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8-08-25 17:40

ㆍIP: 118.xxx.92

"다움"의 미학.

“다움”의 미학. // 황우 목사 백낙은.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로마의 시지포스(Sisyphus) 신화에는 “저주받은 신”의 이야기가 있다. 이 “저주받은 신”이 크고 무거운 돌을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다가 산 정상에 다다라서 “이제 되었구나.”라고 하는 순간, 그 돌은 다시 나락(那落)으로 떨어지고 만다는 내용이다.

이 신화는 우리들에게 완성이라는 것은 없으니 자만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기 위함이 아닐까 여긴다.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이미” 완성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이만하면 되었지!”하고,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어쩌자고 장래가 창창한 젊은이들이 순간적인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흉악한 범죄를 저질러 인생을 망친단 말인가? 먼 앞날은 고사하고 한 발자국 앞도 생각하지 않고, 위장전입이니, 탈세니, 성범죄 같은 불법을 저질러, 장·차관 청문회에서 낙마를 하거나, 촉망되던 미래를 불살라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장탄식이 절로 난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많은 사람이 장수(長壽)하기 때문에 백세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실 65세에 은퇴를 한다고 해도 아직 인생의 1/3이나 남아 있지 않은가?
나는 65세에 자원은퇴를 했다. 무료하게 그냥 노인정이나 다니며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70세에 승마를 배워 5년을 넘게 말을 탔고, 칠십오 세에 시와 수필에 등단하여 시집 두 권과 수필집 네 권을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이 “당신은 목사이면서 시인이 되고 수필가도 되었으니 성공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내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여나 내 마음에 그러한 자만이 생길 때마다 시지포스(Sisyphus) 신화의 저주받은 신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간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무엇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이름에 합당한 “그 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요즘 목사도 입에 담지 못할 범죄를 저질러 손가락질을 당하는 이도 있고, 유명세를 치르던 시인도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래서 때로는 조용히 눈을 감고 나는 과연 참 목사다운 목사였으며, 아버지다운 아버지였으며, 남편다운 남편이었던가를 생각해 보면 등골에 식은땀이 괴인다.

우리 기독교에서 말하는 죄라는 개념도 세상 법이나 성서 법을 어기는 행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마땅히 되어야 할 존재가 되지 못한 것”이 죄라고 말한다.

예를 든다면 누구든지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되며, 부모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참 부모다운 부모, 남편다운 남편, 자녀다운 자녀, 스승다운 스승이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남의 부모가 되고, 남편이나 아내가 되며, 시인, 또는 작가가 되는 일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마땅히 되어야 할 그 직분에 걸맞은 “그 다운 사람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그것이 바로 죄라는 말이다.

되돌아보면 나는 팔십 평생 내가 목표했던 그 완전함에 도달하지 못했다. 마땅히 되어야 할 그런 목사도 아니었고, 인격적으로 마땅히 되어야 할 존재도 되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하나도 이루지 못한 미완성의 존재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는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 아직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백세를 산다면 아직 20여 년이나 남았다. 남은 세월 동안 이루지 못한 것 이루며 살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유명한 시인의 시구(詩句)와 같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참다움”의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해본다.

내일엔 또 다시 해가 뜨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오늘 해야 할 결단을 내일로 미루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일 해는 다시 뜨겠지만, 내가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이 결단할 때이고, 새 출발을 할 때이다. 자포자기(自暴自棄)하지 말자. 그리고 우리에겐 “아직”이 남아있다. 자! 우리 모두 “미래로 나가자.” 아자아자.

* “다움” : “답다”의 명사형으로, 사람다움, 아름다움 등으로 쓰인다. “다움”은 이 세상 모든 사물의 으뜸 가치로 누구나 추구해야 할 목표이다.

김경렬

2018-08-25 22:53

위원장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우리들은 어쩌라구요.
다움/
그저 죽는날까지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백낙은	작가님. 역시 제일 먼저 달려 오셨군요. 요즘 포장 기술이 발달하여 사람의 이목을 끈답니다. 제가 글을 쓰다보니 나도 그런 류가 아닌지 생각하곤 합니다. 목사라는 포장지, 시인이나 수필가라는 포장지 때문에 덕을 많이 보고 있답니다. ㅎㅎㅎㅎ 내용물을 알차게 하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감사합니다. 은안하소서.	8/26 09:03

정찬열

2018-08-26 20:16

황우작가 위원장님~!
내일엔 또 다시 해가 뜨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오늘 해야 할 결단을 내일로 미루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일 해는 다시 뜨겠지만, 내가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이 결단할 때이고, 새 출발을 할 때이다. 자포자기(自暴自棄)하지 말자.
그리고 우리에겐 “아직”이 남아있다. 자! 우리 모두 “미래로 나가자.” 아자아자.

공감과 귀감의 글에 저스스로도 자각하며 박수를 보냅니다.
남은 저녁 시간도 편안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백낙은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러시아를 다녀 오셨더군요. 저도 한 번 가 보았으면 하는 곳이라 부럽습니다. 그냥 내 자신을 채찍질 하는 뜻으로 써본 글입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여독 잘 푸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8/27 13:05

김상화

2018-08-28 11:27

존경하는 백낙은 위원장님
아침에 글을 읽으며 두 번이나 놀랐습니다
첫 번째 놀라움은 75세에 시와 수필을 등단하셨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위원장님께서 등단하신 나이와 같은 75세에 등단을 했습니다
부끄럽기도 하였지만 뿌듯함도 느낍니다.
혹여 이것이 자만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100살까지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청사진입니다
꼭 그리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위원장님 저 역시 죽기 전에 우리나라 200대 명산을 글로 남기고 싶은 욕망입니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는지는 장담은 할 수 없지만 , 노력 중입니다
위원장님의 글을 읽으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향기로운 아침입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백낙은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더위와 장마에 별고 없으시리라 믿습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작가님도 75세에 등단하셨다니 놀랐습니다. 세군데 문단에서 등단을 했는데 그 중 두군데는 시와 수필을 동시에 등단 했답니다. 아마 우리 대한문인협회에서도 시와 수필을 동시에 등단하기는 처음인 듯합니다. 자랑하는 것 같아 민구스럽습니다만 작가님도 아직 늦지 않았으니 시에도 도전했으면 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100대 면산 등반과 산행기 꼭 이루실 줄 믿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8/28 15:33

김종덕

2018-09-10 19:31

백 위원장님, 그간 안녕하셨읍니까? 오랜만에 들러 송구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움" 이란말은 말 중에 가장 아름다운 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말도 아른다움에서 나왔을 것으로 은근히 보태어 봅니다. "~답다"는 말 중에서도 사람답다는 얼마나 인간적이겠읍니까? 또한 나답게 살기위해서 많으 사람들은 더없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사람답게, 나답게, 아름답게 살기 위하여 늘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백낙은	김종덕 작가님. 오랫만입니다. 그렇습니다. "~~답다"라는 말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사람 답지 못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죽을 때까지 인간다움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 해야하리라 여깁니다. 들려 주시고 동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찬란한 가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복된 삶이기를 기도합니다.	9/10 21:29

아내가 쓰러졌어요.

조현병동(調絃病棟)에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