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종덕
ㆍ작성일	2017-07-05 16:22

ㆍIP: 168.xxx.229

일탈(逸脫)

물 길 / 김 종 덕

어제는 춘천을 다녀왔다. 그 전에 춘천에 학회가 있어 갈 때에는 여수에서 이른 아침에 운전하여 춘천에 도달하면 거의 4시 정도 되었다. 한 마디로 우리 한반도의 최남단에서 휴전선 가까이 가는 길이다. 운전도 힘이 들지만 현재처럼 내비게이터도 없고, 처음 가는 길이고, 바로 춘천까지 가는 고속도로도 없었다. 멀기도 멀지만, 그래도 학회에 참여한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별다른 칭얼거림 없이 갔었다.

변화는 사람에 따라, 하는 일에 따라 굉장히 괴로운 일이 될 수 있기도 하겠으나, 이런 세월의 변화는 참으로 상큼한 변화에 해당된다. 하루만에, 아침 7시 20분 KTX를 타고 광명역에서 내린 후 안내지의 차로 춘천에 도착하니 12시 정도 되었다. 일을 바치고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였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오랜 만에 밖으로 나가서 코에 바람이 들어간 것도 기쁨 중의 하나였으리라고 생각되지만, 변화하는 세상의 덕을 보았다는데 행복감을 맛 보았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껍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모든 사회적 규범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키지 않으면 많은 일들이 생길 수 있다. 우리가 공통으로 지켜야 할 예의들도 이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옛날에는 지키지 않는 것이 자신을 내세우는 기회로 사용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적 지탄을 피해갈 수 없다. 규범이란 서로 지켜서 공동의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지켜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스트레스가 겁나는 것은 우리의 전신을 장악하기 때문에, 머리에 무거운 추를 달고 생활하는 것과 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단을 움직이기 불편하고, 생각과 사고가 일치하지 않고, 해야할 일들은 자신의 능력을 초과 하게되어 결말을 지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자그마한 철망안에 들어 있는 흰쥐를 생각해본다. 밖에서 엄청나게 뛰어다니며 먹이를 구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 놈을 사람들의 필요에 의하여 가두어 놓고 스트레스를 준다. 이 쥐는 날이 밝으면 엄청 공포에 사로잡힐 것이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을 당해야 하는가, 무슨 주사를 맞아야 하고, 어떤 약물을 먹어야 하며, 꼬리 채로 들려 화도 나고 참으로 힘들 것이다. 이 때 나무젓가락으로 슬쩍 찔러보면 그냥 당하고 있겠는가. 눈동자가 튀어 나올 듯이 째려보고, 입을 열었다 닫았다 금방이라도 공격할 태세를 갖춘다. 그 다음의 스트레스를 가하면 그냥 죽어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자발적 스트레스와 외부적 스트레스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내부적 스트레스는 자기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엄청나게 강한 정도로 마음을 압박해 올 것이다.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숨을 쉴 수 없고, 분한 이 감정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 더구나 생리적 현상으로 우리 몸의 곳곳에서 약물 및 호르몬들이 분비되어 이들을 가라앉히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스트레스는 기억세포로 기억되어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또한 그전의 일이 생각나게 됨으로써, 내가 누구이며, 왜 이렇게 살까, 이렇게 밖에 살 수 없을 것인가에서 빠져 나오게 힘들게 될 것이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한다면 더욱 큰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신을 용서 할 수 있는,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외부적인 스트레스는 더욱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다. 꼭 타인과 비교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정도면 케이지 안에 들어 있는 쥐와 전혀 다를바 없는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이런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위에 서야 하기 때문에 그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평소에 좋은 대인관계를 만들고 사람냄새가 나게 서로를 살피는 것이 치료의 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다. 그래서 군대에 가서 이런 것들을 비싸게 경험 해 봐야한다. 사람위에 사람있고, 사람 아래에 사람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교육받고 오면 그 방법이 찾아 질 수도 있을 것 이다.

옆으로 돌아보면, 주위에는 모든 사회적 규범들이 우리를 속박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인, 평등, 자유, 행복, 이것들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이 또한 능력에 따른 대우를 받아야 하기에, 항상 스트레스는 질 좋지 않은 친구와 같이 살아가야 하는 행로와 같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가 방어의 목적으로나, 나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새 장안에 들어 있는 새는 새장을 열어 두어도 날아가지 않는, 꿈을 접었거나 잃어버렸을 것 같은 슬픔을 가져온다. 같은 생활은 우리를 세뇌(洗腦)시켜 그것이 옳은 일로 기억되게 하기 때문에 자신의 슬픔이 당연한 것으로 인지될 수 있다. 슬픔이 당연한 것으로 인지되면 웃음을 찾지 못하고, 찾으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답답한 현실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현재의 위치에서 일탈(逸脫)을 해보는 것이다. 무엇이든 행하여 보았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을 평소대로 회복할 수 있는 길이면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생활하는 규범에서 어떻게 일탈을 행할 수 있느냐고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또한 규범에 사로잡혀 같은 스트레스로 시달려야 할 것이다. 나의 생활과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가치를 찾을 수 있고, 찾아야한다. 먼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적어보고, 어떠한 것이 가능할까를 챙겨보는 것이 중요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눈동자를 굴리며 누워있어 하루를 걱정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을 위하여 벌떡 일어나 밖으로 향해 큰 소리로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일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일탈의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백낙은

2017-07-06 07:51

물 길 작가님.
일탈(逸脫) 잘 배독했습니다.
여수에서 춘천까지 끔직했던 거리였는데
이제는 춘천가서 점심먹고 볼일 보고 와도 되는 세상이네요.
문명의 발달은 말씀하신 대로 장단점이 있는 듯합니다.
편리해서 좋지만 자연 파괴와 경작지가 자꾸만 사라진다는 것,
그리고 교통량의 증가로 대기가 오염되는 것 등등이겠지요.
개미가 체바퀴를 도는 것 같은 일상에서 일탈을 해 보는 것도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방법이라 여깁니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서 생기는 범죄률 증가는 우려할 만한 지경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며 즐거운 한 날 되소서.


김종덕	백낙은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참으로 즐겁게 살고 싶은데 주위가 잘 도와 주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러하겠지요. 한번씩은 숨을 깊게 쉬고 싶습니다. 그러기에 시도 수필도 고향도 한 묶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7/10 13:31

정찬열

2017-07-06 18:25

물길작가님!
몇일전 개통하여 그곳을 통행하려는
차량때문에 고속도로가 홍역을 치뤘다는
뉴스를 본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빨리도 다녀오셨군요
뜻대로 되지않아 빗나가고 벗어나는
"逸脫 의 좋은글 잘 배독했습니다.
모든 만사가 뜻대로 잘되어버린다면
그또한 스트레스가 일어날거라 생각해봅니다.
고온다습한 장마철에 건안을 빕니다.


김종덕	정찬열 작가님, 평안히 도착하셨읍니까? 답답할 때믐 한번쯤 벗어나 보고싶은 생각이 들곤합니다. 하는 일 외에 글을 쓴다는 것이 좋은 위안이 되고 잇읍니다. 비가오면 그저 우신없이 흠뻑 맞아보고싶은 심정입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7/10 13:33

이석희

2017-07-07 15:55

김종덕 작가님~~~
일탈이라 하면 그저 겉눈치로 이쯤일 거라는 생각 말고는 딱히 정확한 해석을 못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글을 배독하고 나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마철이라 하여 그런지 날씨가 무척 무덥습니다. 더위에 건강 해치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김종덕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비좀은 곳에서 숨을 쉬러 밖으로 잠시 나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한상 여유만 찾다보니 남늠 것은 답답함밖에 없어 어디든 마음을 비우러 갔으면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7/10 13:35

김상훈

2017-07-08 00:26

누구나 일탈이라는 단어 앞에 서면 묘하게 가슴이 달뜨고 한편으로는 머뭇거리게 되는, 참으로 야릇한 행위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그런데 일탈도 용기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바로 작가님이 지적하셨듯이 사회적 통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은 그 진실 속으로 들어가보면 전혀 눈치볼 이유가 없는대도 말이지요. 일탈은 역시나 자유가 우선이고 선택의 자기 만족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또는 아무런 목적이나 계획 따위 훌훌 털고 정말 자유 분방하게 감행하는 것도 일종의 자기 만족이라고 보지만 돌아올 때의 아쉬움은 차치하고라도 일탈은 가끔 필요한 활력소임에는 분명합니다.


김종덕	김상훈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일탈, 말그대로 마음의 자유를 주고 싶습니다. 항상 컴퓨터만 쳐다보고 하루를 보내는 이 시점에서 좀 눈에 녹색을 보여주고, 머리엔 신선항 공기와 충격을 넣어주고 싶어 방향을 잡이보는데 그 참 어렵습니다. 그냥 확 가버리는 것이 최고 일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7/10 13:38

천둥소리

마른 장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