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11-09 16:27

ㆍIP: 1.xxx.128

영봉(靈峰)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비경

영봉(靈峰)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비경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서울 북부를 외워 싸고 있는 북한산이다. 이산은 그래서 서울 북부의 울타리 역할을 한다. 오늘은 북한산의 아름다운 비경을 보러 풍수지리학의 일인자인 송광 김문환 선생과 함께 가기로 했다. 북한산은 만경대 백운대 그리고 인수봉을 삼각산이라 칭한다. 수많은 코스중 오늘은 영봉(靈峰)을 가기로 했다. 필자는 이 산을 25년 전에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구파발역에서 가는 코스로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다. 기억엔 어느 코스인지는 모르고 그저 산행하고 온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다녀왔던 길만 어렴풋이 생각난다. 그리고 매우 아름다운 산이었다는 것이 머릿속에 선하게 남아 있다. 서울에 살면서 영봉(靈峰)은 처음 들어보는 봉우리다. 북한산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명산에 대한 기행 수필을 쓰기 시작하는 바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것을 두고 등잔 밑이 어둡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생긴 것 같다. 북한산은 3대 조건을 갖춘 매우 아름다운 명산 중의 명산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3대 조건이란 산상(山相), 조망(眺望), 계곡(溪谷)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을 말한다. 오늘은 영봉(靈峰)에 올라가 산상(山相), 조망(眺望), 을 즐길 것이다.

날씨는 구름이 가려 흐리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등산하기에 최고의 날씨다. 잠실역에서 김문환 선생을 만나 함께 가기로 했다. 10시에 전철을 타고 신설동에 내렸다. 여기서 우이동까지 가는 경전철로 갈아타야 한다. 필자는 신설동에서 우이동까지 가는 경전철을 오늘 처음 타는 것이다. 60년대만 해도 우이동은 서울 근교의 첩첩산중의 오지였다. 4.19 탑이 들어서면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되어 이렇게 교통의 일환인 경전철까지 놓았다. 전철에서 내려 목적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역사문화관광 도시, 우이동 먹거리 마을 간판이 보인다. 조금 걷다 보니 예쁘기도 한 보라색 나팔꽃이 여느 집 담장에 천사처럼 고귀한 자태를 자랑하며 방긋 웃고 있다. 하도 아름다워 발길을 멈추고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녀의 웃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치 천사처럼 보여 보는 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 너는 어찌 그리 아름다우냐? 그리고 아침부터 보랏빛 웃음에 나를 황홀하게 홀리는 까닭이 무엇이냐? 그러나 웃기만 하고 대답이 없다. 그저 안전한 산행을 하고 오라는 묵시적(默示的) 대답이다.

그녀는 아름다운 얼굴을 내밀며 보라색 고백을 하는 사랑의 유혹도 받았다. 수줍은 듯 웃음 짓는 그 얼굴은 티 하나 없이 맑음 그 자체다. 웃음꽃은 제일 아름다운 보라색으로 영롱하게 물들어 있다. 그래서 필자는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와 활짝 웃는 모습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너무도 황홀한 기분이라 가슴마저 진정이 되지 않고 두근두근한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녀 옆에 더 머무를 수 없다. 목적지를 향해 걸어야 한다. 올라가는 길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오고 가는 등산객이 드물다. 그래서 길들지 않은 오솔길이다. 오솔길 양옆엔 굴참나무를 비롯해 잡목이 우거졌다. 도원사 굿당이란 간판이 보인다. 아마도 소원을 이루게 해달라고 굿을 하는 절인 것 같다. 여기서 육모정고개는 1.2km이고 목적지인 영봉(靈峰)까지는 2.5km란다. 땀을 흘리며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육모정 깔딱 샘이 반갑게도 눈에 들어온다. 목적지까지 마지막 샘물이란다. 그래서 선생과 샘물을 한 바가지 마시며 잠시 쉬었다 걷기 시작했다.

육모정을 지나 마당바위까지 왔다. 우리는 마당 바위에서 잠시 쉬며 빼어난 경관을 감상하였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남을 힘을 다하여 걸었다. 그러다 보니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영봉(靈峰)까지 올라왔다. 영봉(靈峰)은 해발 604m로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다. 그러나 올라와 사방을 바보니 장관이다. 눈길이 닫는 곳마다 절묘하게 생긴 기암괴석들이 눈을 놀라게 한다. 영봉(靈峰)에서 남쪽엔 보현봉 문수봉이 있고 북쪽으로는 도봉산이 보인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불암산과 수락산이 보인다. 마침 그때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안개가 춤을 추듯 기암괴석들의 허리를 휘감았다 풀어주는가 하면 몸 전체를 보호하는 듯 포근한 솜으로 덮어버린다. 그래서 보일 둥 말 둥 신비 체를 만들어 낸다. 마치 신께서 신비롭게 조각해낸 여성의 아름다운 나체를 베일에 가려 속살이 보일락말락 호기심을 자아내게 만드는 형국이다. 또 한쪽으로는 서울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그놈의 안개가 훼방을 놓는다. 역시 북한산은 서울의 북쪽을 지키는 명산(名山)이 틀림없다.

표석을 어디에 세워놓았는지 보이지 않는다. 여기저기 찾아보았다. 그러나 영봉(靈峰)은 안타깝게도 돌로 만든 표석을 세워놓지 않았다. 한참을 찾다 보니 나무를 깎아 영봉(靈峰) 해발 604m라고 써서 세워 놓았다. 그것을 보는 순간 필자는 얼마나 반가운지 단숨에 달려가 사랑하는 여인의 입에 입맞춤하듯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때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아름다움으로 무장해 있는 산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어 준다. 아마도 신께서 북한산을 빚어낼 때 먼 훗날 서울시민이 이곳에 올라와 절묘하고 신비로운 풍광을 바라보며 감상하라고 만드신 것 같다. 웅장하고도 아름다움의 신비로움에 취해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신께서는 필자에게도 이 신비로움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어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눈에 보이는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북한산 영봉(靈峰)의 모든 것을 눈에 담았다. 또 사진도 찍었다. 그때가 오후 2시였다. 김문환 선생께서는 북한산의 지형과 아름다움 그리고 등산코스들을 자세히 설명해주신다. 너무도 고맙고 감사했다. 역시 풍수 지리학에 일인자시다. 북한산은 앞으로 세 네 번을 각각 다른 코스로 등산을 해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래서 이달 말경에 불광동으로 올라가는 코스로 와야겠다는 야무진 마음으로 다짐했다. 편편한 곳을 찾아 점심을 먹고 도선사(道詵寺)를 보고 가기로 했다. 김문환 고문께서는 탐방로 등 내가 모르는 것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시니 그리 좋을 수가 없다. 우리는 잠시 요기를 하며 환담을 나누다 도선사(道詵寺)를 향해 하산하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크고 작은 돌로 깔려있다. 영봉(靈峰)에서의 아름다웠던 영상이 머리에 남아 돌아간다. 내려가는 길목에는 헬기장도 만들어 놓았다. 가보고 싶었던 도선사(道詵寺) 일주문까지 왔다. 이곳은 도선사가 있어 포장이 잘 되어있다. 삼각산 도선사(三角山道詵寺)란 일주문을 통해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가는 쪽은 삼각산 도선사(三角山道詵寺)라고 쓰여있고 나오는 쪽은 천왕문(天王門)이라고 쓰여 있다. 왜 일주문의 들어오고 나가는 쪽의 글이 틀릴까? 하는 의문이 머리를 스친다.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며 절을 향해 걸었다. 조금 걷다 보니 검은색의 지장보살 상을 세워 놓았다. 이 지상보살 상은 도선사 자매 사찰인 일본의 고야산(高野山) 진언종(眞言宗) 안양원(安養院)에서 1983년 11월 15일 청담대종사(靑潭大宗師) 12주기 열반재 때 봉정되어 모셔져 있으며 지지(持地) 묘당(妙幢) 이라고도 한다.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사람, 하늘의 6도(六道) 윤회에 끝없이 방황하는 중생을 구재해 주고 지옥의 고통에서 허덕이는 중생을 인도하여 극락세계로 이끌어 주는 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중생제도를 위해 영원히 보살로 남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지옥문전에서 대비(大悲)의 눈물로서 교화한다는 보살이다.

도선사 경내를 들어서니 그 규모가 크고도 웅장했다. 많은 불도 신자와 등산객들이 한데 어울려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불도 신자들은 열심히 기도하며 허리를 굽혀 기도를 하고 등산객들은 하나하나 진지하게 보고 감상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필자는 이곳에 와서 신기한 모습을 발견했다. 만삭이 된 산모처럼 배가 볼록 나온 포대화상이란 동상을 만들에 세워놓은 노인의 배를 문지르며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보았다. 볼록 나온 배는 하도 많이 문지러 반질반질 달았다. 참 신기하다. 포대 화상의 배꼽 주변을 만지면서 아랫배를 왼쪽으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세 번 돌리며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면 된다고 한다. 포대 화상이 활짝 웃을 때 그 웃음을 따라 함께 웃으면 "무병, 부귀, 장수"의 세 가지 복이 생긴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았을 때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그대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그 모습은 신자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희망을 주는 것 같았다.

미륵보살의 화현(化現)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포대화상은 당나라 때의 스님으로 뚱뚱한 몸집에 항상 웃고 있는 얼굴이었다. 배는 풍선처럼 늘어져 자애로운 할아버지 같았으며 지팡이 끝에 커다란 자루를 둘러매고 다녔다는데 무엇이든 주는 대로 받아먹고 땅을 방바닥 삼고 구름을 이불 삼아 어느 곳에서든지 누워 자곤 했다. 화상은 무욕(無慾)의 모습으로 중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면서 세속의 사람들과 걸림 없이 어울려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바른길로 가르치고 이끌었다. 자연과 더불어 자고 깨었으며, 자연과 더불어 행하고, 중생의 아픔을 함께 나누다가 대자연으로 돌아간 연꽃과도 같은 삶이었다.

이러한 자비와 복덕의 화현이 포대화상을 삼각산 도선사에 모시게 된 것은, 주지 선묵(禪默) 혜자(慧慈)스님의 꿈속에 은사(恩師)이시며 현 종단의 중흥조이신 청담(靑潭) 대종사께서 육환장을 짚고 올라오시다 현 위치에서 발걸음을 멈추신 후 밝은 미소를 보이시는 현몽(現夢)을 하셨던 때문이다. 이에 청담심지(靑潭心池) 옆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했던 포대화상을 2003년 음력 9월 초하루 이곳에 모시게 되었다는데, 이날 새벽 대웅전 부처님은 상서로운 서광(瑞光)의 빛을 수놓아 많은 불자가 가피를 입었으며, 이후 도선사 도량에는 경사스러운 일이 이어졌다. 늘어진 배에 길상(吉祥)의 모습을 한 포대화상은 지팡이에 자루를 매달고 다니면서, 인간의 번뇌망상(煩惱忘想)과 고통은 자루에 담고, 중생들에게는 웃음과 기쁨을 나누어 주는 미륵보살(彌勒菩薩)의 화현이셨다. 우리 중생들이 지고있는 업장과 번뇌망상, 고통은 얼마나 될까? 그 무거운 짐들을 훌훌 벗어버리면 무애자재한 대자유를얻을 것이다. 포대화상이 그랬던 것처럼......

삼각산 도선사(三角山道詵寺)에는 지긋지긋하게 가난했던 우리나라의 보릿고개를 없애준 영웅 두 분의 영정을 삼성각에 모셔 놓았다. 보릿고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이 나라를 선진대국으로 만들어 놓으신 분들이다. 도선사 삼성각의 왼쪽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영정이 모셔있고 오른쪽에는 현대그룹 회장이셨던 정주영 회장님과 부인 변중석 여사님의 영정과 함께 모셔놓았다. 두 분의 영정을 보고 마음의 기도를 드리고 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산행은 의미가 큰 것 같다. 오늘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워간다. 북한산의 아름다운 전망도 보았고 웅장함도 보았다. 북한산의 영봉은 한마디로 조망대 역할을 하는 뛰어난 봉우리라는 것도 알았다. 또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부국으로 만들어 역사의 한 폐지를 빛나게 장식하신 두 영웅의 영정을 보고 가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하루였다. 부족하나마 두 분께 늘 기도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글을 맺습니다.

2018년 09월 16일

정찬열

2018-11-09 19:09

존경하는 루수 김상화 작가님~!
기행문의 대가 답게 뛰어난 글솜씨에 몸으로 닦아놓으신
산상(山相), 조망(眺望), 계곡(溪谷)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서울 북부를 애워싸고있는 "영봉(靈峰)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비경"
이며三角山道詵寺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영정이
모셔있고 오른쪽에는 현대그룹 회장이셨던 정주영 회장님과 부인 변중석
여사님의 영정과 함께 모셔젔다는 알기힘든 정보도 알았습니다.
명산에 무래한인 저로써는 감개무량 할뿐입니다.

푸르렀던 나무들이 울굿불긋 단장하다 짓굿은 가을비에
그나마자취도 빨리 잃는 절기입니다.
좋은 글 배람하며 작가님께서 항상 건안 하시길 기원 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글솜씨가 좋다고 칭찬을 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다 작가님 벌써 11월도 중순을 달리고 있네요 이렇게 한 해가 저물어 가면서 우리는 익어가나 봅니다 아름다운 흔적을 남겨주신 댓글 감사합니다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이 한 주도 건강 행복으로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11/1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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