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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1-06-01 10:16
ㆍIP: 175.xxx.88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이 도 연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의 시간이라는 길 위에 나는 어디쯤 서 있는지 살펴보자!
현재 어디에 서 있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앞에 서 있으나 뒤에 서 있던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가 않다는 것이다,

청춘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의 반환점을 돌아 한참을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금에서야 느낀다.
시간은 시냇물 같아서 매일매일 흐르는 것이 보이지만 오늘의 물은 어제의 물이 아니며 내일에 물 또한 오늘의 물이 아니다.
세월은 화수분처럼 샘솟는 것이 아니라 언제인가 말라버리고 말 샘이며 무한한 것처럼 보이나 유한한 것이 삶이다.
십 년 이 십 년을 보탠다고 하더라도 잠자는 시간을 빼고 나면 시간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청춘에 시절에는 더디게 가던 시간이 어느 순간부터는 급물살처럼 흘러간다.
그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느끼지 못한 것들이 보이니 철들자 망령이라는 말처럼 후회해도 소용없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한창 젊은 시절에 하루의 시간은 지루하고 일 년의 시간은 따분하게 느껴졌다.
일에 빠져 있을 때는 정신없는 세월이 흘렀고 한가한 시절에는 무의미하게 허송세월로 보냈으며 시간의 귀중함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천수를 누린다 해도 마을 앞 느티나무만도 못하고 앞산 노을 자락 소나무만도 못하다.
내 나이 젊다고 하여도 떠나가는 것에는 순서가 없으며 오분 후에 일어날 운명을 알 수 없으니 장담할 일은 아닌 듯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운명은 죽는다는 명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시간의 귀중함을 느끼는 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나머지 삶의 가치는 의미 있는 순간들로 채워질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은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며 행복의 본능이 너무 강하거나 행복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게 되면 욕망이라는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기관차를 타게 된다.
욕망이라는 기차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멈출 수가 없으며 종래에는 통제 불능의 상태에 이르러 파멸하게 될 것이며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아도 이미 때가 늦어버린 경우가 더 많다.
지금 나는 어떤 속도로 어디로 달려가는지 점검하고 시간을 함부로 써버리지는 않는지 확인할 일이다.

세월은 물과 같아서 한번 흐르면 되돌릴 수가 없으니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맑고 순수하며 아름다운 것이다.
행복이라는 참 진리가 무엇인지 각자의 자리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현실을 바로 보고 행복이라는 단어를 나름의 글씨체로 의미 있게 써보며 세상을 너무 멀리 보지도 맑고 너무 가깝게 보지도 말 것이며 각자의 시간과 처지에 맞도록 알차게 꾸미며 살아가야 한다.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을 다 합쳐도 삶과 죽음의 간극은 그리 멀지가 않다.

욕망을 쫓아 달려온 순간을 행복이라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 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망각하고 천년만년 살 것같이 악착스럽게 사느라 웃음기가 사라지고 어둠의 굵은 주름살만 탐욕스럽게 변해 있지는 않은지 거울을 보며 살아갈 일이다.
일 년 365일 웃으며 살아도 부족한 시간이 일촌광음 불가경이라 빛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그 누구라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산 자의 운명은 맑은 햇살 아래 빛나는 눈처럼 속절없이 녹아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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