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종덕
ㆍ작성일	2017-08-21 12:07

ㆍIP: 168.xxx.229

술(VI)-술과 역사(歷史)

물 길 / 김 종 덕

술은 인간의 됨됨이를 가르치기 위하여 이 땅에 태어났다. 이에 사람들은 자기의 그릇에 맞게 술과 인연을 맺고 나름대로의 소리를 지르며 살아왔을 것이다. 술이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뒤부터 역사는 거의 춤을 추다시피 변화해왔다. 이것은 술을 자신의 발전으로 닦기 위한 것은 아니었고 현재 우리가 말하는 객기 위주로 술을 대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알고 있다 시피, 술은 인류의 역사에 거대한 물결을 가져왔다. 술은 그 목적과 달리 기분을 좋게 한다는 뜻으로 전쟁에 관여하게 된다. 전쟁에서 이기게 되면 전쟁의 승리에 대한 보답으로 술이 하사품으로 주어지고 그간의 노력을 술로 무마하려고 하는 통치자들의 뜻이 술의 의미를 일그러지게 만들어 았다. 항상 전쟁에는 술이 필수적으로 관여 해왔다. 아마도 전쟁이 끝난 뒤의 하사품으로도 쓰였겠지만, 그 겁나는 공포를 이기기 위해서라도 사용되었을 것이다. 전쟁이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악랄한 방법들이 동원되어, 마약이 동원되고, 세균이 동원되고, 독가스가 동원되어 사람의 존엄성을 한 갓 낙엽처럼 나뒹굴고 있을 뿐이다.

동서고금을 막골하고 술은 그 역사를 변천 시켜왔으며, 또한 술은 전쟁을 통하여 전파 되어져 갔다. 중국 은나라 주왕은 애첩 달기를 기쁘게 해주려고 연못에 술을 채우고 나무에는 고기를 매달아 놓고 수시로 잔치를 벌였다. 이는 주지육림으로 알려져 있으며, 결국 술이 역사를 변화 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신라 경애왕은 927년 포석정에서 술 잔치를 벌이느라 견훤이 이끄는 후백제 군대가 경주를 침략한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다가 최후를 맞은 경우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나폴레온은 전 유럽을 상대로 전쟁을 할 때에는 술을 먹여 전쟁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공포을 이기기 위한 전술로 생각되고, 또한 질병이 퍼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뜻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술맛은 나폴레옹에 의하여 획기적으로 맛이 달라지게 되는 데 이는 하사품으로 내린 술이 아주 맛이 없고 텁텁하여 부하들은 장교들만 맛있는 술을 마시는 것으로 생각하여 소동이 일어난다. 이 때에 프랑스에서 세계적인 미생물학자인 파스퇴르에게 술을 맛있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 때 파스퇴르는 술이 왜 떫고 맛이 없는가를 밝혀내었다. 그 때만하더라도 모든 생물은 산소가 있어야 살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술을 제조할 때에도 공기가 있는 상황에서 발효를 시행하였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막걸리가 식초로 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파스퇴르는 공기를 싫어하는 세균이 있다는 것을 밝혔고 그 중에 알콜 발효에 관여하는 효모도 공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아내어 그 다음 부터의 술은 현재의 술맛과 같아졌다. 아마도 나폴레옹이 연전연승한 것은 술맛 때문은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역사는 주로 밤에 바꾸어지고 그 자리에는 항상 술이 있었던 것을 우리의 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박정희 정권의 말에도 술이 있었고 이 술자리로 인하여 역사가 바뀌는 것을 실감하였다.

전 세계의 어는 경우에서 보더라도 술은 역사를 진화시켜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만큼 술은 주인을 섬기지 않고 세상을 섬긴다. 이것은 비단 세계 역사의 변화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사회인 가정에서도 같은 일들은 일어난다. 모든 것은 자신의 일과 연계되어 있고 자신의 행동에 의하여 자신의 역사가 바뀌어 지는 것들도 여기에 속한다. 실제의 사실들도 꼭 드라마가 아닐 지라도 우리는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본다.

술은 술의 물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술은 액체이기 때문에 마시면 들어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술이 고체라서 깨어 씹어 먹는다면 또, 사람들은 다름 방향을 택할 지도 모르겠다. 술은 물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에 그 고향의 느낌으로 잘 거부하지 못한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술은 주도를 요구한다. 술을 마시는 데는 술에 대한 예의, 즉 주도를 알아야 한다. 술은 물이라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즉 직위가 높은 곳으로부터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되어있다. 이것을 거슬러 올라가려면 일이 생기게 된다.

술은 같은 의미로 존중을 명한다. 술 자리는 계급장을 떼고 마시는 자리라고하면 술의 의미는 달라질 것이다. 고여 있는 물, 즉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 친구들은 아래위가 없기 때문에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자리가 된다. 그러나, 존중의 의미가 퇴색되고 장난이 시작되면 벗을 잃어버리기는 불분가지이다. 술은 예로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위에 있는 사람, 즉, 할아버지, 아버지, 사장님, 부장 등의 윗선이 존재하면 반드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술의 물성이라 벗어나면 술의 의미를 잃어 버리게 된다.

술은 윗사람이 편안한 자리를 유도할 때까지는 스스로의 어려움을 참는 것도 좋다. 윗사람들은 아랫사람들을 시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의 반응에 어떻데 나올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 그 조직에 살을 붙이고 살려면 예를 지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한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예의에 좀 인색해지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사장님이 한잔하라고 권하면, 대뜸, 저는 술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것을 젊은이의 특성, 개성으로 보아야한다는 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신임직원 환영회가 얼어붙게 되지 않겠는가. 그런 방법보다는 감사합니다하고 받은 후에 천천히 마시겠읍니다라고 하면 두 마리의 토끼, 즉, 환영회도, 자신이 마셔야하는 시간도 쉽게 흘러가지 않겠는가.

술의 물성 중의 하나는 대해주는 것만큼 돌아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성질을 죽일 필요가 있다는 말이 된다. 술은 절대로 혼자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 내용에는 마음이 들어 있고, 생각이 들어 있고, 믿음이 들어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신다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 물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술을 사랑한 사람으로는 “명정 40년”의 저자 수주 변영로 들수 있다. 이 수주의 곁에는 당대의 우리나라 문인, 정치가, 수필가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였다.
공초 이상순, 성재 이관구, 횡보 염상섭, 고하 송진우(당시 동아일보 편집국장),홍난파, 황석우, 담재 정재원, 인촌 김성수, 심농 김찬영, 최린, 박승빈, 하몽 이상협, 이영학(당시 동아일보 지국장) 금계 박찬희, 동암 서상일, 남궁벽, 서상일, 김준영, 윤치영, 장택상, 반산자 장석태등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큰일들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수주의 음주변은 다음과 같았다.

--- 하여간 나는 이유를 불계(不計)하고 술잔만 대하면 자연히 수미(愁眉: 근심에 잠겨 찌푸린 눈썹)가 피어지는 것이다. 나는 주주야야(晝晝夜夜) 술만 있으면 마시는데, 책임상 내가 맡은 사무를 전폐하고 마시기커녕, 보기만 하여도 미시기전부터도 열락(悅樂: 기뻐하고 즐거워함)하여지도록 ---때로는 술의 양이 지나치면 도리어 “우리의 태양”인 술에게 “대광(貸光)‘을 하게끔 되었다----

천하의 술꾼 변영로도 자신의 사무는 꼭 지켰다는 것을 보아도 그는 술의 물성을 지키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백낙은

2017-08-22 16:53

물 길 작가님. 술에 대한 역사를 다시 접하니 새롭습니다.
저는 술을 못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합니다만
어쩔 수 없이 술잔을 나누는 자리에 앉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때마다 술잔 거절하기에 바빴는데 작가님에게 한 수 배웠습니다.
"잔을 받은 후에 천천히 마시겠읍니다. 라고 하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라는 말씀 말입니다.
절제된 음주 습관은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니
우리 국민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평안하소서.


김종덕	백위원장님, 그간 잘 지내셨읍니까? 살아잇는 인간이라 많은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술의 의미는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것에서부터 자신을 잘 경영해보자는 의미도 있읍니다. 그렇게 나쁘다는 의미보다는 서로의 물성을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술에대한 이야기는 접을까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8/28 12:43

이석희

2017-08-24 07:03

김종덕 작가님~~~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이 이렇듯 있군요.
지난 날 어리석게도 고래가 배 자랑이라도 하듯 호기부린 일이 참 후회스럽습니다.
좋은 가르침에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김종덕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사람이 술을 잡기보다는 술이 사람을 잡는 것이 훨씬 빠르겠지요. 그래도 술은 아량이 있어 마시지 못하는 분들에게 꼭 마셔라하는 말은 하지 않겠지요. 몸이 건강하고, 더 챙길일도 많아지면 또, 아 그때 그런시절도 있었겠구나하는 추억으로 돌아 올 수도 잇을 것입니다. 너무 많은 술 이야기로 지쳤을 것 같다고도 생각합니다. 술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 할까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8/28 12:46

김상화

2017-08-25 15:54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또 흥을 독 구는 데는 이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배우려고 노력을 했건만 불행하게도 체질상 맡지를 않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사업상 술대접을 할 때는 옆에 아가씨에게 팁을 주고 마시게 한답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지요
자고로 영웅은 주색을 좋아한다 했는데 술을 못해 영웅이 못되나 봅니다. ㅎ
작가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늘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김종덕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어찌 지내다보니 시간이 꽤 흘러간것 같습니다.송구합니다. 술은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이땅에 태어났다고 말을 한적이 있읍니다. 사람을 만든다는것은 함께하며 서로를 보살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읍니다. 또한 술을 스스로 다른사람에게 심하게 권하는 특성을 가지지 않습니다. 같이가면 좋겠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제가 술을 너무 오랫동안 강요한 것 같아서 송구합니다. 이정도로 술이야기는 마무리 할까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8/28 12:49

가을 하늘

술(V)-와인(W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