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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6-02 15:28
ㆍIP: 223.xxx.152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권영심 (  2022,6,2)

어제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비번을 눌
러야 볼수있는 프로가 있어, 무심코
들어가 보고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제목이 이브인데 지금도 내가 본 장면
들이 제대로 본 것인지 스스로 믿지 못
하겠다.   사람을 묶어놓고 골프채를
휘둘러 피투성이를 만들어 놓은 것도
모자라서, 양동이로 피를 뿌린 뒤, 커다 란 개들을 풀어 그들에게 달려들어 먹이 로 삼게 했다.  전 총리라는 늙은 남자가 개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너무나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소리치기를,

"홍자씨! 순자씨, 어서 드십시오."

그 뒤는 물론 보여주지 않았지만, 나는
욕지기가 나와서 볼 수가 없어 채널을
돌리고 말았다.  요즘 별별 희한한 소재,
누가 누가 더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
로 극을 만드나가 경쟁인 시대인 것은
알지만 개들에게 살아있는 사람을 뜯어
먹게 하는 드라마라니...

지금도 내가 본 것을 믿을 수가 없다.
그것도 깡패 집단이 아닌, 설정이 대한
민국의 전 총리라니, 이젠 방송심리위원
회인가 뭔가 하는 것도 없어진 모양이
다.  이런 드라마에 격노하는 내가 이상
한 건지, 아니면 이런 지경의 드라마도
이젠 허용이 되는 것이 사실인지 , 어지
러울 지경이다.  대체 무엇을 보여주고
자 함인가?  무엇을 보여주고자 사람을
골프채로 잔인하게 구타하고 ,살아있는
데 개들의 먹이로 쓰는 장면을 보여주어
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 이런 전개를
드라마에 넣을 수 있는지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를 못 하겠다.

바람직한 드라마가 시대의 흐름을 앞서
가고 가치관의 정립을 하고자 하는 젊은
이들을 선도하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이미 그런 드라마들은 사장되
어 갔다. 어떤 소재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어도 감동이나 반응을 하지않는
시청자들을 티비 앞으로 이끌어내기 위
해 사람을 개의 먹이로 삼는 장면을 처음부터 도발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시작부터 이런 전개라면 앞으로 대체 무엇을 더 보여줄지 기가 막힌다. 최고위층의 최고 부자들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줄을 이어 나오는 것도 그렇겠거니 한다.  궁금하고 호기 심도 당기고, 같은 나라에 다른 족속들 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해 주는 것도 그럴싸하다.  사람은 다 다르게, 태어나 고 살아감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리 가상의 극이
라 하더라도 세상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할 금기가 깨어졌음을 제작진들
이 알기를 바란다.  이런 내용을 방영하
면서 그들은 대체 무엇을 바라고 얻고자
하는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  시청률이
란 괴물을 이미 키우고 있기에 ,이런 내용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인지?
어쩌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런 내용
들이 아무것도 아닌 사회가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제 나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나 보다.   몇 시간이 지났는
데도 그 장면들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맴을 도니 말이다.  양쪽의 철망에
서 뛰쳐 나오던 커다란 검은 개들이 꿈
에서도 나올듯 하다.  새벽 네 시에 가게
문을 닫고 집에 왔으나 아침 9시까지
잠들지 못 했다.  오후 1시에 병원 예약
이 있음에도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공포물을 안 보는 이유는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렇게 그 잔상으로 힘들어지는
것을 알기에 그렇다.    세상이 아무리 잔혹해지고 끔찍한 범죄들이 밥 먹듯이  일어나더라도 결코,상상조차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  나는 어제 그,일어나 서는 안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고 싶 다. 인간 사회에서 그래서는 ,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소리치고 싶다.  권력과 금력의 최정점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믿고 싶지 않다.  내가 아무리 소리쳐도 달라 지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그러지 말라 고 소리치고 싶다.  청소년들이 못 보게 하기 위해,비번을 걸었겠으나 웃기는 짓이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비번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들이 참으로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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