하다보니 언제나 궁색했다. 겨울이면 얼음이 꽁꽁 언 냇가에 가서 얼음을 깨고 빨래를 빨아 오시곤 하는 것을 보았다.

그 뿐인가! 할아버지가 대변을 보시면 촌충이 버글버글 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도합 10여년 넘게 조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셨기 때문에 김천시로부터 효자효부 상을 받은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모두가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다양한 용품들이 쏟아져 나와서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특히 환자의 영양식으로 좋은 제품이 나와서 튜브로 투입하면 되고, 기저귀도 좋은 것들이 많고, 소변을 받아 내는 방법이라든지, 티슈 등, 각종 보조 용품들을 다 나열하기조차 어렵다.

내일은 아내의 목줄을 갈기 위해서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가야할지 걱정이 되어 동행 콜과 119에 연락을 해 봤더니, 동행 콜에서는 우선 가입을 하면 이용할 수 있다고 하고, 119에서는 병원에 갈 준비를 다해 놓고 전화하면 곧 출동하겠다고 해서 한시름 놓았다.

그 뿐 아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각종지원제도도 있고, 장애등급이나 요양등급에 따라 여러 가지 혜택이 따르는데, 요양보호사 지원 제도, 방문간호사 방문제도, 목욕서비스까지 가능하고, 119는 물론 동행콜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지금까지는 이 분야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당하고 보니 정말 편리하다. 우리나라가 이정도로 보장이 잘 되어 있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문제는 고령화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으니 후대들이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걱정이다.

김상화

2019-05-11 19:28

안녕하세요 백낙은 목사님
매일매일 수고 많이 하십니다
병 간호란 쉬운일이 아니란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사모님 병환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시는 것을 글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만 참 존경스럽습니다
6.25 직후 가난한 시절 이야기를 글로 알려 주시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간호를 하다는 것은 많은 체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목사님 건강도 잘 돌보시면서 간호사시길 바랍니다
한번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큰 죄를 지은 것 같아 죄송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김상화 작가님. 매번 찾아 주시고 댓글로 격려해 주시니 감사망극입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된다고 하니 건강 잘 지키십시오. 강건하셔서 뜻하신바 모두 성취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은안하소서.	5/11 20:59

정찬열

2019-05-12 16:42

황우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말씀드리기도 송구합니다.
물론 물질적으로나 사회 보장 제도가 아무리
잘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고령의 연세에 사모님을
보살피고 능동적으로 대처 하시기에는 얼마나 힘드실까
하면서 말입니다.

루수 김상화 작가님께서 모두에 말씀하다시피 목사님 혼자의
몸도 가누시고 지탱하시는데 어려움이 크실텐데 하면서 말입니다.

오늘도 친구 모친이 1년반동안 치매를 알으시다 95세의 일기로
하직하시여 친구를 위로겸 조의차 가서 많은 예기를 나누다
방금 돌아와 댓글을 올립니다.

아무쪼록 목사님이 건강하셔야 사모님도 쾌유에 도움이 되오니
늘 스스로의 건강에 유념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가슴아픈 병상 일기 위로 말씀이 부끄럽고 죄송 스럽습니다.


백낙은	정작가님. 강원도에도 다녀오시고, 제암산도 다녀오신 생생한 기록을 읽지 못하는 마음 죄송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런데도 찾아 주셔서 격려해 주시니 감개무량입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건필 하십시요. 사모님께도 안부 여쭤 주세요. 감사합니다.	5/13 15:28

김상훈

2019-05-13 02:43

저는 할아버지까지는 아니어도
할머니는 대략 3년 여를 보살펴드린 세월이 있습니다.
장손에 독자로 태어난 저를 끔찍하게 아끼시던 분이라
저도 모르게 아낌 없이 보살펴드렸는데
사실 치매 환자는 정말 보살피기 힘들어 웬만한 멘탈이 아니면
종종 듣는 소리가 넌덜머리 난다였습니다.

지금 심정이 그렇게 절박하신 중에도
사회보장제도를 말씀하시니 멘탈 또한 강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실은, 다 신앙심으로 버틴다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백낙은	김상훈 위원장님. 칭찬해 주셔서 송구스럽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칭찬받을 일은 아닌듯합니다. 남편이 아내 간호하는 것이 무슨 자랑이겠습니까마는 제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이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5/13 15:33

김경렬

2019-05-19 09:30

여일 사모님 간호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사모님도 목사님의 지극한 사랑을 느끼시기에 회복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주님의 은총이 기적과 함께 오시기를 기도 합니다.
목사님 화이팅 입니다.


백낙은	김경렬 작가님. 잊지 않으시고 찾아 주시고 격려의 글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성원 덕분에 조금씩 호전되고 있습니다. 곧 좋은 소식 드릴 수 있을 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5/19 14:05

* 나의 등 뒤에 계신 주님.

* 아내의 병상일기 중에서 [2019년 5월 3일(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