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09-13 23:28

ㆍIP: 1.xxx.128

동강 래프팅으로 젊음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동강 래프팅으로 젊음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우리나라 기상 관측이 시작한 지 올해로 111년 된다고 한다. 기상 관측 이래 사상 최대의 이상 기온이 발생하고 있다. 쏟아지는 불볕더위는 대지를 달구고 나라를 뒤흔들어 놓는다. 기온은 연일 살인적인 더위로 치닫는다. 35도에서 39도까지 올라가는 불볕더위다. 지금 대한민국의 온 국민은 불 구덩이에 들어 있는 심정이다. 농작물은 뙤약볕을 이기지 못해 시들어간다. 그들은 또 가뭄으로 물 한 방울 먹지 못해 죽기까지 한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도 더위로 인해 마음마저 메말라 간다. 그래서 과거에 맛보지 못했던 젊음의 세상을 찾아내 맛보고 싶다. 우리는 마음을 추스르려고 젊은이들의 소유물인 래프팅을 하러 가기로 했다. 그날이 오늘이다. 래프팅하며 대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심산유곡의 풍경도 바라볼 것이다. 그리고 동강의 푸른 물에 더위를 동동 띄워 보낼 것이다. 젊었을 땐 이 좋은 젊음을 왜 몰랐을까? 그 시절의 젊음과 오늘날의 젊음이 틀리는 것일까? 시대적인 감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은 젊음의 세상으로 들어가 젊음이란 향기로움을 만끽하고 싶다.

동광을 갈려고 짐을 챙기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린다. 아침 일찍 누구일까 하고 받아보니 김명순 총무다.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잠실 새내역까지 자기 자가용으로 가자는 것이다. 그 말 한마디에 아침부터 무거웠던 마음이 녹아내린다. 나에겐 늘 반가운 총무다. 잠시 후 해피 산악회의 미남인 유경준 부회장이 탄다. 이렇게 우리는 총무의 자가용으로 새내역까지 갔다. 아침 7시에 출발한 버스는 11시경에 영월 "뼝창마을"까지 왔다. 뼝창이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희한한 이름이다. 사람과 산 그리고 강이 어우러진 마을인데 이곳을 "뼝창마을" 이라 한다. 뼝창마을은 1km의 뼝창(절벽을 이르는 강원도 사투리)으로 이루어졌다. 참으로 절경이 일품이다. 아름다움이 굽이치는 동강 변에 자리하고 있는 강변 마을이다. 그런데 절벽을 깎아 닦아 놓은 험한 길이다. 독진베리("베리"란 언덕을 이르는 강원도 사투리임)나 뼝창 탐방로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은 눈길이 닿는 곳마다 절경으로 이루어진 비경의 고장이라고도 불린다.

오늘 래프팅 코스는 문산 나루를 출발해 두꺼비 바위를 거처 어라연을 지난다. 된 꼬까리 여울 그리고 얼음골과 만지 나루쉼터를 지난다. 또 동강댐 예정지와 섭세강변까지 약 12km를 3시간 동안 래프팅을 한다. 래프팅하려고 출발하기 전 안전 요원으로부터 20여 분에 걸쳐 교육을 받았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또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알기 쉽게 교육을 한다.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안전 요원의 말이다. 또 경험이 풍부한 안전요원이 1명씩 동승하여 돕는다고 한다. 교육을 받고 안전 조끼와 헬멧을 받아 착용하였다. 11명이 1조가 되어 모두 힘을 합쳐 무거운 래프팅 보트를 들고 강으로 들어갔다. 보드에 오르자마자 안전 요원의 지시를 받는다.

우리에게 배정된 안전 요원은 여름 한 철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나온 모 대학 체육과 2학년 윤현정 양이다. 꽃같이 예쁜고 싹싹한 여학생이다. 영월 동강 어라연 래프팅 코스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없는 환상적인 코스라고 들었다. 이곳은 하늘에서 빚어낸 천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을 바라보며 감상하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쏟아진다. 문산 나루터에서 시작하여 약 12km를 간다고 생각하니 꿈만 같다. 그 구간에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래프팅으로 만끽하고 있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아름다운 영상으로 돌아간다. 때론 꿈속에서 아름답게 보았던 계곡도 나타난다. 흐르는 맑은 물은 자기가 맑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파란색을 띤다. 굽이굽이 아름다움이 펼쳐진 동강은 보기만 해도 기쁨이 넘친다. 시원함이 느껴져 퐁당 뛰어들고 싶은 충동까지 든다.

한쪽에 다섯 명씩 양쪽에 10명이 앉았고 가운데 1명이 앉아 11명이다. 안전요원은 제일 뒤에 앉았다. 그래서 우리가 탄 래프팅 보트엔 12명의 인원이 탑승한 것이다.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노를 젓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빠르지 않고 힘이 든다. 다행히 우리에게 즐거운 래프팅을 하라고 하느님께선 해님을 내려오시지 못하도록 엷게 구름으로 가려 주신다. 이렇게 하느님의 축복을 받으며 행복하게 출발하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얼마나 즐거운지 얼굴엔 만연의 미소가 가득하다. 안전요원의 구령에 맞춰 영차영차 하며 장단을 맞춰 노를 젓는다. 생각지 못한 행복한 뱃사공이 되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트가 360도 뺑 돈다. 돌에 걸리면 그런 현상이 생긴다고 한다.

신께서 빚어낸 경이로운 풍경에 압도된 우리는 대자연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계곡의 깎아지른 듯한 양쪽으로 뻗어있는 산은 간혹 암벽으로 병풍을 쳐 놓은 듯했다. 그 절벽에서 살아가는 푸른 나무들은 우리에게 선물을 준다. 파란 나뭇잎과 동강의 파란 물이 어우러져 우리의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어 주는가 하면 세상이 신선하게 보이도록 착각 속에 머물게 한다. 그러곤 눈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아마도 이렇게 짜릿한 장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동강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된다. 행복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황홀한 기분이다. 아마도 이러한 것들이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다. 웃고 웃으며 떠들고 래프팅을 즐긴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다.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펄펄 끓는 청춘을 만들어 내는 순간이다.

이곳에 와서 또 하나의 신나는 장면을 발견했다. 수많은 래프팅 보드가 부딪히기도 하고 옆으로 살짝 추월하기도 한다. 불특정 다수인의 서로 모르는 사람이 모인 장소다. 그러나 보드가 지나가면 먼저 웃음을 띤 얼굴을 내밀며 노를 젓는 노대로 상대방에게 물을 튕겨 물세례를 준다. 웃으며 물세례를 한참 동안 서로 주고받는다. 아마도 이 장면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행복한 웃음과 감동이 가슴 가득 남는다. 여울목을 넘을 땐 짜릿한 전율도 맛보지만, 래프팅을 체험한다는 것은 하늘이 준 큰 복이다.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여울목도 몇 개를 지나고 거북바위까지 왔다. 이곳에 잠시 쉬어 가려고 보드를 밖으로 끌어냈다. 행복한 감정을 어떻게 멋이 깃든 아름다움으로 폭발해야 할까?

회원들의 얼굴은 기쁨으로 물들어 있다. 그러나 무엇인가 한 토막의 추억을 만들고파 갈증을 느끼는 듯했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물장구도 치며 수영도 한다. 한편에선 막걸리 한잔 마시고 마냥 기뻐하며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회원도 있다. 옆에는 필자와 같은 성당에 다니는 이재열 자매의 입가엔 행복의 미소가 번진다. 볼그스레한 얼굴로 아름답게 미소 짓는 모습이 그리도 아름다울 수 없다. 사진을 찍는 모습까지도 매우 향기롭게 보인다. 또 이곳엔 세상에서 가장 웃음이 아름다운 여인도 있다. 아름다운 향기의 웃음을 모든 분에게 선물하는 여인이다. 그 여인이 바로 본 산악회 강영희 부회장이다. 미인 한 분을 필자는 또 소개한다. 이분은 필자에게 연신 먹을 것을 가지고 와 입에 넣어준다. 이 산악회의 막중한 책임을 진 심명자 부회장이다. 이렇게 필자는 미인들 사이에서 참된 행복과 사랑을 느끼며 자연을 바라본다. 우리가 쉬고 있는 풀섶에는 계곡에서나 볼 수 있는 각시 잠자리 한 마리가 임을 찾으려는 듯 이곳저곳을 날아다닌다. 각시 잠자리는 청정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보기 드문 잠자리다. 그렇게 보기 힘든 잠자리를 이곳 동강에서 반갑게도 보았다.

우리는 잠시 휴식도 끝내고 래프팅을 하러 보드에 올랐다. 필자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상갑 회장이 한팀이다. 또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이 있다. 본 산악회 고문이신 이원갑 목사님이시다. 이 두 분은 어떻게든 팀원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이상갑 회장과 이원갑 목사는 타고난 천부적인 끼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상대의 보드가 옆으로 지날 땐 야~ 소리를 지르며 넋두리 웃음으로 제압을 한 뒤 노대로 상대에게 물을 튕기고 헬멧으로 물을 퍼부어 물세례를 주고받는다. 그래서 폭소가 터지고 회원들은 물벼락으로 잠시 물에 빠진 생쥐가 되고 만다. 이렇게 재미난 곳이 또 어디 있을까? 급경사의 여울목에선 아찔한 전율까지 느껴 더욱 즐겁다. 이러한 즐거움도 막을 내린다. 어느덧 12km란 긴 여정은 물벼락을 맞아도 즐겁고 행복했다. 그렇게 우리는 래프팅을 하며 섭세강변에 도착했다.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그때가 오후 2시 30분 정도 되었다. 식당으로 가기 위해 모두 차에 올랐다. 한참 동안 달린 차는 동강 한마음 래프팅이란 식당까지 왔다. 삼겹살 바비큐를 소주와 함께 즐기는 회원들은 동강에서의 즐거웠던 감동이 멈추지를 않는 듯했다. 식사하는 앞자리엔 김영기 회원이 있어 반가웠고 옆에는 배인자 고문이 래프팅이 즐거웠다고 한참 동안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삼겹살 바비큐 파티도 끝을 맺고 서울을 향해 버스는 달린다. 그런데 갑자기 장선덕 본부장이 한반도의 지형과 흡사한 곳으로 안내한다. 이곳의 지명도 희한하게도 면 자체가 한반도 면이다. 주소가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신청리, 옹정리, 후탄리 일원이다. 면적이 2.772㎢나 된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회원들께 볼거리를 안내해주는 본부장 장선덕 님이 있다는 것은 해피의 큰 자랑이다. 또 해피의 보배이다. 오늘도 장선덕 본부장께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남깁니다.

이곳은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75호다. 한반도 지형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다. 강을 끼고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하다. 그런데 남쪽은 포항의 호미곶과도 같은 산과 곶이 오묘하게도 자리하고 있다. 한반도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망대도 설치해 놓았다. 신께서는 한반도를 무척이나 사랑하셨나 보다. 한반도와 거의 같은 지형을 아름답게 만들어 놓으셨으니 말이다. 전망대에 올라 한반도 지형을 닮은 풍경을 바라보니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또 아름다운 장면이 있다. 동강 뗏목 축제 기간이라 뗏목엔 세 사람을 태우고 한반도 지형을 둘러싼 강으로 유유히 흘러간다. 그 장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필자는 홀딱 반하고 말았다. 괴산의 산막이옛길에 있는 한반도의 형태나 몇 군데를 보았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한반도 지형은 처음 본다.

해피가족은 오늘 젊은이들이 즐기는 래프팅을 동강이라는 청정지역에서 세월 가는지도 모르고 즐겼다. 신께서 빚어 내린 깎아지른듯한 절벽과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았고 심산유곡의 아름답고도 향기로운 풍경도 감상했다. 적당한 온도를 만들어 주려고 얇은 구름으로 하늘까지 가려 해님이 내려오지 못하도록 해주셨다. 이렇게 세심한 배려로 오늘 하루가 마냥 즐거웠다. 신께서는 우리에게 자연의 신비로움을 완벽한 선물로 주셨기에 감사를 올립니다. 해피의 수장이신 이상갑 회장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 하루를 즐거움으로 이끌어 주신 임원 여러분께도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남깁니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한 안내와 아름답고 황홀한 장면을 연출해준 장선덕 본부장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필자는 해피가족 여러분들께서 사랑해 주시는 덕분에 이렇게 수필을 한 편 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2018년 08월 04일

김경렬

2018-09-14 13:00

즐거운 레프팅의 추억을 쌓으셨습니다.
강가로 한반도를 닮은 지형이라니 가보고 싶습니다.
동강은 지나기만했던 곳인데 그리 좋은 경치가 숨어 있었네요.
즐거운 산행으로 잠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화선지 소설 쓰시느라 얼마나 바쁘시고 힘드신지요? 좋은 작품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저는 추억을 한번 만들어 보려고 동강으로 래프팅을 다녀왔지요 너무도 좋았습니다. 정말 젊음을 만끽하고 왔습니다 바쁘신데도 이렇게 시간 내주시어 고운 글 주시니 감사합니다 작가님 늘 건강하시고 쓰고 계신 화선지 성공을 빕니다	9/14 17:25

정찬열

2018-09-15 22:11

루수작가님! 안녕하세요
산악회원님들께서 갑자기 레프팅 하기에
순간 무슨 사연인가 한참을 헤맸습니다.

일고보니 무더운 여름에 산악회원들이 함께하신
동강을 레프팅 을 안전교육자의 교육과 인솔하에 하셨군요

레프팅하면 전문가들이 즐기는 레포츠로 알았는데
이제야 교육을 받으면 한 팀웍이 한다는걸 알았습니다.
"동강에 레프팅 을 젊음의 세계로 돌아가보자"
즐겁게 배람했습니다.
즐겁고 행운이 넘처나시고 행사때 뵙기를 청합니다. ^*^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그토록 덥던 더위도 멀리 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장 살기 좋은 계절이 온 것 아닌가 싶네요 또 우리 작가들이 글쓰기에 제일 좋은 계절이기도 하고요 올여름은 하도 더워 산악회에서 래프팅까지 하고 왔습니다 작가님 함께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언제 그런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9/16 19:22

강원도 횡성의 신대계곡이 부른다(제1편)

젊음의 계절 칠월에 부채 길을 걷다 보니